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금속노조 쌍차지부 해고노동자들과 범대위 대표단이 현 정권의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이행과 해고자복직을 요구하며 집단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14일째 되는 날입니다.
지난 번 3일차에 찾아갔던 날,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고동민님이 제게 농담처럼 부탁을 하나 했습니다. 제가 자신의 얼굴을 너무 동그랗게 그려준다며 단식농성 중에 자신의 얼굴에 각이 나오면 꼭 다시 그려달라는 것이었지요. 저는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고동민님의 마음이 짠하게 다가와 그러마고 약속을 했었지요.
그러고는 집단단식농성장에 며칠 못 가다가 단식 14일째 되던 23일 새벽 SNS에 올라온 고동민님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많이 핼쑥해진 얼굴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 울컥 올라왔습니다. 그리고는 그날 제가 했던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현 정권이 대선 시절 했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집단단식농성을 하는데 저마저 약속을 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렸습니다. 약속을 했으니까요!
고동민님, 얼굴에 각 나왔어요.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힘드시더라도 악착같이, 웃음 잃지 마시고 희망 잃지 마시고 이 정권이 최소한 '신의'의 무게를 깨달아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부디 기운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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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조사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집단단식 농성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님과 제가 약속했던 '각 나온 얼굴 캐리커처'를 그렸습니다. |
ⓒ 이동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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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14일째인 9월 23일로부터 딱 한 달 전인 지난 8월 24일 범국민대회 당시 고동민님 모습.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범국민대회 당시 모습을 그렸었지요. 좌로부터 고동민님, 문기주 정비지회장, 김정우 지부장, 김성진님 모습 입니다. 당시 고동민님은 동글동글하고 만화 캐릭터같은 모습이었지요. |
ⓒ 이동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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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물론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던 바이긴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약속을 하나 둘 버려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며 '인간의 도리'에 대해 생각을 해 봅니다. 자신의 말과 약속을 스스로 가볍게 만들고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 갈 생각인지 국민들 마음을 근심에 휩싸이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