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JTBC 제공

▲ '비정상회담' JTBC 제공 ⓒ JTBC


국제 평화 유지, 국제 안정성 보장 등을 위한 세계 각국 정상들의 회담? 아니다. 이것은 '비정상'회담이다.

여러 나라의 평범하지만 다양한 직업군의 젊은이들이 한 데 모여 국제 청년들의 평화와 행복한 미래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예능. 바로 JTBC의 새로운 월요예능 <국경 없는 청년회 비정상회담(이하 '비정상회담')>의 기발한 모양새다.

신선한 포맷, 잘 어우러진 캐릭터들...성공 위한 첫 발  

요즘 공중파의 각종 예능들은 타 방송의 인기프로그램 따라 하기, 영화나 드라마 홍보에 앞장 서기 등, 매너리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 비교적(!) 새로운 형식을 지닌 <비정상회담>이 출격함으로써 그 성공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는 입소문이 중요한데, 일단 초반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비정상회담>에는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 세 사람의 진행자와 영국, 캐나다, 터키, 중국, 아프리카, 일본 등 대륙과 인종을 가리지 않은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한다. 거기에 1회에는 장동민, 2회에는 이국주 등의 특별 게스트가 등장하여 큰 웃음을 보탰다.

외양만을 본다면 이 프로그램은 예전 KBS의 <미녀들의 수다>와 별다를 바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후자가 세계인이 보는 한국, 한국인의 모습, 그 속에서 부대끼고 살아가기 등으로 '대한민국'이 주인공이었던데 반해, <비정상회담>은 하나의 주제에 관한 각 나라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이 중심이라는 미세한(?) 차이를 지닌다.

<비정상회담>은 출연자들에서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다는 평이다. 야유를 부르는 악역 전현무, 익살꾼 유세윤, 사뭇 진지한 성시경 등 진행자 세 사람, 그리고 유학생 샘 오취리, 배우 에네스 카야, 웹진 편집장 타일러 라쉬 등, 다양한 직업군의 패널들이 꽤나 좋은 합을 보이고 있으며, 각 개인의 캐릭터 또한 매우 다양하게 형성되어 방송의 흥을 돋우고 밀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비정상 가르는 불합리함에 내미는 도전장, 기대해도 될까

'비정상회담' 지난 2회의 한 장면.

▲ '비정상회담' 지난 2회의 한 장면. ⓒ JTBC


그러나 언제나 주목해야 할 것은 프로그램의 외양이 아니라 그 속내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은 쉽게 질리기 마련이고, 쪼갰을 때 무르익지 않은 것은 실망만을 안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얼마나 많은 예능들이 지탄 속에 사라져 갔던가. 

그러한 면에서 본다면, <비정상회담>의 벌어진 속내 또한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의 회담 장소보다는 초라하지만, 꽤나 번듯한 모양새의 회담장에서 나눴던 '부모로부터의 독립', '혼전 동거' 등의 주제가 아주 새롭다거나 기발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많은 분야의 프로그램들에서 다뤄 식상해질 대로 식상해진 주제들을 <비정상회담>에서까지 다룰 필요가 있을까. 물론 그에 대한 세계의 젊은이들의 생각과 나름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손안의 컴퓨터 시대, 한 번의 터치만으로 세상 곳곳을 엿볼 수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시시하기 짝이 없는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문제는 주제와 토론의 과정 등이 너무나 '정상적'이라는 데 있다.

<비정상회담>의 '비정상'은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반대말이랄 수 있는 '정상'이 그러하듯 말이다. 그러나 정상, 비정상을 엄격히 가르는 것처럼 불합리하며 불공평한 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 기준도 매우 모호하거니와, 대개 익숙하지 않거나 약자의 입장에 선 것들에 '비정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정상회담>에 바라건대, 여태의 것들보다는 좀 더 '비정상'의 주제들, 말하자면 매우 기발하거나 기상천외한, 젊은이들의 촉으로만 느끼고 말할 수 있는 신랄하며 재기발랄한 어떤 것들을 세상에 외쳐달라는 거다. 그리하여 어디서도 느낄 수 없었던 '비정상'에의 미칠 듯한 공감, 우리는 그것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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