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0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스승과, 국보급 투수로 명성을 날렸던 제자와의 시즌 세 번째 '사제 간 맞대결'은 양 팀 사령탑의 명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다.

12일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시즌 8차전 경기에서 KIA는 5년 만에 터진 안치홍의 멀티홈런과 1군 데뷔 첫 경기에서 3타점 결승타를 터뜨린 포수 이성우의 활약을 앞세워 11-1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지난 10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 팀이 앞서고 있던 9회 나란히 마운드에 올라 마무리 맞대결을 펼쳤던 안영명(한화)과 김진우(KIA)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도 선발투수들이 경기 초반에 무너지며 타격 전으로 전개되었고, 타선의 도움을 받은 김진우가 행운의 승리를 거두며 지난 10일 경기의 패배를 설욕했다.

사회인 야구에서도 나오기 힘든 63점, 프로야구 맞아?

양 팀 합산 63점. 한화와 KIA와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합산 점수에서 알 수 있듯 3연전 내내 점수가 쏟아졌다. 첫 날 경기에서 양 팀은 37개의 안타를 주고받으며 31점을 합작했고 이날 경기에 투입된 투수는 18명으로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전 타이 기록이었다. 또한 경기시간은 4시간 56분으로 이번 시즌 정규 이닝 최장 시간으로 기록 되었다.

이날 경기는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되돌아보면 한화와 KIA가 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기였고 경기 수준 또한 프로라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였다.

한화 선발 클레이는 1과 1/3이닝 동안 홈런포함 7피안타 6실점하며 2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결국 다음 날 이번 시즌 첫 퇴출이 결정되었다. 고향 팀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던 KIA 선발 김병현 또한 7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와 2/3이닝 5피안타 7실점(6자책)으로 경기 초반에 무너지며 2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선발이 떠난 마운드는 더욱 답이 없었다. 클레이가 마운드를 내려간 한화는 황재규 마일영 송창식 등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달아오른 KIA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고 KIA 또한 11-9로 앞선 8회 어센시오가 급히 투입되었지만 역전을 허용했다. 15-13으로 앞선 9회에는 선발 자원인 김진우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

11일 경기에서는 KIA가 선발 임준섭의 깜짝 호투와 수비 집중력을 앞세워 한화에 9-2로 완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지만 이와 반대로 한화는 선발 앨버스가 클레이의 퇴출 충격 때문인지 6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지고 말았다.

KIA와 한화가 3연전 동안 주고받은 63점은 사회인 야구 3경기의 점수를 합산해도 나오기 힘든 점수이다. 또한 10일과 12일 양 팀이 기록한 13개와 12개의 볼넷은 사회인 야구의 기록지에서나 볼 수 있는 볼넷 숫자 이다.

프로야구의 경기력 저하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거론되어 왔고 이번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과 오심논란까지 겹치며 질적 수준도 지적받고 있다. 때문에 한화와 KIA의 주중 3연전은 우리 프로야구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단편적인 예로 볼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핸드볼스코어 한화이글스 KIA타이거즈 사회인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