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축구'의 천재 리오넬 메시가 최다 골잡이 라울 곤잘레스의 아성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 넣으며 단숨에 라울 곤잘레스와 함께 71골로 최다골을 타이기록하며 최고의 자리에 나란히 섰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부터 그가 넣는 골은 고스란히 신기록이 된다. 메시의 영원한 맞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구경만 하지 않을 것이기에 이 자존심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우리 시각으로 6일 새벽 4시 45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그룹 AFC 아약스(네덜란드)와의 방문 경기에서 간판 골잡이 리오넬 메시의 2골 활약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더불어 FC 바르셀로나는 같은 그룹의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과 함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었다.

머리로 선취골, 왼발로 추가골


최근 스페니시 프리메라리가에서 두 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며 맞수 레알 마드리드 CF의 선두 질주를 구경만 해야 했던  FC 바르셀로나(4위)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들어왔다. 감독도 바뀌었고, 아직까지 라 리가 10라운드를 끝낸 상태라 주위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이끈 리오넬 메시의 선취골은 36분에 터졌다. 자신이 왼발로 감아 찬 직접 프리킥을 상대 팀 문지기 실러선이 쳐낸 공이 오른쪽으로 넘어갔다가 뜨자 헤더 골로 끝냈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리오넬 메시가 비교적 먼 곳에서 헤더 골을 터뜨리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리오넬 메시는 내친 김에 신기록에 다가섰다. 후반전 30분이 가까워질 때쯤 드리블 속도를 높인 메시는 왼쪽 측면으로 들어간 교체 선수 페드로를 발견하고 공을 찔러 주었다. 그리고는 먹잇감을 발견한 표범처럼 눈을 번뜩이며 골문 앞으로 내달렸다. 그의 천부적인 골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페드로의 낮고 빠른 왼발 찔러주기가 빛났고, 메시는 몸을 날리며 왼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메시 71골, 호날두 70골

메시는 비로소 유럽 챔피언스리그 71호 골의 '타이' 금자탑에 올라섰다. 최근 북아메리카 축구 리그 뉴욕 코스모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라울 곤잘레스가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와 FC 샬케04(독일) 두 팀에서 넣은 득점 수와 똑같아진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안필드에서 벌어진 B그룹 리버풀 FC와 레알 마드리드 CF의 맞대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취골을 넣으며 70호골에 올라선 것을 추월했기에 리오넬 메시의 이번 경기 2득점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로써 리오넬 메시(71골)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0골)는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득점 경쟁과는 별도로 유럽 최고의 골잡이를 가리는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무래도 라울 곤잘레스를 넘어서는 신기록은 리오넬 메시가 먼저 이룰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일정이 절묘하게 하루 차이로 엇갈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먼저 리오넬 메시는 오는 26일 새벽(한국 시각)에 니코시아에 있는 JSP 스타디움으로 들어가 16강 탈락이 확정된 F그룹 최하위 아포엘 FC(키프러스)와 방문 경기를 벌인다.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레알 마드리드 CF는 하루 뒤인 오는 27일 새벽 스위스 바젤에 있는 세인트 야콥 파크로에서 FC 바젤(스위스)과의 방문 경기를 펼친다. 이들이 터뜨리는 골은 그 순간마다 새 역사를 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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