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0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62-59로 승리하며 7연패에서 탈출한 전주 KCC가 1월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경기에서도 76-7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3라운드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시즌 첫 2연승을 달성했다.

거침없이 최하위를 질주하던 KCC가 이처럼 갑작스레 달라진 원인은 이적생 듀오 김효범과 알렉산더의 합류 덕분이라 볼 수 있다. 지난 12월 26일 SK와 KCC의 2-1 트레이드를 통해 KC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효범과 알렉산더는 최하위 KCC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적생 듀오의 활약은 2일 LG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우선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효범은 33분 동안 최고의 슛 성공률을 자랑하며 3점슛 성공률 57%, 2점슛 성공률 60%로 KCC의 공격을 주도했다. 뛰어난 야투 성공률 속에 김효범은 이날 자신의 시즌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다.

김효범, 자신의 시즌 최다인 26득점 기록

특히 김효범은 매 쿼터 당 최소 5득점 이상을 올리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과거 전성기 시절에 보였던 시원한 돌파에 이은 더블클러치는 기본이었고 그의 전매특허인 3점슛 또한 위치와 거리를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터졌다.

김효범이 이처럼 KCC의 공격을 전면에서 주도했다면 알렉산더는 KCC의 수비를 책임졌다. 알렉산더는 LG전에서 28분 가량을 뛰며 8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드러나는 기록상으로는 딱히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알렉산더지만 그의 가치는 LG의 로드 벤슨을 수비하는 것에서 빛을 발했다.

LG의 주전 외국인 선수 벤슨은 이 날 알렉산더의 높이 그리고 알렉산더와의 신경전에서 밀려 단 7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시즌 평균 13.8득점 10.6리바운드를 기록하던 벤슨이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벤슨으로부터 파생되던 공격 루트도 차단된 LG는 KCC에 패하고 만 것이다.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오리온스전에서도 각각 공격과 수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KCC의 7연패 탈출을 이끌었던 김효범과 알렉산더. 이적생 듀오의 활약이 정말 눈부신 이유는 '패배주의'에 물들어 있던 KCC의 젊은 선수단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LG전 4쿼터 종료 직전이었다. 두 팀은 종료 42초를 남긴 상황에서 72-72로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그 순간 KCC가 리드를 잡는 슛을 자신감있게 성공시킨 선수는 신인 포워드 노승준이었다. 노승준은 어려운 각도에서 과감하게 뱅크슛을 시도하며 KCC의 리드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후에 경기를 마무리 지은 선수 역시 신인인 박경상이었다. 노승준의 슛 성공 이후 벤슨의 2점슛 성공으로 두 팀이 74-74 동점을 맞이한 상황에서 KCC의 신인 포인트가드 박경상은 직접 돌파를 시도했다. 박경상은 로드 벤슨의 블록을 피하며 자신감 있게 레이업을 시도했고 박경상의 레이업슛은 이날 경기의 결승 득점이 됐다.

신인 박경상, 동점 상황에서 레이업슛... 결승 득점 됐다

이적생들이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4쿼터만 되면 얼어붙던 KCC의 신인 선수들, 4쿼터만 되면 자신감 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며 상대팀에 승리를 내주곤 했던 KCC의 신인 선수들이 김효범과 알렉산더의 가세로 '이기는 맛'을 알아가고 자신감을 찾게 된 것은 KCC의 가장 큰 수확이라 볼 수 있다. 그들의 눈빛에서는 '우리도 해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보였다.

시즌 개막 이후 25경기에서 단 3승만을 거뒀던 KCC는 최근 2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여전히 KCC의 객관적인 전력이 약체에 속하고 9위 동부와의 승차도 4경기나 되지만 김효범과 알렉산더의 가세로 자신감을 얻은 KCC는 시즌 중반 이후에 최대의 다크호스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상승세는 이번 시즌 이후의 KCC의 미래를 밝게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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