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고 9일이 된 24일 저녁까지 민간 잠수사들로 불리는 다양한 잠수사 단체들에 의해 여러 가지 불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원봉사를 나온 민간 잠수사들을 해경에서 자신들을 아마추어 수준으로 폄하하는 것 아니냐 생각하는 이들에 의한 불만으로 단정 짓기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했다.
또 하나, 지난 21일 오후 12시 33분 세월호 사고현장에 투입돼 실종자 수색작업을 도울 것으로 실종자 가족은 물론 전 국민의 큰 기대를 모았던 알파잠수공사의 '다이빙벨'을 이종인 대표가 구조현장으로 운반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운영상의 문제를 들어 사용하지 못하고 목포로 임시 옮겼는데 A대학으로 '다이빙벨'을 해경이 보내달라고 해 투입되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지난 17일부터 해난구조 전문업체인 '언딘 마린'이란 업체와 계약을 맺고 해군과 해경 소속 구조대와 함께 구조작업에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밝혀졌다.
민간 잠수사들은 "언딘 마린에 소속된 잠수사만 활동할 수 있다"며 "정부가 계약한 업체의 민간 잠수사들만 구조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업체가 현장을 장악하면서 민간 잠수사들의 투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상태"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렇게 알려진 정부가 계약했다던 언딘 마린이 사고 책임 해운사인 청해진과 계약한 업체라는 보도가 24일 'CBS노컷 뉴스'로 나왔다.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사건이다. 이후 한겨레 신문을 통해서도 이런 사실이 밝혀지고, 팽목항에서는 단원고 학부모를 포함한 실종자 가족들이 물살 약해지는 소조기 마지막 날에도 오전 9시부터 13시간이 경과하도록 실종자를 단 한 명도 인양하지 못하는 등 성과가 부진하고, 해경과 언딘 마린에 대한 의혹을 풀기위해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강제로 앉히고 연좌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농성장에서 이주영 해수부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이상호 고발뉴스닷컴 기자가 이종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주었다.
JTBC 뉴스에서는 9시 뉴스 마지막 순서로 이종인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뉴스와 진행된 이종인 대표의 인터뷰는 팽목항 현장분위기와는 다르게 해양경찰청장이 직접 전화를 해 다이빙벨을 투입해 줄 것을 요청했고, 크게 불협화음이 없었던 모양으로 비쳐지게 표현하고 있었다.
"뭐라고 하면서 요청을 하신던가요? 해양경찰청장이…"라 손석희 앵커가 질문을 하자 이종인 알파잠수공사 대표는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 저하고 통화가 안 됐었습니다. 그런 얘기가 들리고 주변에 가족분들이 많이 같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하여튼 뭔가 협조되고 준비할 테니까 같이 의논해서 작업할 수 있도록 출동해 주십시오'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라며 완곡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직접 현장 생중계를 통해 본 해수부장관과 해경청장의 답변은 사고발생 9일을 넘겨가는 학부모는 물론이고 아프리카TV와 팩트TV를 지켜 본 시청자들까지 분노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분노한 학부모는 격한 감정에 이주영 해수부장관과 김석균 해경청장에게 "박근혜가 시키면 할 거냐", "내 새끼들 물고기 밥 만들 생각이냐", "당장 여기서 수색명령 내려!" 등 고성을 질렀다. "잠수사가 수 백 명 있다고 방송에 나오는데 8명이 물속에 들어가고 있냐"고 하며 목이 매여 흐느끼는 가족도 있다.
농성이 가열되어 험한 고성이 오고갈 때였다. 새로운 시신을 인양해 들어왔다며 일시적으로 동요가 일었다. 그러나 "마지막 실종자까지 모두 찾아 확인할 때까지는 DNA확인 외에는 인상착의를 확인 하는 등의 과정은 필요 없으니 구조대책본부에서 준비한 냉동실에 안치"를 시키라며 농성을 풀지 않고 현장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장은 "저희가 지금 사고현장까지 잠수 하러 가려면 상당한 거리가 있고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그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많은 제안을 내놨습니다. 그것이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결국 모든 게 관철이 돼서 다행인 것 같고요. 마찰이 일어난 것은 없고, 다만 많은 잠수사들이 이곳에 모이다 보니까 통제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불협화음이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며 민간 잠수사들도 현장에 투입되게 된 경위를 설명했으나 현장 분위기와는 달랐다.
여기에서 "정부와 계약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Undine Marine industries)라는 특정 민간업체에 대해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다. 언딘 마린은 정부와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 침몰사고를 낸 세월호의 선주이자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민·관·군이 협력해 구조활동을 전개한다고 했으나 사고 당사자가 계약한 업체가 수중 수색을 전담하다시피 하였고, 이종인 대표를 비롯해 UDT 동지회를 비롯한 개별 단체들의 참여가 불가능했던 정황도 확인됐다. 이 문제로 단원고의 실종학생 부모와 실종자 가족들은 그동안 사고대책본부가 속여 왔다고 항의를 했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의 "그동안 뉴스가 다 맞았습니까"란 돌발발언에 실종자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야 그동안 사실이 아닌 걸 밝히네"라며 질타했다.
지금껏 사고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해왔고 대부분의 언론들이 사고대책본부의 이와 같은 홍보자료를 그대로 받아 기사로 냈다. 24일엔 750명에 이르는 잠수사들이 투입되고 수 백 대의 배와 비행기들이 수색활동을 지원한다고 했으나 현장을 다녀 온 가족들의 항의에 해수부장관은 물론 해경청장도 즉답을 못했다.
누가 판단하더라도 언딘 마린에 소속되지 않은 민간 자원 잠수사는 배제한 상태로 해경과 청해진해운이 계약한 업체만 세월호 침몰 사고현장을 그동안 지켰다면 수색작업은 물론이고 사고발생에 대한 증거들까지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날이 밝을 무렵 전문가로 농성장에 나타난 두 사람이 있다. 이 두 사람은 언딘 마린에 소속된 잠수사로 파악되는데, 여기에서 또 다른 중요한 발언이 나왔다. 실종자 가족들이 바지선 교체에 대해 언급했을 때 '날씨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잭업바지선'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바지선이 부족해 "아직 사용승인도 나지 않은 바지선으로 교체했다"고 밝혀 확인한 결과, 사고대책본부가 선내 수색작업 등을 지원했던 '2003 금호 바지선'을 언딘 마린이 운영하는 '리베로 바지선'으로 교체한 사실을 찾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 TV를 지켜보며 상황을 정리하는 도중이다. 3시간 전 해경청장이 현장에 투입되도록 지원하겠다던 민간 잠수사들이 그때까지 선착장에 발이 묶인 상태라며 실종자 가족 가운데 한 여성분이 거칠게 항의했다.
박근혜 정권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이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활동을 전개해 물의를 빚어 개혁을 해야된다는 야당과 국민의 요구에 '국정원 셀프개혁' 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이번엔 사고를 일으킨 세월호의 선주인 청해진해운과 계약한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가 구조 및 수색활동의 주체로 만드니 '셀프수색과 셀프구조'란 또 다른 신조어가 탄생하겠다.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에 대한 내용과 'A대학의 다이빙벨'에 대해서는 추가로 자료를 찾아 밝힐 부분은 밝혀야 한다. 까닭은 A대학의 다이빙벨은 강원도 강릉시에 있는 한국폴리머대학으로 확인 되면 언딘 마린과 연관이 있어, 기껏 현장에 도착한 이종인 대표알파잠수공사가 소유한 '다이빙벨'을 돌려 보낸 해경의 처사가 부당하였음이 입증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제야 민간 잠수사들에게 협조를 요청한 상태에서, 그동안 목숨을 걸고라도 아이들을 구하겠다고 나섰던 민간 자원봉사 잠수사들을 투입하지 못하겠다며 해경이 밝혔던 내용 상당 부분도 설득력이 없다. 바다 자체는 해류 탓에 작업이 어렵다고 하자, 그러나 과연 침몰한 세월호 선내도 해류의 영향을 받는지 의문이다.
팽목항 농성현장은 FACT TV와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http://www.drspark.net의 ‘한사 정덕수 칼럼’에 동시 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