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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의 기념식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일본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11일 오후 6시 30분 일본 대사관저에서 열린다. 당초 예정되었던 롯데호텔에서 일본 대사관으로 장소가 변경됐지만 논란이 일단락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회원이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자위대 기념식 행사 규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1인 시위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회원이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자위대 기념식 행사 규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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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료들의 태도, 국내 여론 악화시켜

우선 일본의 반응이 국내 여론을 악화시켰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0일 롯데호텔이 장소 제공을 거부한 데 대해 "어떤 이유에서든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차적으로 호텔의 문제이기 때문에 호텔 측에 항의했지만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일본 측의) 우려를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외무상도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일본 관료들의 이 같은 반응은 우리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태도다. 서울 한복판에서 자위대 기념식을 여는 것 자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거부감을 표했다. 최근 평화 헌법을 개정하고 집단 자위권을 인정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을 향해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시국에 자위대 기념식을 강행하려는 일본의 태도에 당혹해하는 우리 국민의 반응은 자연스럽다.

우리 정부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교부는 11일 "우리가 주한 공관에서 하는 행사에 대해 언급할 필요성은 없다"며 "그런 행사가 매년 개최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는) 자위대 60주년 행사를 서울 한복판에서 개최하는 데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 언론도 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현재 상황을 개탄하고 있는 국민들과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다.

자위대 기념식이 마치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반응하는 정부는 우리 국민의 낯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매년 기념식이 우리나라에서 열려왔다는 사실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국민도 있다. 이들은 연례행사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것 없다는 정부의 태도에 의아해한다. 일각에서는 자위대 기념식을 우리나라 안에서 열지 못하도록 법을 제정하자고까지 주장한다.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회원이 11일 낮 12시 광화문에서 자위대 행사 규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1인 시위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회원이 11일 낮 12시 광화문에서 자위대 행사 규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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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 일본 자위대 창립 기념식이라니!" 겨레하나 회원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 1인 시위 "서울 한복판에 일본 자위대 창립 기념식이라니!" 겨레하나 회원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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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영관급 실무진 참석, 국민은 '도시락 폭탄' 준비

마지막 논란은 초청장 명단과 참석자 명단에 대한 것이다. 지난 2004년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식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 및 여야 의원 등이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내 정치인이 자위대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격론이 오갔다. 이번 6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도 일본 대사관측은 국내 정치·경제계 인사 500여 명에게 초청장을 보내 논란이 격화됐다. 일본 대사관은 150여 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측했다.

누리꾼들은 일본 대사관이 초청장을 보낼 만하다고 판단한 이들이 누구이며 또 실제 참석할 사람이 누구일지 설왕설래 중이다. 참석자가 누구인지 꼭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국방부가 영관급 실무진을 자위대 기념식에 참석시킬 것이라는 방침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위대 기념식에 쓸 도시락 폭탄을 구합니다.'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도시락 폭탄'이라는 웃지 못할 경고 때문일까. 자위대 기념식 행사는 호텔이 아니라 일본대사의 관저로 옮겨졌다.

그러나 경고와 시위는 끊이지 않는다.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만이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 및 민족단체들은 11일 자위대 기념행사 강행을 규탄하는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국민들의 머릿속으로는 이미 몇 개의 도시락 폭탄이 터졌는지도 모른다.


태그:#자위대, #기념식, #자위권, #일본 , #겨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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