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전주국제영화제 주말 상영작들이 대부분 매진됐다. 매진을 알리고 있는 상영시간표

14회 전주국제영화제 주말 상영작들이 대부분 매진됐다. 매진을 알리고 있는 상영시간표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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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영화제 초반 관객 점유율이 예년보다 늘어났다고 영화제 측이 밝혔다.

영화제 측이 발표한 중간 결산 자료에 따르면, 개막일인 25일부터 주말인 26일까지 모두 79회의 상영이 매진됐고 좌석 점유율은 83.9%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회 상영 매진과 83.0% 좌석 점유율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상영횟수가 지난해 117회에서 올해는 134회로 17회 늘어난 것과 비교해 볼 때 예전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지난해 프로그래머 해임과 스태프 집단 사퇴 파문 등으로 내홍을 겪은 상태에서 초반 관객수는 영화제의 성패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일단 전주를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크게 줄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영화제 측은 한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주말인 토요일에 비가 내려 영화제 열기가 식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으나 오히려 93.3%의 높은 좌석점유율로 이 같은 걱정을 불식시켰다. 하지만 비로 인해 야외행사 등이 취소됐고 일부 행사는 축소된 상태에서 운영돼 관객들은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인파가 예전보다 줄어든 분위기인데다 매진 행렬도 길지 않아 전체 관객 수는 줄어든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으나, 영화제 관계자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큰 상영관인 전북대 문화관의 경우 좌석수가 1700석에서, 내부공사로 인해 1400석으로 줄어 주말 매진시 전체 관객 수에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4회 전주국제영화제 야외무대 행사 모습. <숏숏숏 2013>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14회 전주국제영화제 야외무대 행사 모습. <숏숏숏 2013>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 성하훈


주말 상영작 중 최고의 인기작은 국제 경쟁 부문의 <미친년들>(감독 드류 토비아)과 '카프카, 영화를 만나다 : 카프카 특별전'의 <성>(감독 미카엘 하네케), 한국경쟁의 <환상속의 그대>(감독 강진아) 등이었고, <숏숏숏 2013>도 영화제의 열기를 이끄는 데 기여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문을 담은 <천안함프로젝트>도 27일 첫 상영과 함께 단숨에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숏숏숏 2013>의 경우 김영하 소설가의 작품을 각색한 3편의 단편영화들이 선보였는데, 특히 노출이 상대적으로 강한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는 관객과의 대화(GV) 과정에서 수위높은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며 화제를 모았다. 사회를 맡았던 최광희 평론가는 "영화만큼이나 도발과 전복의 언어들이 오간 유쾌한 GV였다"고 자평했다.

정지영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백승우 감독의 <천안함프로젝트>역시 공개와 동시에 주목되는 작품으로 부상했다. 영화가 공개되면서 온라인상의 논쟁도 이는 분위기인데, 일부 보수언론들은 정지영 감독의 문제제기에 못마땅한 시선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천안함프로젝트>는 지난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MB의 추억>만큼이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아직 미확정된 개봉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과정에서 27일 상영작인 <꿈꾸는 자들>이 자막용 장비의 문제로 상영이 원활하지 못해 자막사고가 있었고, 개막식 종료 후 개막작 상영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국제경쟁 심사위원 기자회견은 류승완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언론의 관심이 높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이 자리 선점을 놓고 잠시 다툼이 일기도 했다.

개막 후 고석만 집행위원장의 소극적인 모습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고 위원장은 개막작 기자회견과 28일 전주프로젝트모션 시상식 외에는 주요 행사에서 앞에 나서지 않고 뒤로 빠져있는 모습이다.

특히 위원장이 된 후 공식적으로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개막식에서도 아무런 인사도 하지 않고 핵심적인 순서를 사회자에게만 맡긴 채 자리에 앉아 지켜만 본 것은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개막작 상영 시간이 길어 개막식을 간결하게 치르기 위했다는 것이 영화제 측이 설명이지만, 집행위원장으로서 너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상금 축소되면서 열기 식은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JPP)
"영화제 측이 새로운 후원자 물색해야"

 14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 수상자들

14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 수상자들 ⓒ 성하훈


참신한 영화 프로젝트를 선정해 제작을 지원하는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의 핵심 프로그램인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은(JPP)은 예년보다 열기가 약해진 모습을 나타냈다. JPP는 기획 중이거나 제작 중인 작품에게 제작비 및 후반작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감독이나 프로듀서 등이 나서 공개적인 프레젠테이션 경쟁을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행사다.

JPP는 27일 '극영화 피칭'과 '다큐멘터리 피칭'을 진행했고, 28일 부문별 수상자 발표와 시상이 이어졌다. '극영화 피칭' 부문에서는 살인자와 교도관의 사형수 구하기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물 <13계단>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장애인 복지정책에 화두를 던지는 <작은형>은 관객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큐멘터리 피칭에서는 한 지아비를 섬겼던 두 여인의 삶의 여정을 통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박혁지 감독의 <춘희막이>가 최우수상을, 한국과 홍콩의 국경을 넘어 연애를 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김기민 감독의 사적 멜로 다큐인 <우리는 홍리안>이 관객들의 지지를 얻어 관객상을 차지했다.

올해 JPP는 상금이 많이 줄어든 탓인지 열기는 예전만큼 뜨겁지 못했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2011년 수상작이었던 강석필 감독의 <춤추는 숲>은 6천만 원의 상금을 받았고 지난해 수상작이었던 정재은 감독의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8천만 원까지 지원받았으나 올해 최우수작의 상금은 1천만 원으로 많이 낮아졌다.

전주영화제 안영수 제작배급실장은 "행사를 함께해 오던 SJM 문화재단이 빠져나가면서 상금 액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SJM은 지난해 노동자들의 파업을 용역업체를 통해 폭력으로 짓밟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탓에 다큐 진영 내부에서는 그 기업이 주는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기도 했다.

또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름 있는 감독들이 주로 수상했던 예전과는 달리 신인 감독이나 제작자들에게 기회를 준 것은 이번에 달라진 부분이다. 수상 작품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심사위원들을 투자사 관계자들로 구성했다.

하지만 행사를 지켜본 <오래된 인력거>의 이성규 감독은 "투자사들이 다큐에 쉽게 투자를 하겠냐"며 "극영화가 아닌 다큐의 경우 유명 감독의 작품이 아닌 이상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차라리 투자사들보다는 영화 전문가들을 심사위원으로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다큐 관계자는 "상금이 적어졌기 때문인 듯 긴장감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영화제 측이 새로운 후원자를 물색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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