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 TV쇼 진품명품 >을 놓고 노사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

KBS 1TV < TV쇼 진품명품 >의 제작진이 제작진 전원 교체 사태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 KBS


KBS 1TV < TV쇼 진품명품 >(이하 <진품명품>)의 제작진이 제작진 전원 교체 사태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4일 그동안 <진품명품>을 담당했던 박상조·김창범·김동훈·최인성·정혜경 PD는 공동 명의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말문이 막힙니다. 기가 찹니다. 치가 떨리고, 피가 마구 솟구쳐 오릅니다"라며 "MC 선정 과정에서 제작PD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당연한 요구에 대해 전원 연출권 박탈과 업무재배정, 타국발령이라는 초유의 만행을 접하고 분노를 억누를 길 없습니다"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요구가 지나친 것일까? 수백 번 되물어도 답은 자명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요구입니다"라고 강조한 제작진은 "MC 선정에 의견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PD는 시체 아니 좀비나 마찬가지"라며 "권력의 지시를 받는 주술사의 주문에 따라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좀비PD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일갈했다.

또 "평균 나이 50세가 넘고, 평균 제작경력 20년 이상이 된 우리는 싸우는 게 싫고, 귀찮고, 두렵기도 합니다"라며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연출권의 끝자락마저 내줄 수 없습니다. PD임을 포기하기 싫습니다"라고 밝힌 이들은 "수모와 굴욕을 참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수신료로 월급을 받는 직업에 대한 마지노선을 지키려는 것일 뿐입니다. KBS를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군사정권에서 횡행하던 파쇼와 독재의 폭력이 총칼 대신 인사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현실입니다"라며 "길고 지난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당한 폭력 앞에서 비겁하지 않기를, 의연하기를 우리 스스로에게 진정으로 바라면서 이 글을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BS는 그간 <진품명품>의 MC 선정을 두고 제작진과 갈등을 벌여온 끝에 기존 제작진 전원을 타 부서로 발령내거나 다른 프로그램에 배치, <진품명품> 업무에서 제외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31일 녹화는 파행으로 치달았으며, 3일 방송은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KBS 측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에 "나머지 제작진은 부서 내의 업무 분장이 바뀐 것뿐"이라며 "진행자 교체를 두고 제작진과 이견이 있었고, 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부득이하게 담당 PD들의 업무를 새로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 교체는) 진행자 교체와 함께 내부 문제를 정리해 분위기를 일신하고, 프로그램에 참신한 변화를 주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10일 방송부터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품명품 KBS 윤인구 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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