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가 두바이에서 열린 AC 밀란(이탈리아)과의 비공식 친선 경기에서 패한 영향이 없지는 않은 듯하다. 그 경기 전에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 22경기 연속 승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한국 시각으로 1월 5일 새벽 1시에 재개된 프리메라 리가 발렌시아 CF와의 방문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공식 경기 연승 기록을 멈추고 말았다. 그 여파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까지 이어졌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한국 시각으로 8일 새벽 5시 마드리드에 있는 비센테 칼데론에서 벌어진 2014-2015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맞수 대결에서 후반전에만 두 골을 몰아넣으며 2-0 완승을 거뒀다.

라모스의 어리석은 반칙

먼저 그물을 흔든 쪽은 방문 팀 레알 마드리드였다. 하지만 부심의 깃발이 높게 올라갔다. 오프 사이드 판정이었다. 13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넘겨준 공을 가레스 베일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정확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에 떨어뜨렸지만 아쉽게도 이미 깃발은 올라간 상태였다.

방문 팀 레알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르바할 등 핵심 선수 일부를 벤치에 두고 경기 흐름을 읽느라 전반전에 승부수를 띄우지 않았다. 이 신중함은 아틀레티코의 시메오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골잡이 만주키치, 미드필더 코케, 아르다 투란이 따뜻한 옷차림으로 벤치에서 대기한 것이다.

승부의 갈림길은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레알 마드리드 골문 바로 앞에서 만들어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오른쪽 옆줄 던지기 공격 상황에서 레알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무리하게 라울 가르시아를 잡아 넘어뜨렸다. 보는 각도에 따라 그리 심한 반칙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라모스의 손이 라울 가르시아의 어깨를 분명하게 잡아채는 순간을 놓칠 주심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기회를 얻은 라울 가르시아는 자신이 직접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골문을 열었다.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 대신 장갑을 낀 케일로르 나바스(코스타리리카)가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날아올랐지만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히는 골이었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의 안첼로티 감독은 5분 뒤에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빼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들여보내며 경기 흐름을 바꿔놓고자 했다. 하지만 디에고 고딘이 이끌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들의 압박에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프리메라 리가 상위권, 점입가경

이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75분에 골잡이 카림 벤제마를 빼고 헤세를 들여보내며 보다 정교한 연결을 주문했지만 곧바로 코너킥 세트 피스로 추가골을 내주고 주저앉고 말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76분에 오른쪽 구석에서 올린 가비의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수비수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가 정확한 헤더로 골문 오른쪽을 갈랐다.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거침없는 22연승을 기록하며 수많은 세트 피스 득점을 기록하던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었다.

비록 이 결과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만 국한되는 것이지만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는 프리메라 리가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발렌시아에게 발목을 잡혀 공식 경기 22연승 행진을 멈춘 레알 마드리드가 이 경기까지 패하며 두 경기 연속 패배의 늪에 빠지는 바람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생겼으며 최근 경기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FC 바르셀로나도 이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오는 12일(월) 새벽 5시(이하 한국 시각) 에스타디오 캄프 누로 들어가 FC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을 펼치기에 라 리가 선두권 순위표는 요동칠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보다 앞서 10일(토) 밤 12시 에스파뇰을 안방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불러들인다.

이들 세 팀은 현재 프리메라 리가 중반 순위에서 승점 1점 차(레알 마드리드 39점 +41, 바르셀로나 38점 +33, AT 마드리드 38점 +19)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결과가 나올 때마다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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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4-2015 스페인 국왕컵 16강 1차전 결과(8일 새벽 5시, 비센테 칼데론-마드리드)

★ AT 마드리드 2-0 레알 마드리드 [득점 : 라울 가르시아(58분,PK),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76분,도움-가비)]

◇ 2차전 일정(1월 16일 새벽 4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 레알 마드리드 - AT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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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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