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5분 레자 구차네자드(스탕다르 리에주)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한국은 이란에 0-1로 패했지만 같은 시간에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5-1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골득실에서 앞서 2위로 본선에 성공했다(한국 +6, 우즈베키스탄 +5).

한국은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갑작스런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며 전력에 공백이 생긴 가운데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손흥민(레버쿠젠)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를 좌우 측면에 배치하는 공격적인 전술 운영을 펼쳤다.

그리고 김남일(인천)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는 장현수(FC 도쿄)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이명주(포항)와 짝을 이뤘고, 주장 곽태휘(알 샤밥)가 빠진 중앙 수비진에는 김기희(알 사일리아)가 출전하여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짝을 이뤘다.

한국은 전반부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역으로 이란은 한국의 공격에 맞서 자바드 네쿠남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구차네자드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집중하며 한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전 점유율에서 월등히 앞섰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6분 김신욱의 발리 슈팅을 시작으로 이동국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나왔고, 김신욱과 이동국의 합작을 통해 만들어진 기회를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위를 벗어나고 말았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 속에서 한국은 골을 넣지 못한 채 후반전을 시작했다. 한국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이란은 원톱에서 투톱 전술로 변경하면서 전반전과는 다른 전술 변화를 꾀하면서 역습을 통해 한국의 빈틈을 노렸다.

결국 한국은 후반 15분 수비수 김영권의 단 한 차례의 순간적 실수가 결정적인 실점으로 연결되었다. 수비라인을 올린 상황에서 김영권이 구차네자드와의 볼 경합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볼을 빼앗겼고, 구차네자드가 정성룡과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은 이근호와 김보경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효과적인 공격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후반 30분 이란 골키퍼의 미숙한 볼 처리를 틈타 김영권과 장현수가 연이어 슈팅을 했지만 득점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장현수의 중거리 슈팅과 이근호의 헤딩슛도 골문을 벗어나며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국이 다급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이란은 침대 축구와 같은 볼썽사나운 매너를 보이며 시간을 끌었다. 한국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이란이 침대 축구를 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시간은 흘렀고, 결국 한국은 홈에서 이란에 0-1로 패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란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이란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었고,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의 경기가 우즈베키스탄의 5-1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골득실에 의해 조 2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고, 브라질(20회),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의 기록을 세웠지만 이날 경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고 한국 축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 경기였다.

한국으로서는 이날 패배로 인해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균형을 맞출 기회를 놓쳤고, 아시아 축구의 라이벌인 이란을 상대로 홈에서 자존심의 큰 상처를 입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과 최강희 한국 대표팀 감독의 신경전이 격화되는 등 전쟁과도 같은 분위기를 방불케하며 긴장감이 불어넣어진 경기에서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험난했던 3차 예선 최종전과 최종예선의 여정을 치르면서 한국 축구의 틀을 만들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한국 축구의 장기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기 전에 한사코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조중연 전 회장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었고, 임명 당시 최종예선까지로 계약기간을 못박으며 스스로 시한부 감독임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대표팀 내부에서 여러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최강희 감독의 지도력 및 전술 체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이러한 상황들을 보며 대표팀 감독의 임명 과정에서 K리그 클래식 클럽의 감독을 무작정 빼오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서 대표팀과 감독 당사자, 소속 클럽에 피해를 주는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이란전 패배로 인해 아쉬움의 의미가 큰 것이 사실이며 한국 축구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브라질 월드컵을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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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블로그(khseo11.tistory.com)에도 중복 게재하였습니다.
한국 축구 이란전 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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