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 프라이빗커브


그저 '눈에서 땀이 난 것'이었을까, 아니면 감회에 젖은 것이었을까. 애써 노래를 이어가던 10cm 권정열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2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10cm의 2집 발매 기념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nak you and you?)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다. 권정열은 "저 안 울었는데요?"라며 애써 냉정을 찾으려 했지만, 이내 "10cm의 꿈의 무대였다"며 감격에 찬 소감을 전했다.

10cm 맞아? 강렬한 편곡, '록스타'로서의 면모 과시

지난해 10월 발매한 2집을 기념해 연 콘서트지만, 그들조차도 "2집 곡은 별로 없다"고 말할 정도로 공연의 대부분은 1집과 첫 번째 EP 곡으로 채워졌다. 다만 10cm는 편곡에 힘을 줌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두 곡, 혹은 세 곡을 절묘하게 섞어 메들리를 들려주는가  하면 어쿠스틱하고 잔잔한 느낌의 곡을 강렬한 느낌으로 바꾸어 내며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

덕분에 드넓은 체조경기장은 10cm의 에너지로 꽉 채워졌다. 2시간 반 동안의 공연 내내 이들은 의자에 앉아있기보다 무대에 서서, 혹은 무대를 뛰어다니며 '뛰어놀았다'. 젬베와 기타를 들고 버스킹을 하는 듯한 무대를 주로 선보여 왔던 이들이 '록스타'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뽐낸 순간이었다. 공연 초 "기분이 이상하다거나 긴장되는 건 아니다"라며 반어적으로 심경을 드러냈던 이들은, 어느새 라틴 리듬에 맞춰 깡총걸음으로 무대를 가로지르는 등 유쾌한 무대를 선사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 프라이빗커브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 프라이빗커브


특히 공연 후반부 특별 게스트로 등장한 버벌진트와 하하가 각각 '굿모닝'과 '죽을래 사귈래', 그리고 이를 이어받은 10cm가 '오늘 밤에' '아메리카노'를 부르자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체조경기장을 메운 관중이 모두 일어나 함께 박자를 맞추어 뛰는 모습은 장관을 연출했다. 무대 위에서 이를 지켜본 권정열은 "와, 진짜 짱이다!"라는 말과 함께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놀다간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인디밴드 사상 첫 체조경기장 공연..."우리의 꿈, 현실이 됐다"

열정적인 무대 한편으로 10cm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주로 기타를 치거나 어색한 개그로 웃음을 자아냈던 윤철종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하며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시종일관 입담을 뽐냈던 권정열 역시 "그간 인터뷰에서도 말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팀 결성 당시의 일화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길거리 공연하면서 '10cm'라는 이름도 없을 때에요. 아르바이트로 프러포즈 이벤트를 해 주는 카페에서 노래를 했거든요. 저희는 부엌에 숨어 있다가 신호를 받으면 노래를 해 주고 돈을 받는 일을 했는데, 그동안 그걸 잊고 있었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10cm가 지금 여러분과 함께 체조경기장에 있네요. 감사합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 프라이빗커브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남성듀오 10cm(권정열·윤철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열었다. ⓒ 프라이빗커브


공연 개최 소식과 함께 '인디밴드 사상 최초로 올림픽 체조경기장 입성'이라는 기록으로 화제를 모았던 10cm는 이날 공연 말미 다음을 기약하며 더 큰 도약을 다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아직 (큰 공연장에서 공연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뗀 권정열은 "그런데 사람이 준비하고 계획한 대로만 살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나"라며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리에서 꾸던 꿈을 현실로 이루어 낸 슈퍼스타, 10cm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올림픽공원 주경기장은 한 8만 명 정도 들어가나요? 여기 계신 분들이 세 명씩만 데려오시면 될 것 같은데요. (웃음) 내년에 체조경기장, 혹은 주경기장에서 봐요!"

10CM 권정열 윤철종 버벌진트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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