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시간으로 시작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시간으로 시작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 전주국제영화제


"다큐 영화를 만들어 현 정부의 무능하고도 한심한 행태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

지난 4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민 생명을 앞에 놓고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미련하고 형편없는 행동을 했는지 국제적 망신을 주겠다"며 "철저히 추적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1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 상영을 제외한 부대 행사를 모두 취소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세월호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에 영화인으로서 작품을 통해 발언하겠다는 것이다.

제작 의사를 밝힌 한 영화 관계자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고를 그냥 보고 넘길 수는 없다"며 "사고의 진상과 제기되는 여러 의문들을 영화를 통해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영화는 사안의 특성상 독립 다큐멘터리 진영이 적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영화인들은 영화제 기간 중 잠시 시간을 내 진도 팽목항을 다녀오기도 했다. 진도에 다녀온 영화 관계자는 "자료 수집 및 기초적인 준비를 위해 다녀왔는데, 가서 보니 이미 3팀 정도가 촬영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고 당시 순간부터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등의 영상이 여러 TV나 인터넷 매체, 외신 등을 통해 많이 촬영됐기에 제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며, 빠르면 올해 안에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함께 작업할 감독을 알아보는 중인데, 굳이 제작기간을 길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처구니없는 참사와 무능한 대처, 다큐로 고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과 수습 과정에서 보인 혼란 및 다이빙벨 ㄹ투입 논란 등 각종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준비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과 수습 과정에서 보인 혼란 및 다이빙벨 ㄹ투입 논란 등 각종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준비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일단 제작 방향은 사고의 문제점과 원인, 초동대처 실패,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모습, 해경과 구조업체 간의 커넥션 의혹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을 모두 담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 또한 알파잠수공사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투입에 대한 방해 의혹 등도 심층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 이들 다큐 감독 제작자들의 생각이다.

전주영화제에 다큐멘터리 영화를 출품한 한 감독은 "다음 작품은 세월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이빙벨 논란을 옆에서 내내 촬영했던 관계자도 전주에 와 있다. 세월호의 문제를 복합적인 방향에서 세심하게 다뤄 감춰진 진실을 밝히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는 "급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 "심도 있게 만들어 이번 참사의 모든 문제를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감독, 제작자들은 작품을 만들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에도 알리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다는 것도 다큐 영화인들의 의무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산참사에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 진실을 밝혀낸 다큐 영화 <두 개의 문>이나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해 의문을 던진 <천안함프로젝트> 등에서 볼 수 있듯, 대형 사건에 대해 심층적으로 제작한 다큐 영화들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도 사고 발생과 이후 수습 과정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다큐 영화가 진실을 잘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월호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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