영화 <엑스 마키나>의 한 장면

영화 <엑스 마키나>의 한 장면 ⓒ UPI 코리아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기업의 프로그래머 칼렙(도널 글리슨 분)은 사내 행사에 당첨되어 CEO 네이든(오스카 아이삭 분)의 저택에서 일주일간 머무를 기회를 얻습니다. 그는 외부와 단절된 저택에서 네이든이 개발하고 있던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알리시아 비칸데르 분)의 튜링테스트에 참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테스트의 과정에서 네이든과 에이바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엑스 마키나>는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공포를 다룬 SF스릴러입니다. 인간보다도 더 인간다운 감정을 지닌 A.I.에 대해 인간은 호기심을 품게 됩니다. 또한 인간보다도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A.I에 대해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칼렙이 아름다운 외모에 섬세한 감정을 지닌 에이바에게 매혹되고, 에이바의 창조주인 네이든이 자신의 창조물인 에이바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게 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인간의 호기심과 공포의 대상으로서 인공지능 로봇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에이바는 아름다운 외모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그러나 에이바는 이제까지 영화 속에서 주목을 받았던 여타 인공지능 로봇들과 달리 한없이 사악해 보이거나 무한정으로 선량해 보이지 않습니다.

에이바는 마치 사랑에 빠진 여인이나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소녀처럼 보입니다. 이로 인해 인간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욕망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에게 관객은 경계심을 내려놓게 됩니다. 이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반전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SF스릴러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는 영화입니다. 저택에서 대부분의 극이 진행되기 때문에 밀실의 공포를 느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감정과 욕망 그리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세 등장인물 간의 팽팽한 긴장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욕망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는 육체에서 발현될 때, 어떤 종류의 멋진 악몽이 시작될 수 있는지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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