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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뛰어넘는 케이블 드라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 현상을 이끈 대표채널이 tvN이다. 현재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연애말고 결혼>도 tvN이 제작한 드라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결혼을 질색하는 남자 공기태(연우진 분). 그런 그가 절대 집안에서 허락하지 않고 사랑에도 빠지지 않을 여자 주장미(한그루 분)를 결혼상대자로 집에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서로에게서 진심을 확인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연애 말고 결혼>의 작가 주화미는 보아와 최다니엘이 주연을 맡은 <연애를 기대해>에서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고 극의 몰입도를 높여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쉽지 않은 시청률 3%를 이끌었다.

한그루 <연애 말고 결혼>에서 호연을 펼치고 있는 한그루

▲ 한그루 <연애 말고 결혼>에서 호연을 펼치고 있는 한그루 ⓒ tvn


그러나 이제 4회를 남겨놓은 시점에서도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물론 이제 서로가 마음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될 전망이지만 12화까지 시청자들과 밀당을 하는 남녀 주인공과 서브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조금 지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서브 캐릭터들의 매력이다. 의사에 부잣집 아들,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한 엄친아 공기태에 비해 그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 한여름(정진운 분)은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하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멋진 외모라는 설명과 요리에 열정을 가진 캐릭터라는 설정이 부과되지만 한여름 역을 맡은 정진운의 연기력과 비주얼이 그런 부분을 완벽하게 설명할만큼 매력적인가 하는 부분은 의문이 남는다.

더 큰 문제는 한여름이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상태에서 주인공 커플을 방해하는 역할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연적인 공기태의 집에서 무전취식을 한다거나 뻔뻔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말하는 모습은 매력적이라기 보다는 단지 무능력해 보인다. 주인공들이 서로 달콤한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마다 그가 끼어드는 장면에서는 짜증마저 유발한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저주받은 캐릭터다. 그의 사랑에 공감이 가지도 않고 전혀 안타깝지도 않다. 매력이 충분하여 메인캐릭터보다 사랑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 서브 남자 주인공임에도 그는 '방해꾼'으로 전락했다.

정진운 한여름, <연애 말고 결혼>에서 서브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잃은 캐릭터가 되다

▲ 정진운 한여름, <연애 말고 결혼>에서 서브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잃은 캐릭터가 되다 ⓒ tvn


서브 여자 캐릭터인 강세아(한선화분)도 마찬가지다. 전남자친구의 정자를 이용해 임신하겠다는 계획부터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데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비밀을 누설하는 역할마저 맡았다. 상대적으로 남자 캐릭터보다는 서브 여자 캐릭터가 미움받기 쉽기는 하지만 강세아의 행동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방해공작으로 인해 드라마는 점차 꼬여가고,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에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더욱 더 캐릭터의 호감도가 낮아졌다.

중간에는 메인 캐릭터들보다 서브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에 더 집중되며 드라마의 전반적인 러브라인이 흔들리기까지 했다. 전체적으로 통통튀고 신선한 설정으로 감각적인 드라마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신이었다.

이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12회에서 조차 단순히 집안의 문제로 함께 할 수 없다며 공기태를 밀어내는 주장미는 그동안 시원하게 할말 다하고 화끈했던 주장미의 캐릭터와 대비되며 답답함을 자아냈다.

기회가 왔을 때조차 '보고싶다'는 말대신 '강세아에게 잘해줘라'는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내뱉는 주장미는 그동안 쌓아왔던 매력을 잊게 할 만큼의 짜증을 자아냈다. 이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다. 그 안에서 역경도 있고 고난도 있겠지만 그 사랑이 이루어 질 것처럼 하다가 결국 다시 도돌이표로 돌아오는 전개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 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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