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펜싱 플뢰레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5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남현희, 전희숙, 오하나, 김미나가 나선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24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32-27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 플뢰레는 지난 1998 방콕 대회를 시작으로 5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며 20년 가까이 최고의 자리를 지켜냈다.

한국은 첫 주자로 나선 '땅콩 검객' 남현희가 피스트에 올라 중국의 왕첸을 상대로 현란한 발놀림과 예리한 찌르기 공격을 앞세워 3-1로 리드하며 다음 주자 오하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오하나 역시 중국의 첸빙빙을 몰아치며 5-2로 점수 차를 벌렸지만,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다가 6-5로 추격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오하나에 이어 피스트에 오른 전희숙도 리우용스와의 대결에서 9-8까지 쫓기다가 노련한 유효타를 연달아 성공하며 11-8로 달아났다.

그러자 중국은 교체 카드로 아껴두었던 이번 대회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리후이린을 피스트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오하나가 오히려 빠른 역공으로 리후이린을 4-3으로 꺾고 15-11로 격차를 벌리면서 중국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다시 남현희가 등장해 리우용스를 압도하며 20-13으로 달아나 쉽게 금메달을 따내는 듯했다. 하지만 방심이 지나쳤는지 위기는 막판에 찾아왔다. 전희숙이 첸빙빙과의 대결에서 21-16으로 쫓겼고, 오하나도 리우용스에게 고전하며 점수 차는 어느새 22-21까지 좁혀졌다.

초심으로 돌아간 한국은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전희숙이 리후이린을 5-0으로 몰아치며 다시 27-21로 달아났고, 대망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남현희가 31-25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아시아 평정한 여자 플뢰레, 다음은 올림픽이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플뢰레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쓸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에페와 사브르에서 중국의 거센 도전에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자 플뢰레만큼은 그야말로 '무풍지대'였다.

특히 남현희는 2006 도하 대회부터 단체전을 함께하며 4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도하 대화와 2010 광저우 대회에서는 개인전 금메달까지 석권한 여자 펜싱의 전설이다.

이번 대회 개인전 결승에서 남현희를 꺾고 감동의 금메달을 차지하며 '만년 2인자'의 설움을 깨끗하게 씻어낸 이라진도 이날 단체전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여자 플뢰레의 다음 목표는 단연 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어온 남현희가 어느덧 노장이 되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잠재력을 꽃피운 오하나와 김미나가 앞으로도 성장을 거듭한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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