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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갈등을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의 관계에 비유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이 뜨겁다.

아베 총리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과 일본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며 영국과 독일을 예로 들자 외신은 양국의 충돌 우려를 전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에 중국과 일본 정부도 연일 '진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26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지난 2013년 12월 26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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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1914년 당시 영국과 독일은 지금의 중국과 일본처럼 강력한 교역관계를 맺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것이 충돌을 막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발적으로, 혹은 부주의로 인해 양국의 충돌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어떠한 충돌이라도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혼란이 빠뜨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에 대해서도 "큰 오해가 있다"며 "국가를 위해 싸우다가 희생한 사람에게 두 손을 모으는 것은 전 세계 지도자의 공통된 자세"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아베 총리는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의 경제 성장이 군비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국방 예산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격앙된 중국... 일본, 해명하느라 '진땀'

아베 총리의 발언이 전해지자 중국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영국과 독일을 거론하지 말고 차라리 근현대사에서 일본이 저지른 일을 돌이켜보라"고 비판했다.

친강 대변인은 "일본이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은 영·독 관계가 아닌 일본 군국주의 침략 전쟁과 식민 통치의 역사"라며 "그동안 일본이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끼친 엄청난 피해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중국의 국방 예산 투명성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이야말로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왕이 외교부장이 성명을 통해 "감추려고 하다가 도리어 드러나고, 닦으면 닦을수록 검어진다는 중국 격언이 있다"며 "아베 총리는 양심과 도의에 어긋나는 역사관을 완고하게 지키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당혹스러운 일본도 대응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언론 보도가 총리 발언의 진의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가 장관은 "중·일 관계가 1차 대전의 영·독 관계처럼 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었다"며 "양국의 충돌은 모두에게 큰 손실이 되므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베 총리의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는 것을 외교 채널을 통해 외신에 설명할 것"이라며 "외무성에 관련 작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태그:#다보스포럼, #아베 신조, #중국, #1차 대전, #야스쿠니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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