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새벽,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리듬체조 월드컵 대회가 끝났다. 한국에서는 손연재가 참가해 총점 66.200으로 개인 종합 9위를 기록했다. 애초 목표로 삼은 5위 달성은 실패했지만, 종목별 결선 볼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치러진 대회 결과를 볼 때 8월 세계선수권에서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손연재는 험난한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록상으로 살펴본 손연재의 현재 위치


2013년에 치러진 5번의 그랑프리와 월드컵 대회 기록을 통해 드러난 손연재의 객관적인 순위는 16위 정도이다. 이중 국가별 할당제를 적용해 러시아 선수 두 명을 제외하더라도 14위다. 리듬 체조의 절대 강자였던 예브게니아 카나예바와 드미트리예바 등이 없는 지금도 올림픽 시즌보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 손연재가 종목별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에 대해 과도한 가치를 두고 있지만, 올림픽에서 리듬체조는 개인 종합 성적으로만 메달이 가려진다. 다시 말해 올림픽에서는 종목별 메달이 없으므로 2016년 리오 올림픽을 대비하는 손연재는 개인종합 성적의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참고로 개인 종합 2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메르쿨로바가 후프경기에서 2위를 차지한 뒤 나머지 종목별 경기에 기권을 해버렸으며, 개인종합 20위를 차지한 중국의 뎅 센유에도 리본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전히 높은 러시아의 벽

세계 리듬체조는 지난해 올림픽 이후 이미 세대교체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열린 3번의 그랑프리와 2번의 월드컵대회 결과를 볼 때 이번 리스본 대회와 3월 말 있었던 프랑스 티에 대회 상위권자들이 세계 선수권에서도 상위권자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중 러시아의 마가리타 마문(러시아·1995년생)은 올해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예상된다. 마문은 러시아 리듬체조 협회장인 이리나 비너르(Irina Viner)에 의해 제2의 카나예바로 지목받으며, 올해 참가한 4개 대회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성적도 2~3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 주장인 그녀는 카나예바에 이어 앞으로 리듬체조의 절대 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마문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후보로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러시아·1995년생)와 다리아 스밧코브스카야(러시아)가 있다. 두 선수가 올해 만난대회는 3월 초의 러시아 모스크바 그랑프리였다. 이때 스밧코브스카야가 3위, 메르쿨로바는 4위를 기록했다. 3월 말 프랑스 티에 그랑프리에서는 스밧코브스카야가 2위를 기록했으며, 이번 리스본 대회에서는 메르쿨로바가 2위를 차지했다. 국가별 할당제가 적용되는 대회인 경우 이들 중 한 명만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막강 러시아의 대항마들

이러한 막강한 러시아 선수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선수 중에는 이번 리스본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가나 리잣디노바(1993년생)가 있다. 그녀는 2011년 세계 선수권에서 18위,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또 올해 2월 초 에스토니아의 타르투에서 있었던 1차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그녀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성적 향상이 가장 뚜렷해 보이는 선수다.

리잣디노바와 더불어 주목할 선수는 불가리아의 실비아 미테바가 있다. 미테바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예선전 개인 종합 4위(본선8위)에 올랐고, 올해 3월에 출전한 러시아 모스크바대회와 이탈리아 홀론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3월 말 프랑스 티에 대회에서는 3명의 러시아 선수 다음으로 4위를 차지했다.

손연재와 순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

이외에 손연재와 순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주목할 선수로는 멜리티나 스타니오우타와 네타 리브킨 그리고 알리아 막시멘코와 카롤린 웨버가 있다.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니오우타(1993년생)는 런던 올림픽 개인 종합 6위를 기록했으며, 이번 리스본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의 네타 리브킨은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 종합 7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프랑스 티에 대회에서는 미테바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우쿠라이나의 막시멘코는 2011년 세계선수권 5위, 2012년 런던올림픽 7위에 올랐으며, 이번 리스본 대회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의 카롤린 웨버(Weber, Caroline)도 있다. 그녀는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15위, 런던 올림픽에서 18위를 기록했으나, 3월 말 프랑스 티에에서는 7위에 오른 바 있다. 이들은 손연재와 직접적 경쟁자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리듬체조 포럼에 올라오는 불미스러운 반응들

 외국 리듬체조 포럼에 올라온 심판 판정에 대한 비판들

외국 리듬체조 포럼에 올라온 심판 판정에 대한 비판들 ⓒ 인터넷 갈무리


[참고 링크]
http://www.inforitmica.com/t6914p450-copa-del-mundo-2013-lisboa
http://www.rsg.net/forum/viewtopic.php?t=23324&postdays=0&postorder=asc&start=90

이번 리스본 대회를 두고 해외 리듬체조 포럼에서는 심판 판정을 비난하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세계 리듬체조 포럼 중 가장 권위가 있는 알에스지 넷) 포럼과 인포릿미카에서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와 우크라이나의 가나 리잣디노바 그리고 손연재의 점수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중 자신의 국적을 미국이라고 밝힌 '아티스트리 팬'(Artistry Fan·사용자명)은 다음과 같은 글로 현 리듬체조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부패가 적어지면 그 운동에 대한 (팬들의) 지지(와 돈)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팬들은 자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실제 가능성 때문에 경기에 훨씬 더 열광하게 될 것이다... (중략) 그러나 결국 똑같은 결과만 보게 되고, 더 깊이 알게 되었을 때, 결국 그런 결과가 항상 정당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 운동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저 동메달에 대한 경쟁만 있을 뿐이다. 어쩌면 엄청난 실수가 나온다면 은메달도 가능할지 모른다."

The funny part is that with less corruption, there would be a lot more support (and money) for the sport. Fans would be much more excited for competitions with the real possibility of their team on the podium...... however, if all you're seeing are the same results and when you dig deeper find that it doesn't always feel deserved, you lose interest. Right now, it's just a fight for the Bronze... *maybe* Silver if there is a huge mistake.

손연재의 세계 선수권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들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서는 국제체조 연맹이 주관하는 세계 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서 손연재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족한 연습량을 늘리는 것이다. 올해 첫 출전 대회였던 모스크바 대회와 이번 리스본 대회를 볼 때 곤봉(모스크바 예선 10위-리스본 예선 26위)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리본(모스크바 예선 10위-리스본 예선 9위)과 볼(모스크바 예선12위-리스본 예선 4위)도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다,

얼마 전 포브스 코리아에서 선정한 한국 유명인사에 손연재가 김수현·빅뱅·송중기·김연아·슈퍼주니어·카라 등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자료를 보면 미디어와 방송 부분에서 노출 정도가 타 운동선수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방송 및 미디어 노출은 운동선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리꾼들은 손연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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