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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토) 2호선 을지로입구역, 경찰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 을지로입구 12월 7일(토) 2호선 을지로입구역, 경찰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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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토), 오후 6시께 을지로입구역에 내렸다. 친구가 활동하는 단체의 후원의 밤에 참석하는 길, 2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데 그곳으로 경찰이 분주하게 이동한다.

주말이면 시위가 없는 날이 없고, 외쳐지는 구호의 수위도 점점 높아진다. 구호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경찰의 대응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이 추운 겨울날 기어이 물대포를 발사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나라가 혼란스럽다. 후원의 밤에 참석해서 노래를 하나 부르라는 친구의 요청에 "나라꼴이 이 모양인데 무슨 노래?"하며 거절했다. 나라꼴 핑계로 무대에 서는 민망함을 면했으니 감사해야 할까?

을지로를 거니는 행인들과 시위진압을 위해 이동하는 경찰들
▲ 혼동 을지로를 거니는 행인들과 시위진압을 위해 이동하는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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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오가는 시민들과 분주한 경찰들, 그게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사건이 일어난 지 일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 여전히 '불법선거'를 규탄해야 하는 현실은 무심하지 않고 민감했다가는 마음 다치기 십상이다.

명령에 따라야만 하는 경찰들을 보니 측은한 생각이 든다. 기껏 옥이야 동이야 키워놨더니만, 부모의 생각이나 그들의 생각과 전혀 관계없이 시위진압을 하는 상황을 맞이하였으니 얼마나 황망할까 싶기도 하다.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만 하는 조직의 비애일 터이다.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하든지, 아니면 정의로운 일을 위해서 순응해야하는 것이라면 자부심이라도 있을 터이다. 과연, 불법선거를 규탄하고 최소한의 삶을 살아가게 해달라는 절규하는 민중들을 명령에 따라 막으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이들을 거리로 내 몬 원인은 무엇일까?
▲ 시청광장 이들을 거리로 내 몬 원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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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무효! 정권퇴진! 천주교 전주교구에서 '대통령 퇴진' 발언이 나온 이후 집회때마다 외쳐지는 구호다. 불법을 자행한 이들이나, 사과를 요구받는 이들에게는 눈에 가시같은 구호일 터이다.

야당 국회위원 중에도 '대선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자, 새누리당이나 청와대는 이때다 싶어 강경발언을 내뱉는다. 집회 시위를 하는 이들에게도 같은 말을 하고 싶었는데 잘 되었다 하는 심정일 터이다.

이미 이 구호는 오래전부터 외쳐지고 있었건만....
▲ 박근혜 아웃 이미 이 구호는 오래전부터 외쳐지고 있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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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사과했으면, 진상규명을 했으면 될 일을 이렇게 키워놓았다. 지속적으로 꼼수를 부리고 진실을 은폐하려고 그들의 불법한 행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대한 공룡처럼 자란다. 그것이 그냥 상상의 공룡이면 좋으련만, 상상을 뛰어넘는, 그래서 검찰조차도 다 손 댈 수 없을 만큼의 불법행위가 국가기관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언론에서는 애써 외면하지만, 사과를 촉구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집회가 일년 가까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었다. 외쳐도 외쳐도 그들의 외침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혹은 그런 외침이 있어다는 것조차도 알려지지 않을 때 그들의 분노는 자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은 편만하게 '박근혜 하야, 사퇴, 아웃', 불법선거이므로 당연히 '당선무효' 주장까지 나온 것이다. 너무 발칙한 구호와 주장인가? 아니, 이런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무시하는 권력이 더 발칙하고, 그들의 종북몰이와 주장들이 더 선정적이다.

쓰레기를 치워야 거리가 깨끗해 지듯, 저런 시위진압용 차량들이 사라져야 대한민국도 깨끗해지는 것은 아닌지?
▲ 쓰레기 쓰레기를 치워야 거리가 깨끗해 지듯, 저런 시위진압용 차량들이 사라져야 대한민국도 깨끗해지는 것은 아닌지?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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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아니다. 차라리 저 길가의 쓰레기라면 재활용이라도 되고, 그들을 모아 생활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터이다. 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경찰차는 버려진 쓰레기보다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가? 이명박 시절부터인 듯하다. 시위가 있는 곳마다 주차의 신을 방불한 만큼 촘촘하게 벽을 쌓고 서 있는 경찰차, 거대한 불통의 장벽이 사라질 날이 있을까?

주말, 서울나들이 한 번 하고 돌아왔다가 마음만 상하고 돌아왔다. 이렇게 국론을 분열시킨 이들은 누구일까? 그들이 오히려 큰 소리 치고, 국론분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세상, 이것은 2013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좀, 국민들이 그냥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살아갈 수있는 정치를 하면 좀 안되겠는가? 왜 자꾸만 분노하게 하는가?


태그:#불법선거, #시위진압, #경찰차, #국론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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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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