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프로 야구는 4강 싸움이 아닌 5강 싸움을 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9일 2014년도 제4차 이사회에서 포스트시즌 경기 방식 변경과 차기 사무총장 선임에 관한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여기서 야구 팬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이다. KBO에 따르면 내년 시즌부터 프로 야구는 정규 리그 5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4위팀과 2연전을 치른다. 10개 구단 시대를 맞아 사실상 포스트시즌 티켓이 한 장 더 늘어난 것이다.

와일드카드팀 우승하려면 포스트시즌 11승이 필요해

개정된 방식에 따르면 4위와 5위는 승차에 관계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준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다만 4위 팀에게는 1승을 먼저 부여하고 홈에서만 2경기를 치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는 일본의 프로야구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5위 팀은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둬야만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조건이 불리하긴 하지만, 정규 리그 5위팀에게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가 과연 리그 진행에 얼마나 흥미와 긴장감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프로야구는 최근 13년 연속으로 정규 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변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팀은 투수진의 체력이 소진되거나 부상 선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100%의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임하기 힘들다. 하지만 정규 리그 우승팀은 최소 열흘 이상 시리즈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다.

현재의 상황도 이런데,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이 지금보다 더 길어진다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은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올해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같은 '와일드카드의 기적'이 국내에서 실현되기는 더욱 힘들다.

만에 하나 기적을 일으키는 팀이 나오더라도 (올해를 기준으로) 승률 5할도 안되는 팀이 6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한 팀을 꺾고 우승한다면 한국시리즈 우승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단일 리그로 진행되는 프로야구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 제도는 최선의 선택일지 모른다. 하지만 NC다이노스의 가세로 간신히 44%까지 떨어졌던 가을 야구 진출 확률을 2년 만에 다시 50%로 되돌릴 필요가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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