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로 컴백한 그룹 2AM(왼쪽부터 정진운, 조권, 이창민, 임슬옹)

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로 컴백한 그룹 2AM(왼쪽부터 정진운, 조권, 이창민, 임슬옹) ⓒ JYP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드라마로, 예능 프로그램으로, 뮤지컬로, 유닛 활동으로 각기 흩어져 활동하던 2AM(이창민·임슬옹·조권·정진운)이 1년여 만에 다시 한 무대로 모였다. "메이크업을 받다가 지친다"고 말할 정도로 '완전체' 활동은 시끌벅적하다.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느라 정작 무대에 오를 때 목이 아플 지경이지만, 멤버들의 존재가 주는 든든함은 다른 어떤 것에 비하지 못한다고.

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난달 30일 발표한 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는 듣는 이들을 향해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때요?"라고 말을 거는 2AM의 모습이 담겨 있다. 리더 조권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모든 것을 다 함께 했다는 의미도 있고, 정규 3집이라는 의미도 있어 심혈을 기울인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멤버 전원 작사·작곡 참여에 솔로곡까지..."발전했다는 평가 받고 싶었다"

"처음엔 노래만 했다면, 이젠 점점 참여도를 높여가면서 '음악적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대중에게 받고 싶었다"는 임슬옹의 말은 정규 3집의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2AM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수록곡을 고르는 것부터 재킷 사진,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등 앨범 구석구석까지 그들의 손길이 미치게 하는 것이었다.

 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로 컴백한 그룹 2AM의 조권

"'요즘은 왜 예능을 안 하냐'는 말도 많이 들어요. 처음엔 예능으로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제가 진지하게 임하는 부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게 저에겐 고민이었어요. 물론 예능에서의 모습도 제 모습이지만, '깝권' 이미지 때문에 뭘 해도 웃고만 넘어가니까요. 그래서 <프리실라>를 만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권) ⓒ JYP엔터테인먼트


물론 그동안의 앨범에서도 자신들의 색깔을 반영해 왔지만, 특히 이번 앨범에선 그 비율을 높이려 노력했다. 특히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은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완성본을 재편집하기도 했다고. 이창민은 "화성부터 애드리브 라인 등 우리의 의견이 안 들어가지 않은 부분이 없다"면서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의 생각이 충분히 반영된 앨범"이라고 전했다.

그간 이창민만이 간간이 자작곡을 정규 앨범에 실었던 것에서 벗어나 네 명의 멤버가 전부 작사나 작곡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함께 멤버 전원의 솔로곡도 만나볼 수 있다. 정진운은 자신의 밴드인 정진운 밴드와 함께 "밴드 사운드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2AM 앨범에서도 튀지 않을 정도의" 곡 '준비'를 실었고, 조권은 오랜 시간 자신을 알아온 지소울(G-Soul)이 조권이 출연했던 뮤지컬 <프리실라>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댄스'에 목소리를 얹었다.

"2AM은 늘 이별의 슬픔이나 사랑의 행복을 노래했잖아요. 그러다 보니 '밤'을 표현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더라고요. 사랑에 시각이나 청각도 있지만 촉각, 피부가 닿는 느낌에 초점을 맞춰 보고 싶기도 했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 '러브스킨(Loveskin)'이에요. 처음엔 19금 노래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연령 제한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간접적으로 돌려썼어요. (웃음)" (임슬옹)

 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로 컴백한 그룹 2AM의 이창민

"최근 제가 생각한 게 있어요. '부르는 사람이 슬픔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듣는 사람 입장에서 슬픔을 느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굳이 꾸민다고 (듣는 사람이) 감동을 받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2AM이 평소에 했던 음악의 발전형이라고 생각해요." (이창민) ⓒ JYP엔터테인먼트


"제 곡은 제목만 들으면 트로트 같아요. '찜했어'라는 곡인데, '썸'이라는 곡 이후 한 글자 제목의 노래가 잘 돼서 '찜'이라고 지었다가 결국 '찜했어'가 됐죠. 브랜뉴뮤직의 라이머와 친분이 있어 그쪽에서 리듬 트랙을 받고, 멜로디와 가사는 제가 썼어요. 보통 저는 (소리를) 지르는 위주의 창법을 많이 쓰는데, 이번엔 끝까지 지르고 싶은 욕망을 눌러 가며 불렀어요." (이창민)

'폭풍 가창력'은 잊어라..."단순하면서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

이번 3집은 그동안 절절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했던 '2AM표 발라드'의 폭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앨범 제작을 총괄한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이 앨범명 <렛츠 토크>를 제안하며 "이번 음반은 정말 명반으로 만들고 싶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고 말한 것이 큰 동인이 됐다. 조권은 "그동안의 2AM이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고음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번 앨범은 인트로 트랙부터 단순하면서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타이틀곡 '나타나 주라'에서 가장 도드라진다. 조 트리오의 조규천·조규만이 선사한 이 곡을 정진운은 "후크가 없어도 잘 들리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가볍고, 하지만 드라마틱한 연주로 마치 음악을 보는 것처럼 귀에 들어오게 하는 곡"이라는 말로 정의했다.

 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로 컴백한 그룹 2AM의 임슬옹

"앞으로도 점점 저희가 (앨범에) 참여하는 비율은 높아지겠지만, 100%까지는 아닐 것 같아요. 아무리 똑똑해도 세상을 이길 순 없는 것 같거든요. 내가 생각하는 것만이 답이라 단정짓지 않는 게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회의'라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임슬옹) ⓒ JYP엔터테인먼트


임슬옹 또한 "결국 음악은 심플한 게 가장 오래 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조권은 "과장된 슬픔보다는 쓸쓸하고 잔잔한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폭풍 가창력' 보다는 마음 편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진영이 형의 곡인 '오늘따라'는 '나타나 주라'보다 더 감정 표현을 줄이고 담담하게 불렀어요. 처음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에서 '힘을 빼자'고 한 게 진영이 형이었거든요. 앨범 이름인 <렛츠 토크>도 울듯이 말하는 느낌보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어진 거였죠.

최근 제가 생각한 게 있어요. '부르는 사람이 슬픔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듣는 사람 입장에서 슬픔을 느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굳이 꾸민다고 (듣는 사람이) 감동을 받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2AM이 평소에 했던 음악의 발전형이라고 생각해요." (이창민)

 정규 3집 <렛츠 토크>(Let's Talk)로 컴백한 그룹 2AM의 정진운

"활동하며 가장 뛸 듯이 기뻤을 땐 숙소를 넓은 곳으로 옮겼을 때였어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웃음) 예전 숙소가 엄청 좁았거든요. 거기에 저희 멤버들, 매니저 둘에 마리오 형까지 같이 살았어요. 겨울엔 거실 한 구석만 빼고 모든 곳이 추웠죠. 그 따뜻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자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진운) ⓒ JYP엔터테인먼트


한때 TV를 틀면 멤버들이 안 나오는 때가 없었다. 최초로 음원 차트 '줄 세우기'를 실현했고, '잔소리'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밥만 잘 먹더라' 등 멤버들이 참여한 곡들도 족족 히트송이 됐다. 한 집에서 살았지만 마주칠 새도 없이 잠도 채 못 자고 스케줄을 소화하기에 바빴던 때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담담해진 이번 3집처럼, 어느덧 7년차 고참 그룹이 된 2AM도 "좋은 노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성숙해졌다.  

"요즘은 대부분 음악을 음원으로 접하잖아요. 그중 대다수가 (음원 차트의) 100위권에 든 노래를 '전체듣기'로 듣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끔 좋아하는 노래들만 찍어서 듣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 '찍힘'을 당하고 싶어요. 선택받을 수 있는 2AM만의 힘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장의 순위도 좋겠지만, 우리 음악을 따로 선택해 듣는 분들이 있다면 충분히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이창민)

2AM 나타나 주라 조권 정진운 임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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