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명가 부활을 꿈꾸는 현대캐피탈이 '여오현 효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열린 2013 프로배구 컵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탈락시키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더 큰 의미는 V리그 6년 연속 우승의 '챔피언' 삼성화재를 꺾었다는 것이다.

비록 외국인 공격수 없이 치른 경기였지만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과 확 달라진 전력을 선보였고, 그 중심에는 올 시즌 새롭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국내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이 버티고 있었다.

삼성화재와의 재계약이 틀어져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여오현은 경험 많은 선수답게 재빨리 팀에 녹아들었다. 이날 여오현은 수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화재 공격수들의 스파이크가 마치 어디로 향할지 미리 알고 있는듯 쉴 새 없이 몸을 날리며 무려 21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특히 듀스 접전이 계속되던 2세트에서 박철우의 오픈 공격을 완벽하게 걷어내며 역전승의 박판을 마련했다. 또한 안정된 서브 리시브는 물론이고 동료 수비진의 위치를 정해주며 고참답게 끊임 없이 활기를 불어넣었다.

여오현의 활약으로 수비가 안정되자 현대캐피탈의 공격도 살아났다. 프로 2년 차 공격수 송준호는 24득점을 올리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박주형도 2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3년 만에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호철 감독은 복귀 첫 승리를 거두며 삼성화재와의 더욱 치열해진 라이벌전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나선 여오현은 12년간 국가대표팀과 삼성화재의 코트를 지켜왔다. 성실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선보이며 지난 시즌에는 프로배구 최초로 3000디그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센터진을 앞세운 '높이 배구'로 프로배구 강호로 자리잡았지만 고질적인 서브 리시브 불안과 잦은 범실로 무너지며 삼성화재의 그늘에 가려졌다. 하지만 여오현의 합류로 수비 고민이 해결되면서 더욱 강해진 전력으로 돌아왔다.

더구나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세대 교체에 나선 현대캐피탈로서는 여오현처럼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이 더욱 든든할 수밖에 없다. 부상 치료 중인 문성민이 복귀하고, 외국인 공격수를 잘 뽑는다면 삼성화재와의 V리그 우승 경쟁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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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여오현 리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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