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석원.

배우 정석원.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MBC 드라마 <미스터 백> 종영 이후 모처럼 정석원은 꿀 같은 휴식 시간을 맞고 있었다. 미뤄뒀던 게임도 하고, 들어오는 작품들도 하나 둘씩 읽어가며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KBS 2TV <해운대 연인들> 이후 드라마에 목말라 있던 참이었고, 2년 만에 기회를 얻었기에 <미스터 백>은 누구보다 열정을 쏟았던 작품이다. 정석원은 주인공 최고봉(신하균 분), 최대한(이준 분)에게 사사건건 맞서고 방해하는 악역 정이건이었고, 그래서 더 집중하고자 했다. 극 흐름에 맞춰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등 스스로 설득력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드라마 덕분에 연락이 뜸했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한 소리라도 더 들을 수 있었다"며 그는 만족해했다. 출연 비중은 높지 않았지만 본인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반성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쟁취욕 아닌 승부욕 강한 배우가 바로 정석원"

 배우 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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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맡은 정이건은 고아로 자라 밑바닥부터 자신의 실력을 닦아온 인물이다. 미국 유학파라는 좋은 스펙까지 갖췄지만 스스로를 타인과 늘 비교하면서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정석원은 "대본을 받았을 때 정이건은 쟁취욕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며 "내 안에 어떤 부분에서는 비슷한 면도 있지만 사실상 다른 사람"이라 분석했다.

비슷한 면은 목표를 위해 스스로가 인정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경호학과를 나와 스턴트맨으로 활동하다 연기에 입문하게 된 정석원은 특이 경력을 지우고 전천후 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부딪혔던 과거를 언급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마이더스> 등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지난해엔 소속사 분쟁과 영화 <연평해전> 투자 문제로 도중 하차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아무래도 스물 '아홉수'였던 거 같아요. 좌절할 법도 했는데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자고 마음먹었죠.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믿어요.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가만 놔두지 않았습니다. 제가 낯설어 하던 행동을 계속 찾아서 해왔고 지금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운동 말고 특별히 좋아하는 활동이 없었던 정석원은 싫어하던 술도 마셔보고, 좋아하는 배우들의 인터뷰를 처음부터 읽거나 <힐링캠프> 등의 토크쇼도 찾아봤다. 인생의 역경을 이겨낸 선배들의 자세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또한 일기를 쓰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배우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그는 "수첩 첫 장에 '배우는 전달자'라는 말을 써놓고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와의 이야기 공개 꺼렸지만...이젠 자연스럽게"

 배우 정석원.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정석원에겐 억울할 수 있지만 그간 수식어처럼 따라다녔던 '백지영의 남자'라는 표현이 있다. "초반엔 백지영씨와의 일이 공개되는 게 싫었다"고 운을 뗀 정석원은 "내가 주목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작품을 통해 인터뷰하는 건데 다른 내용이 주목받으니 스태프들에게 미안해지더라"며 "그렇다고 막을 수도 없는 일이고 지금은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결혼에 대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주위에서 많이 말렸다"고 털어놓은 정석원은 "그럼에도 관계라는 게 남의 말로 정리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나이 문제, 제 앞길에 대한 문제를 들며 책임 못질 거면 (결혼)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어요. 사실 도중에 그분(백지영)과 헤어졌을 때도 있었어요. 싸우기도 했고요. 결혼 전까진 서로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확인하려 한 거겠죠.

근데 결국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좋으니까 계속 만났던 거죠. 사랑의 힘이 확실히 있어요. 친구 관계도 그렇고, 사랑이란 게 있으면 뭔가 더 열심히 살려고 하고 긍정적이 되더라고요. 아마 제가 결혼을 안 했다면 지금도 여전히 운동하면서 액션 작품을 찍고 있겠죠."

그의 말대로 자연스러움이 최대 무기였다. 스스럼없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던 정석원은 "위기를 넘을 때도 난 큰일에 강하고 지영씨는 사소한 것에 강해서 잘 맞는다"며 부부 금슬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석원의 차기작은 영화 <대호>다. 급하지 않게 고민하면서 내공을 쌓을 걸 다짐하면서 그는 자신이 지나온 20대를 두고 이런 말을 남겼다.

"진짜 20대 열심히 살았어! 치열하고 단순하게 살았는데 그때가 있기에 지금의 네가 있는 거야. 이젠 진짜 이야기꾼이 될 차례야!"

정석원 백지영 미스터백 신하균 장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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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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