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는 FC서울 최용수 감독 지난 해 7월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 중 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다.

▲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는 FC서울 최용수 감독 지난 해 7월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 중 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다. ⓒ 남궁경상


FC서울(아래 서울)이 2013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아래 베이징)과의 16강 2차전에서 전반 카누테에게 선취골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후반전 아디와 윤일록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고명진의 연속골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4일 16강 1차전 베이징 원정에서 '우측 풀백' 최효진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딛고 힘겹게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소정의 성과를 거뒀던 서울은 이번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전남과의 경기를 6월로 미루는 등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홈 2차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반 8분 만에 서울의 김치우가 수비 상황에서 백패스 미스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 상대 공격수인 프레데릭 카누테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볍게 오른발로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서울은 뼈아픈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하는 서울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한 직후 수비 라인을 비롯해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 올리는 공격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반면 베이징은 이러한 서울의 일방적인 공격 전술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급할 것이 없는 상황이기에 전체적으로 라인을 뒤로 내리며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이후 서울의 파상공세가 계속됐다. 데얀과 몰리나의 '데몰리션' 콤비를 비롯해 하대성과 고명진의 정확하고 빠른 볼 배급에 좌우 풀백인 김치우와 고요한의 활발한 오버래핑 등 빠른 속도의 공격 전개로 베이징의 골문을 노렸지만 번번이 베이징의 밀집 수비에 가로막히며 관중들로 하여금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결국 전반은 서울이 0-1로 뒤진 채 끝났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치우 대신 김현성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전 경기 양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서울은 후반 15분 절호의 동점골 기회를 맞았다. 몰리나가 페널티 박스 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획득한 것. 키커로는 간판 공격수인 데얀이 나섰다. 하지만 데얀의 슛은 야속하게도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하게 때리고 튀어나오면서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다.

절호의 기회가 절망의 순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주저앉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하게 상대를 몰아쳤다. 그리고 정확히 1분 뒤인 후반 16분 서울은 동점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윤일록이 좌측에서 올린 볼이 상대 수비와 골키퍼가 판단 미스로 뒤로 흘렀고 이를 쇄도하던 아디가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넣은 것. 그토록 간절히 갈망하던 동점골이 마침내 터지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는 한층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동점골로 사기가 극에 다다른 서울은 후반 25분 마침내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한다. 동점골 상황과 마찬가지로 문전 혼전 상황에서 윤일록이 상대 수비의 안일한 대처에 빠르게 쇄도하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에 공을 꽂아 넣으며 서울이 2-1 역전에 성공했다.

앞서던 상황에서 연이은 실점으로 16강전 탈락의 위기감을 느낀 베이징은 뒤늦게 기존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포기하고 공격 위주의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후반 33분 이미 경고가 한 장 있었던 간판 공격수 카누테가 주심의 오프사이드 선언 이후 슈팅을 때리는 플레이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하며 분위기는 서울로 넘어오는 듯했다.

하지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후반 41분 경고가 한 장 있었던 아디가 우측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볼 경합 중 베이징 랑 쳉에게 거친 플레이로 파울을 한 뒤 두 번째 경고로 마찬가지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다급한 베이징의 공격은 세밀함이 떨어졌고 후반 45분 수비수인 창신신 마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승리의 여신은 서울을 향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48분. 서울은 빠른 역습 상황 속에서 고명진이 상대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골문에 왼발로 침착하게 공을 밀어 넣으며 쐐기골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잠시 뒤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힘찬 휘슬 소리가 울렸고, 결국 경기는 홈팀 서울의 3-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ACL 8강전은 대진 추첨에 이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9월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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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베이징 궈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아디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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