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 선거 적정성 보고서 한국 2012 대선 관련 평가 부분 .
ⓒ EIP 발간 보고서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지난 2012년 말 실시된 한국 대통령 선거가 적정성(integrity) 부문에서 세계 6위를 기록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하버드대와 호주 시드니대의 공동 연구팀인 '선거적정성프로젝트(The Electoral Integrity Project)'가 발간한 보고서에 "이번 평가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달 28일(아래 현지시각), 한국 일부 언론들은 "지난 2012년 말 실시된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국제적 기준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선거의 적정성 정도를 나타내는 PEI(Perception of Electoral Integrity) 지수에서 한국 대선은 81.2점(100점 만점)으로 집계돼 조사 대상 66개국 가운데 6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보고서는) 일부 신흥경제국은 선거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선거 공정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한국, 체코, 슬로베니아, 칠레, 아르헨티나, 몽골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고 전했다.

위 보도 내용은 해당 연구기관(EIP)이 지난 달 26일 '세계의 결함 있는 실패한 경쟁(THE WORLD'S FLAWED AND FAILED CONTESTS)'이라는 부제로 발표한 보고서 요약분에 있는 보고서 전체 총괄 평가 내용이다.

하지만 112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전체에 수록된 한국 관련 평가 부분에는 "이번 평가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태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향후 선거 평가 시 감시(monitor)될 수 있다"고 명확하게 적혀 있다. 보고서에 수록된 한국 관련 내용(Highlights) 전체 전문은 아래와 같다.

'제18대 한국 대통령 선거는 2012년 12월 19일 치러졌으며 6공화국 설립 후 6번째 대통령 선거였다. 유권자 75.8%에 달하는 3070만 명이 투표했으며 집권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박근혜가 52%를 자치해 48%를 획득한 민주당 문재인을 눌렸다. 박근혜는 첫 남한의 여성 대통령이다. 연구기관(PEI) 전문가들은 이 선거를 높은 적정성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가 당시 유권자의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을 때의 생각을 취합하려고 그들의 평가를 선거 직전 바로 해왔음을 밝히고자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선거 이후 몇 달 후든 몇 년 후든 일어난 어떠한 전개 상황도 현재 평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2012년 한국 대선의 경우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평가는 2013년 6월에 국가정보원이 선거운동 기간 중에 인터넷을 사용하여 친정부적인 내용(story)을 확산시킨 의혹이나 이것이 대중적인 저항을 촉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에 취합된 것이다. 선거일 몇 달 이후 발생하는 어떠한 지속적인 사건의 남긴 가치(legacy)들은 각 국가들이 향후 선거의 연이은 조사 평가(survey)에서 감시(monitor)될 수 있다)'

'The 18th South Korean presidential election was held in the Republic of Korea on 19 December 2012. It was the sixth presidential election since the establishment of the Sixth Republic. 30.7 million Koreans voted with turnout at 75.8%. Park Geun‐hye of the incumbent Saenuri Party (formerly the Grand National Party) won with 52 percent of the vote, defeating Moon Jae‐in of the United Democratic Party, who received 48 percent of the vote. Park Geun‐hye is the first female South Korean president. The PEI experts judged the election high in integrity. It should be noted that experts are contacted for their assessments immediately after each election, in order to collect perceptions while events are fresh in their minds. What this means is that any developments occurring months, or even years, after the election are not included in the current evaluations. In the case of the December 2012 presidential elections in the Republic of Korea, for example, expert evaluations were collected well before news reports were widely circulated in June 2013 claiming that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used the internet during the campaign to circulate pro‐government stories, triggering popular protests. Any enduring legacy of events occurring months after polling day can be monitored in subsequent surveys of future contests in each country.'

8명 전문가? 응답, 응답률 최하위 수준

더구나 이번 보고서의 한국에 대한 평가에는 고작 8명의 전문가들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에 대한 응답률은 24%에 불과해 적정성 20위를 자치한 국가들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마저도 실제 어떠한 전문가들이 설문이나 응답에 참여했는지도 밝히지 않아 신뢰도에 의문이 들 정도다.

.
▲ 보고서의 각국 선거 적정성 및 응답률 등 표시도 .
ⓒ EIP 발간 보고서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이에 관해 <연합뉴스>는 "그러나 실제 응답자는 모두 855명으로 평균 응답률이 약 30%에 그쳤으며, 특히 한국에 대한 평가에 응답한 전문가는 8명으로 24%의 낮은 응답률을 기록해 일각에서는 평가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내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 언론들이 이 보고서 내용에 대해 "야권과 일부 진보진영에서 '2012년 대선이 불공정했다'며 대선 불복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선이 세계적 수준으로 공정했다는 외국 선거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한 것은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달 27일 발표한 '각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의 지난 대선과 관련하여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은 자유롭고 공정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국가 기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여 집권 보수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선거에 개입한 광범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증가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태그:#2012년 대선, #국정원 선거개입, #선거 적정성
댓글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