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통의 강호 삼성 라이온즈와 진격의 LG 트윈스가 양강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 전부터 약체로 분류됐던 NC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는 역시나 '2약'을 형성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중위권 싸움이다. 돌풍의 넥센 히어로즈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SK와이번스까지. 5개 팀이 6.5경기 차이로 촘촘하게 줄을 서 있다. 2장의 가을 잔치 초대권을 놓고 5개 팀이 각축전을 벌이는 형국이다(물론 삼성과 LG의 4강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지난 6년간 5번이나 가을야구를 경험한 두산 베어스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롯데 자이언츠는 가을야구 단골팀답게 좀처럼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않고 가을야구의 커트라인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6경기 49점, 마운드의 불안은 공격력으로 메운다

두산은 후반기를 앞두고 커다란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기에만 10승을 올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지난 23일 등근육통으로 1군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이다. 니퍼트는 전반기에도 같은 부상으로 한두 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적은 있지만 1군에서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퍼트의 부재는 생각보다 컸다. 로테이션이 무너진 두산은 유희관과 노경은을 내세우고도 넥센에게 2연패를 당했다. 스윕패로 후반기를 시작할 뻔 했던 두산을 구원한 것은 역시 팀타율(.289), 팀득점(444점) 1위에 빛나는 두산의 불방망이였다.

두산은 25일 넥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김병현에게 3회까지 9점을 뽑는 놀라운 공격력을 과시하며 11-5로 승리했고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3일 동안 41안타로 27득점을 올리며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다만 핵심 불펜 투수 오현택이 최근 3경기 연속으로 실점을 기록했고 마무리 홍상삼도 24일 넥센전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의 연속이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 역시 데뷔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 주 두산은 6경기에서 총 49점을 내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과연 이 무시무시한 두산의 공격력이 팀 평균자책점 3.94를 자랑하는 롯데의 마운드를 상대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타선-마운드 동반 부진에도 주간 성적 4승2패

롯데는 지난 주 한화 이글스와 SK와이번스를 만나 4승2패를 기록했다. 안방에서 열린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에 그친 것은 아쉽지만 선발진이 붕괴돼 허준혁, 김사율 등을 급하게 올려 쓴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전한 한 주였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롯데의 후반기 시작은 기대보다 불안함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마무리 김성배가 3연속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흔들렸고 불펜 투수들을 선발로 끌어 쓰는 바람에 불펜진도 덩달아 허약해졌다.

외국인 듀오 셰인 유먼(10승3패 평균자책점 3.47)과 크리스 옥스프링(7승5패3.67)이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 김수완(1승 3.43), 이재곤(3승1패 4.71), 고원준(1승3패 5.28) 등 선발 유망주들이 하나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팀타율 7위(.260), 팀 득점 6위(352), 팀 홈런 8위(35개)에 머물러 있는 빈약한 공격력은 롯데의 최대약점이다. 실제로 현재 롯데 타선에는 손아섭(.329)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고 7홈런의 강민호가 팀 내 홈런 1위일 정도로 장타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많은 약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롯데의 성적은 4위 두산에 불과 1.5경기 뒤진 단독 5위. 롯데가 4강 싸움을 느슨하게 할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7월의 마지막 주, 롯데가 반드시 끌어 내려야 할 숙적 두산이 부산으로 내려 온다.

에이스 등판할 수 없는 3연전, 노경은-옥스프링이 운명 가른다

롯데와 두산은 최근 4년 간 세 번이나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했을 만큼 가을야구와 인연이 깊은 팀이다. 작년까지 롯데의 주포로 활약했던 홍성흔은 올해 두산의 주장이 됐고 두산이 2011년 보호선수 40인에서 제외시킨 김성배는 올 시즌 롯데의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이 28일 SK전에 등판해 7.1이닝을 던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유먼을 이번 3연전에 등판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롯데는 옥스프링, 송승준, 허준혁(이재곤)으로 팀타율 1위의 두산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롯데로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두산 역시 이번 3연전에 등판할 선발진이 그리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두산은 등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니퍼트가 8월 2일부터 1군등록이 가능하다. 여기에 유희관 역시 28일 LG전에서 116개의 공을 던졌다.

결국 이번 3연전의 결과는 1차전에서 맞붙는 노경은과 옥스프링의 선발 대결에서 우열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두산 선발 노경은은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올리는 눈부신 호투로 작년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다만 롯데전에서는 1패 6.60으로 부진한 편이다

이에 맞서는 옥스프링은 두 번의 등판에서 1패를 당했지만 3.60의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투구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6월 6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두 달 가까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는 점이 옥스프링의 불안요소다.

2009년과 2010년, 그리고 2012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펼치며 야구팬들을 흥분시켰던 두산과 롯데가 올해는 가을 야구로 향하는 길목에서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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