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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 타이틀 로고

워킹 타이틀 로고 ⓒ Working Title Films

국내 영화팬들에겐 '영국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산실로 소개된 영화사, 워킹 타이틀(Working Title Films)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사실 1983년 창립 이래 워킹 타이틀은 액션, 스릴러, 시대물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해왔지만, 유독 국내에선 <노팅 힐><러브 액츄얼리> 같은 달달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강하게 인식되어 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작 <어바웃 타임>이 오는 12월 영화팬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러브 액츄얼리>가 개봉 10주년을 맞아 다시 국내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30년간 워킹 타이틀이 걸어온 역사를 간략히 시대별로 정리해봤다.

◆ 1980년대~1990년대 초반 : 시행 착오+회사의 기반을 다지다

- 1983년 프로듀서 팀 비번, 사라 레드클리프와 함께 워킹 타이틀 설립. 팀은 현재까지 워킹 타이틀의 수장으로 활동중이다.
- 1984년 단편영화 <크리스마스를 쏜 사나이> 제작. 
- 1985년 첫 장편영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개봉. 스티븐 소더버그 연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의 퀴어 영화로 국내에선 11년이 지난 1996년 뒤늦게 공개되었다.
- 1991년 <바톤 핑크> 개봉. 이후 20년 넘는 기간 동안 제작된 코엔 형제의 대표작들은 워킹 타이틀을 통해 선보였다. 같은 해 <로빈 훗> 제작. 하지만 비슷한 시기 개봉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에 밀려 흥행 참패.

- 1992년 세계적인 음반사 폴리그램(PolyGram)의 자회사 폴리그램 픽쳐스의 투자 유치로 예전보다 여유로운 환경에서의 영화 제작 기틀을 마련했다. (팀 비번의 새 사업 파트너, 에릭 펠너도 이에 합류. 반면 회사의 상업주의 성격에 반대한 사라 레드클리프 이탈)
- 1992년 팀 로빈스의 감독 겸 주연작인 정치 풍자 코미디 <밥 로버츠> 제작. 비록 흥행에선 크게 재미보진 못했지만 정치 풍자 코미디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1993년 흑인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한 이색 서부극 <파시> 선보임. <장고 언체인드>보다 무려 20년 앞선 시도였다.

◆ 1990년대 중후반 : 영광의 시대 개막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포스터.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포스터. ⓒ Working Title Films

- 1994년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개봉. 드디어 워킹 타이틀의 장기가 드러나기 시작하다. 전 세계 2억 4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영국 영화로는 1990년대 처음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주연을 맡은 휴 그랜트는 이후 <노팅 힐><어바웃 어 보이><브리짓 존스의 일기><러브 액츄얼리> 등을 통해 워킹 타이틀 전성시대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기도.
- 1995년 또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수작 <프렌치 키스> 탄생. 멕 라이언-케빈 클라인의 캐스팅은 지금 봐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 1995년 <데드맨 워킹>은 사형제도의 당위성에 과감히 물음표를 던졌다. 숀 펜-수잔 서랜든의 명연이 돋보인 수작.
- 1996년 코엔 형제의 걸작 <파고> 개봉. 아카데미 각본/여우조연상과 칸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 1997년 인기 TV 시리즈 <미스터 빈>이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겼다. 로완 앳킨슨의 좌충우돌 해프닝이 여전히 큰 웃음을 자아낸 극장판 역시 TV물 못잖은 인기를 얻었고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흥행 기록을 깨고 전세계 2억 5000만 달러 수입을 벌어들였다.

- 1998년 역사물 <엘리자베스>로 그해 주요 영화상 다관왕 후보에 올랐다. 비록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놓쳤지만 케이트 블란쳇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말 그대로 '명불허전'.
- 1999년 유니버설, 폴리그램 합병. 현재까지 유니버설과 워킹 타이틀의 협업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 1999년 로맨틱 코미디 역사의 새롭게 쓴 <노팅 힐> 개봉. 워킹 타이틀 최초로 북미 지역에서 1억 달러 (세계 시장 3억 6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그들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다.

◆ 2000년 초: 다양한 장르의 도전과 성공

 <노팅 힐> 포스터

<노팅 힐> 포스터 ⓒ Working Title Films

- 2000년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빌리 엘리어트><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등 수작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빌리 엘리어트>는 후일 뮤지컬로 제작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 2001년 또다른 로맨틱 코미디 흥행작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개봉.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의 성공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이미지는 더욱 굳건해졌다.
- 2002년 <어바웃 어 보이> 영화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이후 두 번째로 워킹 타이틀이 제작한 소설가 닉 혼비 원작 작품이다. (최근 미국 NBC에서 TV시리즈로 제작, 이번 겨울 시즌에 선보일 예정)
- 2003년 '007 뒤집기'를 시도한 패러디 코미디 <자니 잉글리시> 개봉. 또 한 번 로완 앳킨슨의 웃음 폭탄이 위력을 발휘했다.

- 2003년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노팅 힐>의 시나리오를 쓴 리처드 커티스가 감독을 맡은 걸작 로맨틱 코미디 <러브 액츄얼리> 제작. 이 영화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와 국내에선 이와 유사한 '앙상블 캐스팅' 구성의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 2004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애정과 열정> 개봉. 비록 전편에 비해 평단의 반응은 냉소적이었지만 상업적으론 대성공을 거뒀다. 같은해 선보인 <윔블던>은 아쉽게도 흥행 실패. 이후 워킹 타이틀은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2008)외엔 이렇다한 로맨틱 코미디를 제작하지 않았다.
- 2004년 '호러 코미디'의 새 장을 연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선보였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공포 영화 뒤집기'가 멋지게 성공하면서 이후 <뜨거운 녀석들> 제작 기반을 마련했다.
- 2005년 신예 감독 조 라이트를 발견한 <오만과 편견>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워킹 타이틀 최초의 정치 스릴러 영화 <인터프리터>도 이해 제작되었다.

◆ 2000년대 후반 : 정체기 + 재도약을 꿈꾸다

 <레미제라블> 포스터

<레미제라블> 포스터 ⓒ UPI 코리아

- 2006년 판타지 코미디 <내니 맥피>, 9.11 테러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룬 <플라이트 93> 개봉.
- 2007년 화끈한 액션물 <스모킹 에이스>, 에드가 라이트의 또다른 히트작 <뜨거운 녀석들>, 시대물 속편 <엘리자베스:골든에이지>을 나란히 선보였다.
- 2008년 조 라이트 감독의 두번째 작품 <어톤먼트>, 로맨틱코미디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정치드라마 <프로스트 VS 닉슨> 잇달아 개봉.
- 2009년 동명 TV시리즈를 영화화한 스릴러물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음악 영화 <록큰롤 보트>가 등장했지만 상업적으론 재미를 보지 못했다.

- 2010년 '본' 시리즈의 콤비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그린 존>이 제작되지만 흥행에 대참패했다. <내니 맥피2 : 유모와 마법대소동>은 고만고만한 성과를 얻는데 만족.
- 2011년 <자니 잉글리시2>,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개봉.  코미디와 스릴러라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첩보물들이었지만 관객몰이에 성공한다. 특히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는 그해 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영화상 주요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등 작품성도 인정을 받았다.

- 2012년 각기 다른 고전 <레미제라블>, <안나 카레리나>가 나란히 영화화. 동명의 뮤지컬을 토대로 제작된 <레미제라블>은 북미 1억 4880만 달러, 세계 4억 41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워킹 타이틀 역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되었다. 반면 <안나 카레리나>는 조 라이트 감독-키이라 나이틀리 콤비의 세번째 만남(<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로 관심을 모았지만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 2013년 F1레이스 실화 <러시:더 라이벌>, SF 코미디 <월즈 엔드>,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 제작

* 워킹 타이틀 영화 속 최고의 삽입곡 관련 기사(영화 '노팅 힐'은 못 봤어요, '쉬~'는 들어봤죠?)로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워킹 타이틍 노팅 힐 러브 액츄얼리 프렌치 키스 브리짓 존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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