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동화나 애니메이션이 유치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액션, 추리물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고차원적인 작품도 있었다. <드래곤 길들이기2>(딘 데블로이스 감독)는 '힐링'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분좋은 영화였다.

유머는 줄이고 메세지에 보다 집중했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2>의 히컵과 드래곤 투슬리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2>의 히컵과 드래곤 투슬리스. ⓒ CJ 엔터테인먼트


이전 시즌은 깨알같은 유머와 주인공이 다리를 잃는다는 파격적인 반전을 보여주면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번에는 유머적인 요소는 전작보다 줄어들었지만 한층 더 진지하게 주인공 '히컵'의 성장기를 충실하게 그렸다.

히컵은 드래곤 사냥에 소질이 없던 유약한 소년이었지만 어느덧 자신의 드래곤 친구 투슬리스와 함께 섬 밖을 탐험한다. 혼자 나는 법도 연구하며 용감하게 도전정신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는 반항적인 모습과 여자친구를 챙기는 로맨틱한 면도 지닌 매력적인 청년이었다.

아직은 여전히 사춘기 소년 같았지만, 히컵은 큰 사건을 겪으면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문으로 들어서게 된 듯 하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덩달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힘이 센 자에게 복종하는 드래곤들의 행동으로 그 속에서 어른들을 해학적으로 비웃는다. 히컵은 '아이들은 그 누구도 조정할 수 없다'며 순수함이 남아있는 아기 드래곤들에게 희망을 건다. 끝에는 히컵과 투슬리스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두려움도 극복하는 모습이 감동을 더했다.

다양한 용들의 군상들...악당마저 매력있었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2>에서 버크섬 주민들이 드래곤 레이싱을 하고 있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2>에서 버크섬 주민들이 드래곤 레이싱을 하고 있다. ⓒ CJ 엔터테인먼트


다양한 모습과 색깔의 드래곤들의 비행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시원하게 하늘을 가르는 드래곤의 비행은 답답했던 마음을 확 뚫리게 해줬다. 드래곤들은 너무나 귀여웠고, 버크섬은 상상으로 만들어낸 동네지만 정말 살고 싶은 곳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지만 동물과 깊이 교감하고 서로 부족한 점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너무 따뜻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 새로 등장한 악당 드라고와 에렛의 활약이 돋보였다. 두 사람은 나쁜 짓을 하지만 그들의 행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에렛은 나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철철 흘렸다. 드라고는 잔혹하고 무서웠지만 가슴 속 깊이 아픔을 지니고 있는 폭군이었다. 그가 등장한 후 영화의 분위기는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 덕에 <드래곤 길들이기2>는 전작과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모로 다음 시즌이 기대됐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혹시 여기서 영화가 끝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큰 사건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꽤 시간이 흐른 후에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관객들은 어느새 영화에 빠져들었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편 드래곤들을 지배하고자 하는 드라고에게서 버크섬을 지키려는 히컵의 이야기를 그린 <드래곤 길들이기2>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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