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입시철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성적을 끌어올려야겠지만 더불어 자신이 지원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도 현실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이맘때쯤 지원 대학에 가기엔 다소 부족한 점수를 논술로 극복하고자 막연히 학원가를 배회하는 맹모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불안한 마음은 'A대학논술 전문대비'라는 학원 현수막에 쉽게 현혹되고 합격할 수만 있다면 큰 돈이 들더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대학 고유의 논술 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A대학 논술이니 B대학 논술이니 하면서 각 대학마다 고유의 논술 유형이 있어 그것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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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에 필요한 개념과 능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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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쉽게 간과하는 '논술유형'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금쪽같이 중요한 입시철에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대학이 제아무리 복잡하고 특이한 문제를 출제한다 해도 이게 오래 반복되면서 몇 개의 유형으로 굳어져버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이 아무리 별난 문제를 출제해도 '논술'이라는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논술을 공부하게 되면 꼭 만나게 되는 용어들이 있다. 논제, 논지, 논점, 분석, 비판 등이다. 이들은 단순한 논술용어가 아니라 한 편의 논술문을 작성하게 될 경우 필요하게 되는 개념이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눈치빠른 학생들은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게 또한 논술평가의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보통 1번 문항으로 흔히 출제되는 요약형의 경우 논제나 논지와 같은 전체적인 논의파악 능력을 알아보고자 함이다.

. 주제가 드러나는 문구를 찾고 요약하시오. 단국대
.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요약하시오. 성균관
. (가)를 요약하라. 인하대

또 비교적 높은 배점으로 출제되는 '가 제시문의 관점에서 나 제시문의 00을 논하라'는 유형의 경우 분석이나 비판 능력을 측정하고자 함이다.

. [가] 제시문을 바탕으로 제시문 [나]와 [다]를 비교 분석하시오. 연세대
. [자료]를 활용하여 [라]의 현상을 비판하시오. 단국대
. 제시문 (1)의 내용을 바탕으로 (2)와(3)에 나타난 '사실'에 대한 관점을 비교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고려대
. 제시문 <가>와 <다>의 입장을 비교하고, <나>에서 제시된 해석을 전제로  <가>와 < 다>를 각각 평가하시오. 숙명여대

결국 논술의 기본유형은 논의파악, 분석, 비판 3가지로 정리된다. 논의파악은 단순한 요약형 문제로 출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쉽고 배점도 낮다. 분석은 말 그대로 주어진 대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여타의 이해적 활용능력을 가리킨다. 비판은 주어진 대상에 대해 나의 주장, 주관을 개진하되 논리적 연관성을 배열하는 것이 관건이다. 둘의 관계를 살펴보면 분석이 먼저 앞서고 비판이 뒤따르게 된다. 분석으로만 이뤄진 논술은 가능하나 분석이 깔리지 않는 비판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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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대학의 논술문제들을 몇 개의 유형으로 분류해서 학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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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3가지 유형을 어떻게 묶고 비비냐에 따라 4가지, 5가지 유형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A대학 논술, B대학 논술이라는 것도 사실은 일반적인 논술 유형을 어떻게 묶고 변형하느냐에 따른 작은 차이일 뿐이다. 따라서 어느 대학의 어떤 특이한 논술시험을 준비하더라도 학습의 핵심은 논술의 기본유형을 익히는 것에 있다. 더러 지원하는 대학이 A대학이라고 A대학 기출문제나 모의문제에만 집착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결코 올바른 학습방법이 아니다(관련기사 : 여름방학에 유념해야 할 논술전형 대비법).

논술유형의 이해는 시험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논제를 파악하고 혹시나 모를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게 해준다. 혹은 이제 막 논술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전반적인 논술시험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입시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일단 논술유형을 이해하고 각각의 유형에 해당하는 여러 대학의 기출문제들을 풀어보길 권한다. 불안한 마음에 지원대학에만 집착하지 않길 바란다. 더불어 유형은 어디까지나 형식적 분류일 뿐 실제 내용과는 상관없다는 점. 평소 꾸준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 대한 교양과 지식을 함께 갖춰놓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