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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 17일 오후 5시 52분]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로비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대부분의 자사 기자들이 빠진 채 발행된 17일자 신문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지난 4월 말 장재구 회장이 200억 원 가치가 있는 회사 자산을 개인적인 빚을 변제하기 위해 유용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뒤 노사 갈등을 빚어왔다.
▲ '짝퉁 한국일보'에 기자들 '망연자실'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로비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대부분의 자사 기자들이 빠진 채 발행된 17일자 신문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지난 4월 말 장재구 회장이 200억 원 가치가 있는 회사 자산을 개인적인 빚을 변제하기 위해 유용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뒤 노사 갈등을 빚어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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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로비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대부분의 자사 기자들이 빠진 채 발행된 17일자 신문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 '짝퉁 한국일보'에 기자들 '망연자실'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로비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대부분의 자사 기자들이 빠진 채 발행된 17일자 신문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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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 봤어요?"
"무가지야, 무가지! 돈 주고 사보기 아깝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신관 1층에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15층 편집국으로 출근하지 못한 <한국일보> 기자들이었다. 사측은 지난 15일 용역업체를 동원, 편집국 폐쇄를 강행했다. 기자들이 기사 송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아이디도 모두 삭제했다.이영성 편집국장 해고에 이어 고재학 부국장과 박광희·황상진 논설위원, 최윤필 선임기자에게는 자택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결국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 등 장재구 회장에 가까운 기자 15명만이 신문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다.

"15명만 신문제작 참여... 사설도 논설위원 아닌 정치부 기자가 써"

▲ <한국일보> 제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과 언론사 노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재구 회장의 퇴진과 사측이 폐쇄한 편집국 문을 열어 달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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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로비에서 김주성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편집국 폐쇄로 취재 장비를 꺼내올 수 없어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현장 상황을 알리고 있다.
▲ 편집국 폐쇄로 장비 없이 취재하는 <한국일보> 기자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로비에서 김주성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편집국 폐쇄로 취재 장비를 꺼내올 수 없어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현장 상황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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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표정으로 신문을 펼친 기자들은 "이게 신문이냐", "짝퉁 <한국일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한국일보> 지면은 모두 24면. 평소 32면을 제작하던 것보다 크게 줄어든 숫자였다. 지면에선 기자들의 이름을 찾기 힘들었다. 연합뉴스 기사 2개와 기자 이름이 없는 기사 하나로 채워진 5면과 비슷한 면이 대부분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지부 비대위(아래 노조 비대위, 위원장 정상원)에 따르면, 사설조차 논설위원이 아닌 정치부 기자의 글이었다. 논설위원들이 사측의 편집국 폐쇄 등에 항의하며 사설 게재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관련 기사 : "'짝퉁 한국일보' 부끄럽다" 사상 초유 '편집국 폐쇄'에 논설위원도 사설 거부).

한 14년차 기자는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며 "이건 신문이 아니라 걸레, 찌라시"라고 성토했다. 그는 "지면에 있는 이름들을 꼭 기억하자"면서도 "다만 오늘 그들에게 우리와 다시 한 번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고 말했다. 노조 비대위는 편집국장을 포함, 기자 196명 가운데 15명만이 사측에 동조해 신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명은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이 임명한 부장급 기자며 나머지는 정치부 기자 등이다.

오전 10시 15분, <한국> 기자 50여명은 16층으로 올라가 편집국 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편집국으로 통하는 모든 문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 비상계단 쪽으로 난 15층 출입문 2개는 아예 문고리가 빠져 있었고, 한진빌딩 본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출입문 역시 굳게 닫혀 있었다. 몇몇 기자들은 "치킨이 왔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철문은 꿈쩍하지 않았다.

유진룡 "<한국일보> 사태, 정부가 나설 부분 나설 것"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7일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를 두고 "언론 성격과 사기업 성격을 같이 갖고 있어서 좀 더 신중히 지켜본 뒤 정부가 나설 부분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혜자 민주당 의원은 유 장관에게 "용역을 동원해 편집국을 봉쇄하고 기자를 쫓아내는 게 대명천지에 가능한 일이냐"고 질의했다.

유 장관은 "언론자유는 당연히 보장돼야 하고 그 생각에는 의원님과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측, 15층 문고리까지 빼놔... "신문 만드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16층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출동한 경찰들에게 사측의 편집국 불법 폐쇄에 대해 설명하자, 경찰이 "노사 관련 문제라 경찰이 적극 개입하기 어렵다"며 자리를 피하고 있다.
▲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에 출동한 경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16층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출동한 경찰들에게 사측의 편집국 불법 폐쇄에 대해 설명하자, 경찰이 "노사 관련 문제라 경찰이 적극 개입하기 어렵다"며 자리를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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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신고로 온 경찰은 "노사 관련 문제라 경찰이 적극 개입하기 어렵다, 노사가 대화로 합리적으로 풀어야 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이 "우리도 (대화를) 원하지만 저쪽에서 막고 있다", "경찰이 가서 문을 열고 대화하라고 해야 하지 않겠냐"는 항의에도 "경찰이 간다고 문이 열리겠냐"고 대꾸하며 자리를 피하려했다. 그러나 "개인 물품이 있는 곳을 용역들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 쟁의문제가 아니다"는 등 항의가 계속 되자 마지못해 15층 문 앞에 섰다. 하지만 "(노사가) 대화를 해야지 저(경찰)를 내세우는 건 맞지 않다"며 출동 5분 만에 돌아갔다.

평소 같으면 각자 출입처에서 취재원을 만나고 출고할 기사 등을 고민해야 할 오전 11시, <한국일보> 기자들은 현수막와 종이를 들고 다시 거리에 섰다. 정상원 노조 비대위원장은 "해결책은 간단하다"며 "검찰이 신속한 수사로 장재구 회장을 단죄하고, 장 회장은 (회사에 입힌) 손해를 물어놓고 <한국일보>를 떠나고, 저희들이 뜻을 모아 제대로 된 <한국일보>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취재 현장으로 돌아가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고, 오후에 신문을 만들고 밤에 그걸 확인하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 위원장의 눈시울이 순간 붉어졌다. "많은 분들이 도와달라"며 힘겹게 말을 끝맺은 그를 위해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4월 노조로부터 200억 원 배임혐의로) 고발당한 장재구 회장이 그 사건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쓴 꼼수에서 시작됐다"며 "사주의 사익을 위해 언론사의 심장인 편집국을 폐쇄하고, 언론사의 피 같은 기자들을 내보낸 일은 <한국일보> 자살행위"라고 비판했다.

KBS와 <국민일보>, <경인방송>, <뉴시스>, <서울신문>, <전자신문> 등 다른 언론사 노조 관계자들도 "장재구 회장은 언론노동자 모두의 공적이 됐다, 언론 노동자들도 연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기자들은 회장실이 옮겨가고 임시편집실이 차려진 자매지 <서울경제> 충무로 사옥을 이날 오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비대위 특보를 나눠주고 있다.
▲ "<한국일보> 기자들 일하고 싶습니다"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용역 업체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는 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비대위 특보를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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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6층 회장실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장재구 회장의 퇴진과 사측이 폐쇄한 편집국 문을 열어 달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회장실 앞에서 구호 외치는 <한국일보> 기자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6층 회장실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장재구 회장의 퇴진과 사측이 폐쇄한 편집국 문을 열어 달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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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독자들께 사과 드립니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17일자 신문이 파행으로 제작된 것을 두고 "오늘 신문은 <한국일보> 제호를 붙일 수 없는 인쇄물에 불과하다"며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이다.

2013년 6월 17일 <한국일보>를 보신 독자들께 <한국일보> 편집국 기자들은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돈을 내고 <한국일보>를 보시는 여러분께 지면의 대부분을 <연합뉴스> 기사로 채운 점 송구합니다. 잘못된 기사 배치로 독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 점 사죄합니다. 일관성 없는 기호 사용으로 아침부터 통일성 없는 신문을 보시게 해 죄송합니다.

오늘 <한국일보>는 90% 이상을 <연합뉴스>로 채웠습니다. 단어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게재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기사는 누가 썼는지 밝혀야 함에도 일일이 <연합뉴스>라고 표시하기는 부끄러워 바이라인을 달지 않은 출처 불명의 기사도 많았습니다.

'위조 부품 신월성 1호기 4개월 내 재가동 어려워' 기사와 같이 당연한 이야기를 1면에 게재해 중요한 기사처럼 보이게 한 것도 부끄럽습니다. 5월 28일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원전 가동이 중단됐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4개월 안에 불량 부품 교체하고 재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보도된 내용이고,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

조금 다르게 보이기 위해 부제목으로 '여름 전력난 가중될 듯'이라고 했지만 역시 말이 되지 않는 표현이었습니다. 애초 정부 계획대로 4개월 내 재가동된다고 해도 9월 말에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신월성 1호기가 전체 전력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제대로 취재하지 않아 여름철 전력난 가중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예 언급도 못했습니다.

같이 1면에 게재한 '이란 새 대통령에 중도파 로우하니' 기사를 보고 '이해가 안 간다. 혹시 내가 난독증은 아닐까'라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저희 기자들도 읽고 이해하는 데 10분이 넘게 걸립니다. 이란 대선에서 중도파가 승리했는데, 부연 설명도 없이 보수파와 개혁파가 등장하니 당연합니다. 이 점도 송구합니다.

1면 '독자 여러분께 양해 말씀 드립니다'는 차마 말씀드리기 부끄럽습니다. 첫 단락 '독자 여러분께 사죄와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부터 심각한 오류입니다. 사죄는 드리는 것이고 양해는 구하는 것입니다. 몰상식의 극치였습니다.

<한국일보>는 우리 기자들에게 모범답안과 같은 신문이었습니다.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을 떠나 객관적인 사실을 정제된 표현으로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신문은 <한국일보> 제호를 붙일 수 없는 인쇄물에 불과합니다.

<한국일보>가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배임, 횡령 등 범죄로 <한국일보>를 망가뜨린 장재구 회장과 그에 동조하는 극히 일부 인사가 신문을 만든 탓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신문제작 정상화를 위한 일이라고 거짓 선전을 일삼고 있습니다. 지면을 이같이 망가뜨린 행위에 대해 <한국일보> 기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태그:#한국일보, #장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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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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