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2>에서 소울다이브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2>에서 소울다이브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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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2>의 마지막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 스윙스와 매드클라운이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고, 결승에 오른 지조도 불과 2만원 차이로 우승을 놓쳤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3인조 힙합 그룹 소울다이브였다.

2일 Mnet <쇼미더머니2>는 소울다이브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이날 경연에서 소울다이브는 '영순위'(준결승전)로 스윙스를, 'Missing'(결승전)으로 지조를 꺾고 1억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바야흐로 2달 간의 랩 배틀 대장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소울다이브의 우승은 이변에 가까웠다. <쇼미더머니2> 경연에서 소울다이브는 멤버들(넉없샨·지토·디테오)간 실력 편차에 관한 지적을 받는 상황이었다. 자연히 우승에 대한 기대감도 적었다. 세미 파이널에 오른 4명의 힙합 뮤지션(팀) 중, 실력적인 면에서 소울다이브의 우승 확률이 제일 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쇼미더머니2>의 우승자는 소울다이브였다. '예측이 빗나갔다'는 사실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쇼미더머니2>의 아듀의 순간은 개인적으로 '좋은 힙합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고민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우승한 소울다이브, '20만원' 아웃사이더... 한계 깨지 못한 이유

지난 6월 방영을 시작한 <쇼미더머니2>에는 '실력파' 힙합 뮤지션 들이 대거 참여했다. 2013년 대중가요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치기를 비롯해 언더에서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한 스윙스와 킹콩, 매드 클라운등의 등장은 흥미진진했다.

여기에 지상파에서 유명세를 치룬 힙합 뮤지션도 <쇼미더머니2>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외톨이'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아웃사이더, MBC <나는가수다>에서 가수 이소라의 보조(피처링)를 맞춘 경력이 있는 소울다이브 등이다.

힙합 뮤지션에게 있어 <쇼미더머니2>의 매력은 무대 위에서 표현의 한계가 없다는 점일 것이다. 경연 출연 뮤지션에게 있어서는 자신에게 따라붙었던 음악적 편견을 깰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소울다이브와 아웃사이더에게 그랬다.

그동안 소울다이브에게는 유명가수들의 피처링 가수라는 꼬리표, 넋업샨과 나머지 멤버들(지토, 디테오)간의 실력편차, 그로인해 따라붙은 '넋업샨과 아이들'이라는 오명이 따랐다. 음악 외적인 편견도 있었다.

소울다이브의 지토는 2008년 유명 힙합 뮤지션에게 곡으로 '디스(공격)'를 당했다는 소문을 겪었다. 디테오는 2011년 트위터에 타인에 대해 주관적인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힙합 뮤지션으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소울다이브가 이런 편견을 떼기 위해서는 <쇼미더머니2>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가령 '넋업샨과 아이들' 오명을 벗고, 인기 가수에 의지한다는 비난을 바꾸려면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보여줘야 했다. 특히 지토와 디테오의 경우 자신들의 랩 파트 비중을 높이고, 향상된 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파격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소울다이브의 1차 무대는 넋업샨의 실력이 도드라진 공연이었고 2,3,4차는 그들의 랩보다 화제성 있는 가수(유승우+셀마, 이성수+스컬, 우혜미)의 피처링이 더 부각됐다. 지토와 디테오의 랩 비중을 높인 것은 5차('영순위') 경연 정도였다.

하지만 '영순위'에서 소울다이브(지토, 디테오)의 랩은 잘 들리지 않았다. 지토의 랩 성량 문제, 디테오는 랩 가사를 또박또박 읽지 않고 고함 치는 듯한 스타일 때문이다. 이는 개성이나 특별함으로 치장할 수도 없는 랩 실력의 범주였다. 음악 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은 랩(지토, 디테오)에 높은 평가를 하기는 어려웠다.  

<쇼미더머니2>에서 아웃사이더도 자신의 한계를 깨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단지 빠르게만 부를 수 있는 래퍼'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었던 그였지만, 4차 경연에서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은 '20만원 공연비'의 굴욕적 기록을 남기며 경연에서 탈락했다.

아웃사이더는 빠르게 랩 부르기 특징에 있어서는, 분명 다른 래퍼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아웃사이더는 <쇼미더머니2>에서  빠르지 않는 랩을 어색하게 부르는 모습이 엿보여 아쉬움을 줬다. 대표적인 예로 매드클라운과 합동으로 무대를 꾸민 '성인식'이 그랬다.

무반주로 '외로워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 가슴이 시려'부터 시작된 랩은 리듬감이 어색했다. 이는 '리듬이 남들과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무반주에서 제대로 리듬을 타지 못해 발생한 문제처럼 보였다.

아웃사이더의 랩 가사와 퍼포먼스도 공감하기 어려웠다. 아웃사이더는 <쇼미더머니2>에서 경연에 임하는 경연자의 입장인데, 가사에는 생뚱맞게 '결과, 승패, 증명 모든게 쇼'라고 표현하거나, 힙합 팬들을 향해 '대체 네들이 뭘 보고 버튼을 누르겠어. 어차피 삿대질' 이라고 하는 표현을 담아, 듣는 이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게다가 힙합 공연에 격파 시범을 보이는 난해한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평가자인 힙합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4차 경연에서 단 2명 관객의 지지를 받은 탈락은 그 결과였다. 그렇기에 소울다이브, 아웃사이더에게 <쇼미더머니2>는 좀 더 좋은 래퍼가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실력과 진정성)을 발견한 무대였다.

우승 놓쳤지만 스윙스, 매드클라운, 지조 한계 깬 무대 빛나다

2일, <쇼미더머니2> 경연 현장에 모인 힙합 팬들은 우승자로 소울다이브로 꼽았다. 이변이었다. 이날 소울다이브는 '영순위'에서 관객들을 무대로 끌어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승리했고, 'Missing'에서 깃발을 흔드는 연출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결국 높은 공연비를 획득해 우승을 차지했다.  경연의 측면에서 보면, 소울다이브는 우승 할 만한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쇼미더머니2>에서의 소울다이브 우승에서 경연 인기투표이상의 무엇을 발견할 수 없었다. 소울다이브 지토와 디테오의 랩 가사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디테오는 경연에서 '인터넷 글은 공습경보, 뒷담화로 보답할게 이건 영광의 승전보, 기삿거리잡고 싶은 건 아래나 위나 똑같아. 떡밥하나 잘해줄게, 더 잘해봐'(3차)란 가사를 내뱉었다. 하지만 이런 랩 가사는 2011년 SNS에 한 공인에 대해 사적인 비난 트윗을 남겨 누리꾼의 뭇매를 맞은 그가 할 말은 아니었다. 

지토 역시 마찬가지였다. <쇼미더머니2>에서 '난 다윈같은 진화 이론, 발전형 type'(1차), '2008년도의 나쁜놈 (중략) 넋업샨과 아이들의 틀을 깨버리고파' 라는 랩을 내뱉었지만, 진정성은 잘 와닿지 않았다.

지토의 랩 가사가 힙합 팬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과거 자신의 랩 실력을 디스했다는 소문에 대해, 혹은 소문의 상대 뮤지션을 맞디스할 정도의 실력 향상은 보여야 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다른 경쟁자들처럼 무반주로 무대를 꾸미는 용기 정도는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토가 <쇼미더머니2>에서 보여준 무대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렇듯, <쇼미더머니2>에서 소울다이브가 '틀'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다른 실력파 힙합 뮤지들은 힙합 뮤지션으로의 한계에 도전해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스윙스, 매드클라운, 지조등이 그랬다. 이들은 특색 있는 음색과 진솔한 삶이 묻어나는 개성 있는 가사말로 <쇼미더머니2>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무반주로 랩하다니, 다들 이래도 되네? 나는 MC, 당연한 걸 내가 왜 빼"(스윙스,4차 경연)
"저 그냥 마이크 안 쓸게요."(매드클라운 4차 경연)

특히 4차 공연에서 무반주 래핑을 선보인 스윙스('Raw')와 매드클라운의 모습('외로움은 손바닥 안에')은 <쇼미더머니2>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을 만 했다. 무반주 임에도 라임과 플로어가 진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랩은 솔직하고 강렬했다.

숨 죽인 힙합 팬들, 그리고 그 정적위에 자신의 삶을 녹여낸 '시'를 읊는 스윙스와 매드 클라운의 랩은 반주 없이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실력파 힙합 뮤지션의 진정성 있는 무대는 2일 <쇼미더머니2>의 피날레에도 이어졌다.

지조는 준결승 무대에서 즉흥적인 프리스타일 랩으로 힙합의 진수를 보여줬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자유로운 표현들 "지금 이 상황으로 프리스타일을 만들어 볼 테니까 내 말 잘 들어"란 말로 시작된 랩은, 장내에 모인 팬들을 열광시켰다.

준결승 무대에 나선 매드클라운의 자신만만한 랩 가사 속, 인상적인 라임과 플로우는 군계일학이었다. 'XX들, 진짜 모르겠니. 니들이 하는건 그냥 랩 서커스!"라고 말하는 매드클라운의 모습에서 자부심 가득한 뮤지션의 모습이 엿보였다.

"랩이 XX 딸렸어. 그때부터 달렸어. 절대 몰랐지. 모든 것은 조금씩 다 말렸어. (중략) 이 빌어먹을 싸움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중략) 마이크 하나와 내 목소리가 전부 다다. 근데 넌 대체 뭔데, 껍데기가 전부다다."                                        (매드클라운 5차공연)

스윙스의 솔직한 고백도 눈길을 끌었다. 랩 가사에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결국 한 여자를 떠난 보낸' 이야기를 담아 넣은 랩은 진솔하게 다가왔다.

"눈이 먼 X새끼는 정신 못 차리고 다른 여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후에 그녀마저 보내고 돌아와 달라고 웅변하고 토해도 '난 변했다'고 웅변하고 XX 쇼해도 당연히 돌아오지 않지. 그저 노래로 그녀에게 빌어."                                    (스윙스 5차 공연)

문득 이런 스윙스의 진솔함을 소울다이브 디테오의 랩에서, 매드클라운의 무반주 용기를 소울다이브 지토의 랩에서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좀 더 많은 이들이 <쇼미더머니2>의 우승자 소울다이브를 인정하지 않았을까.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쇼미더머니3> 기대한다

스윙스, 매드클라운, 지조 이들은 결국 <쇼미더머니2> 마지막 무대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패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난이도 높은 무반주 랩(스윙스, 매드클라운), 긴장감 넘치는 프리스타일 랩(지조)를 혼자서 해낸 진짜배기 힙합 뮤지션들이기 때문이다. 매 경연에서 자신의 한계를 깬 이들에게 진정성있는 힙합의 모습을 봤다.

그들은 1억 상금이 걸린 결승무대에서도 쉬운 노래, 단순히 경연장 분위기를 띄우는 곡을 선곡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힙합 정신이 묻어나는 곡과 가사로 무대를 장식했다. 전자음의 떡칠이 아닌, 인기몰이용 퍼포먼스가 아닌, 진정성 있는 힙합 뮤지션의 무대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실력파 힙합뮤지션들에게 '인기투표식'으로 진행된 <쇼미더머니2>의 패배는 인정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내 인생의 방향이 언제나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듯, 우승을 놓친 힙합 뮤지션들에게 오늘의 패배가 약이 되지 않을까.

D.O크루 이현도의 "패배라는 것은 멍에나 흠집이 될 수 없다. 우리 래퍼들이 이젠 그것을 깨달았으니 더 좋은 래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그런 노력이 빛을 발해 <쇼미더머니3>에서는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우승자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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