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사진/이정민 기자|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에서 박재경은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분명 시청자들이 공감할만한 캐릭터였다. 거침없던 천방지축 검사가 문일석(조민기 분)을 쫓고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박재경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가비>와 드라마 <대풍수> 이후 차기작을 고민하던 김소연이 욕심을 내서 이번 드라마에 적극적으로 합류 의지를 보였다는 건 어찌 보면 배우 본인에게나 드라마에게나 잘된 일이었다. 소현경 작가가 집필했던 <검사 프린세스>에서 김소연이 맡았던 검사 마혜리, 그리고 같은 작가가 쓴 <투윅스> 박재경 사이의 간극을 주목해보자. 어쩌면 <투윅스>는 3년의 시간 동안 한 여배우가 자신을 증명할 성장 드라마로 볼 수도 있다.

"영화를 끝내고 저 나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거 맞나요?(웃음) 그동안 제가 짝사랑한 작품이 몇 개 있었거든요. <49일> <내 딸 서영이> 등도 개인적으로 많이 원했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배역에 딱 맞는 분들이 하셨더라고요.

<투윅스>는 소현경 작가님이 하신다고 했을 때 바로 저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어요. 돈 안 받아도 하겠다면서(웃음). 나중에 작가님이 말해주신 건데 안 그래도 절 생각하고 있었더라고요. 원했던 작품이었기에 잘하고 싶었습니다. 작품마다 소홀히 준비한 건 없었지만 유난히 각오가 남달랐어요."

성장의 발판이 된 <투윅스>...그래서 더 멋있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소연은 <투윅스>의 매력으로 살아있는 여성 캐릭터를 꼽았다. 서인혜(박하선 분)부터 악역 조서희(김혜옥 분)까지 각 캐릭터는 단순한 보조가 아닌 살아있는 입체감으로 드라마에 큰 공헌을 했다. 김소연은 "모든 게 깨알같이 캐릭터를 살려준 작가님 덕"이라며 강조했다.

오미숙의 죽음, 그리고 문일석을 취조했던 때, 약으로 자살하려던 조서희를 막아서며 대사를 던졌을 때. 모두 김소연이 가장 좋아했던 장면이었다. 정말 검사 박재경이 돼 사건의 흐름에 따라 감정도 기복이 있었다. 혼신을 다했기에 자신 있게 아쉽다고 말할 수 있단다. 그래서 시청률 면에서도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투윅스>는 나름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다. 또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로 김소연은 배우로서 자신을 한 번 더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이건 스스로가 얻은 큰 수확이었다.

"문제점을 파악했다는 거죠. 제가 무얼 고쳐야할 지 그걸 알아낸 게 컸어요. 진짜 마음 같아서는 처음부터 다시 찍고 싶거든요. 어릴 때야 무조건 다하고 싶고, 내 걸로 만들고 싶었다지만 이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쉴 때 어떻게 쉬어야할지 생각하게 됐어요. 예전엔 무료하게 쉬었죠. 그냥 엄마랑 놀거나 조카랑 놀거나 했는데 잘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음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젠 다음의 다음 작품까지 생각하게 됐고, 잘 성장해야겠다고 뼈저리게 느꼈죠. 본래 부족함을 인정한다는 게 어렵잖아요. 근데 제 부족함을 인정하게 되더라고요.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도 있지만 내 스스로 재정비의 시간을 소홀하게 했다는 게 큰 깨달음이었죠. 지금 엘지가 야구를 정말 잘하는데 그걸 보면 그분들이 지난 겨울에 얼마나 고생했겠어요. 내게 전지훈련은 곧 그런 쉬는 시간이었는데 너무 행운만 바랐던 거 아닌지 느낀 거죠."

중국 진출 이후의 공백기..."자기 관리 부족했던 때였다"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눴을 때 조심스럽게 김소연의 지난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실은 지난해 인터뷰 때 미처 물어보지 못하고 묵혀두었던 질문이었다. 데뷔 20년차를 바라보는 김소연에게 어쩌면 전성기라 할 수 있었던 2005년 직후, 중국 시장으로 진출했던 그때 이야기였다. 당시 김소연은 영화 <칠검>을 비롯해 드라마 <대청휘산> 등을 찍으며 중국 대중들에게 다가갔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당시 경험에 대해 김소연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그때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제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거겠죠? 솔직히 자기 관리가 부족했어요. 중국 활동은 사실 감사한 일이죠. 절 좋아해줘서 간 건데 죄송하게도 전 스스로 아무 것도 듣지 못했던 시기였어요. '그러면 안돼'라고 주변에서 누가 쓴 소리를 했어도 못 들었을 거예요.

나에 대한 문제는 파악 못하고 그저 '난 왜 운이 없나' 생각한 거죠. 바보 같이 기회가 온 줄도 모르고 지나친 거예요. 뼈아픈 실책이었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일할 때 조금은 더 예민해지는 거 같아요. 누군가는 제게 '좀 더 여유를 가져도 된다'고 하지만 오히려 전 나태해지는 걸 경계하고 있어요. 쓸데없이 자존감이 컸던 예전이었고, 지금은 그러지 말자며 다짐하면서요.

전에 <힐링캠프>의 이지선씨 편을 봤는데 그분이 그러셨어요. 과거에 아름다웠던 시절 얘기를 하면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땐 몰랐기에 지금이 소중하다고요. 난 나의 예전 시절이 다시 안 왔으면 생각하는데, 방송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했죠."

예전과 지금의 자신을 보면 종종 김소연은 왜 이렇게 부침이 심할까 생각을 하면서도,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한참을 더할 건데, 그 풍파는 아무 것도 아닌데 너무 얕게 생각하고 있다"며 종종 마음을 다잡는단다. '자기도취' 김소연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겠다며 앞으로의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전했다.

이제 갓 30대를 지나온 한 여배우의 생각이라기엔 상당히 성숙한 다짐이다. 숱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왔을 김소연이었기에 가능한 생각 아닐까.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에서 남부지검 형사1부 검사 박재경 역의 배우 김소연이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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