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한국 영화상영회에서 한국 영화를 보기 위해서 줄을 선 사람들입니다.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한국 영화상영회에서 한국 영화를 보기 위해서 줄을 선 사람들입니다. ⓒ 박현국


30일 오후 7시 도쿄에 있는 주일 한국문화원(원장 심동섭)에서는 한국 영화 상영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상영 작품은 리얼라이즈픽쳐스사가 만든 <광해, 왕이 된 남자>였습니다. 도쿄 한국문화원에서는 달마다 한국 유명 영화를 엄선하여 두 편씩 공개 상영회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한국문화원 누리집, 팩스, 엽서 등을 통해서 신청자 이름, 전화번호, 보고 싶은 작품 이름, 희망자 수 등을 적어서 보내면 추첨하여 3백 명을 골라서 초대장을 보냅니다. 이렇게 추첨을 통해서 무료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두 편 씩 상영회를 갖는데 신청자가 두 배 이상 몰려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모두 한국 문화가 일본에 전해져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한류의 인기와 관심이 경제 활성화나 한국 방문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 15대 왕이었던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 작품입니다. 영화 줄거리가 사실이나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서 광해군에 대해서 알려진 여러 가지 선입관을 깨뜨리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는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이병헌이 광해와 하선의 두 인물 역을 담당했고, 왕을 보필하는 도승지 허균 역은 유승룡, 중전 역은 한효주, 도부장 역은 김인권 등이 담당하여 2012년 9월 첫 선을 보였습니다.

영화를 감상하는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 한국 역사나 광해군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해도 진짜 왕이 특별한 사정으로 왕의 자리를 비우고, 가짜 왕이 왕의 자리에서 정치를 펼친다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발상과 줄거리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사람을 영화 줄거리로 빨아들입니다.

 주일 도쿄 한국문화원 건물 정면입니다. 굵은 곡선이 인상적입니다.

주일 도쿄 한국문화원 건물 정면입니다. 굵은 곡선이 인상적입니다. ⓒ 박현국


왕을 중심으로 정치 세력들은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려 하고, 권력의 암투가 판을 치는 곳이 조정입니다. 이런 곳에서 어찌 감히 진짜 왕이 자리를 비우고, 가짜 왕이 조정을 장악하여 대신들의 세력을 조정하고, 권력 암투와 외교 등 국정 현안에 대해서 당당하게 국민 주권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가짜 왕이 펼치는 당당하고, 서민적이고, 자주적이고, 당당한 정책 결정과 속 시원한 한판승에 박수를 보내고, 위로를 받고 감동하는지도 모릅니다. 정치의 이런 내막은 조선조 15대 광해군 때나 지금 일본이나, 한국이나 전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광해군 때 중국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는 지금 한국이나 일본이 미군이나 중국에 대해서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광해군은 이런 국제문제뿐만 아니라 사월이와 관련된 서민들의 애환이나 삶의 상처도 그냥 넘기지 않습니다.

광해군은 인조 반정으로 폐위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조선 역대 임금 중에서 중국 명나라에 대해서 당당히 대항한 임금이었고, 조선의 서민 특히 하층민이었던 광대나 놀이꾼들을 궁으로 불러들여 그들의 애환과 기능을 즐길 줄 아는 임금이었습니다.

비록 광해군은 정식 임금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광해군의 무덤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면 송릉리에 남아있으며 조선조 역대 27 대 왕릉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빌려와 새롭게 만들었지만 그의 행적이나 당당함은 현재에도 적용될 수 있고 감동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섣달그믐, 조선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일본 사람들에게도 말입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이병헌입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이병헌입니다. ⓒ 박현국


주일 도쿄 한국문화원 누리집> http://www.koreanculture.jp, 2014.1.30.

주일 도쿄 한국문화원 가는 법> 도쿄 신주쿠에 있으며 지하철 마루노우치선 미츠야산쵸메역 1 번 출구로 나와서 반대방향으로 가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일 도쿄 한국문화원 한국 영화 상영회 광해, 왕이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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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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