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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시작전 제인과 팔월들이 공연 중이다
 강연 시작전 제인과 팔월들이 공연 중이다
ⓒ 최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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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인하대학교 학생회관 소강당에서 특별한 무대가 열렸다. 인하대 학생을 비롯한 20대를 타깃으로 TEDx InhaU에서 주최한 강연이었다.

TED(Technolodgy, Entertainment, Design의 앞 글자를 땀)란 전 세계의 선구적 사상가와 실천가를 초청하여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연례 행사다. TEDx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TED스러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조직,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다. 이날 행사를 연 TEDx InhaU에 소속된 15명의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건전한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설립한 것이다.

이날 인하대에서 진행된 TED공연의 주제는 '오감(五感)의 멋을 내다'였다. 오늘날 오감은 생존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다채롭게 하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보고, 듣고, 맛보고, 맡고, 만지는 단순한 느낌들을 넘어서 오감을 통해 세상을 해석한다. 이것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며 오감의 멋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엇인지 공유하는 것이 강연의 목적이었다.

오후 1시, 강연이 시작되었다. 간단한 소개말 후 강연이 시작되기 전 무거운 분위기를 깨기 위한 시간이 마련된다. 무대에 오른 가수 제인과 팔월들은 세련된 재즈풍 음악을 선보였다. 제인의 매력적인 보이스는 관객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클레지콰이의 호란을 연상시켰다. 특히 이하이의 '원투쓰리포'를 각색한 것은 정말 최고였다.

'퍼퓸라이퍼' 대표 이성민씨가 강연중이다
 '퍼퓸라이퍼' 대표 이성민씨가 강연중이다
ⓒ 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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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인하대 TED 강연은 청각, 시각, 촉각, 후각, 미각 순서로 다섯 가지의 감각들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다루었다. 첫 번째 강연은 문화자치연구소 '거리울림'의 기타리스트 백지훤씨의 '소리의 정치학'이었다. 강연에서 백씨는 단순한 생활의 소리들이 모여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백씨는 "소리들이 화음이 되고 적절한 위치에 배열이 됨에 따라 음악이 되는 것은 정치의 측면과 비슷하다"고 했다.

두 번째로 폰트디자인회사 '닥터폰트' 대표 이호는 '타이포그래피의 마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글씨가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주차금지 표지판에 휘갈겨 쓴 글씨는 더욱 위협적인 느낌이 준다. 이것은 상황에 최적합한 글씨이자 최고의 타이포그래피라고 했다. 글씨체 하나로 느낌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단 건, 시각적인 면이 우리를 얼마나 좌지우지하는지 깨닫게 했다.

세 번째 강사로 나선 카이스트 조영호 교수는 '터치의 맛과 멋'에 대해 이야했다. 이어 강단에 올라선 '퍼퓸라이퍼' 대표 이성민씨는 '향수를 만드는 일은 마음에 한 송이 꽃을 피우는 일이다'란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그는 30대 때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향수사업을 시작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차린 뒤, 과거 놀이공원에서 맡았던 첫사랑의 향기를 잊지 못해 'Merry-go-around'란 향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날 강의는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개인마다 다른 향기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된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그는 사랑을 간직하라는 의미로 자신의 향수를 커플관객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후 애프터 파티에서 강사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강연이 끝난 후 애프터 파티에서 강사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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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무대에 모여 오감퍼즐을 맞추고 있다.
 관객들이 무대에 모여 오감퍼즐을 맞추고 있다.
ⓒ 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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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TEDxInhaU 홍보팀장은 27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테드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는데, 1학년 2학기 경제학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보여준 테드 영상을 보고 테드에 빠져들게 됐다"면서 "그 후 우리학교에 TEDxInhaU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연을 처음 기획한 거라 새로웠다, 그저 사람들과 어울려 활동하는 것이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홍보하는 과정에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학교 전체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며 불특정 다수를 끌어 들이려고 하니 절대 만만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번 주제 선정과 관련 박 팀장은 "많은 시간을 들여 서로의 의견을 말하고, 조정하고, 도표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에 '오감의 멋을 내라'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된 것은 요즘 흔하게 열리는 청춘을 위한 힐링 강연에서 벗어나 테드 만의 색깔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이벤트 때에는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창용 TEDxInhaU 홍보팀원도 "주제 선정에 있어 저희 대부분은 청춘, 꿈 등 뻔 한 주제에서 탈피하고 싶어 했다"면서 "더불어 일방적으로 강연을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강연 참석자도 참여할 수 있는 쌍방적인 강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요즘 사람들이 강연이라고 하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테드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강연자가 되어 자기 생각을 말하고 공유하는 자유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따라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와서 즐겼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7기 인하대 TEDx의 모습이다.
 7기 인하대 TEDx의 모습이다.
ⓒ 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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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혜현 인하대 학생은 "주제의 선정이 매우 참신했다, 보통 한 가지의 고정적인 주제를 놓고 거기에 맞춰 여러 명의 연사가 강연을 진행하는 포맷은 자주 접해보았지만, '오감'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를 주제로 각기 다른 연사들이 강연을 진행하는 방식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의 큰 틀 아래에서 거리공연, 뇌 과학, 음악 등 다양한 내용으로 주제를 변주하여 강연하는 방식이 매우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은 이호 폰트 디자이너의 강연이었다"면서 "오감 중 시각을 주제로 한글을 이용한 다양한 타이포그래피를 소개해 주셨는데, 한글이 단순히 '활자'의 이미지를 넘어 매우 감각적이고 시각적인 디자인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쉬어가는 시간으로 오감이 각각 쓰여진 퍼즐을 맞추는 시간이 마련됐다. 강연의 주제와 연관되도록 각자에 감각퍼즐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를 쓰고 들려주는 거였다. 이 코너는 관객들끼리 소통하는 기회가 되었고 소정의 상품도 걸려 있어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가수 김진호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수 김진호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 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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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번 강연의 하이라이트, 그룹 'SG워너비'의 김진호씨의 공연이 진행됐다. 그는 우리가 "음악이라는 약"을 느끼기를 원했다. 모두가 잠시동안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그의 음악에 집중하였다. 그의 호소력 짙은 노래에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한 김진호씨는 SG워너비 시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현실에 타협하지 말고, 울타리 안에 갇힌 얌전한 양의 불안함에서 벗어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애프터 파티를 마지막으로 7번째 TED공연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젊음의 열정이라는 취지와 인하대학교 학생이 직접 계획을 짜고 기획하는 활동이라는 면에서 굉장히 가치 있는 공연이였다. 내년 5월달에 8번째 TED 강연이 있을 예정이라 하니 관심이 있다면 강연을 보러가거나 직접 TEDx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태그:#TED, #TEDX INHAU, #오감의 멋을 내다, #김진호, #인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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