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치 밴드에게는 수확의 날인 것 같아요." (안녕바다)
"야구로 치면 '홈 팀'이죠. 응원 받는 기분?" (넬)

'그날'이 돌아왔다. 1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가을날의 음악 축제,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하 GMF)이 20일과 21일에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에 참여한 뮤지션은 총 62팀으로, 양일에 걸쳐 총 5개의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20일,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2(GMF 2012)

지난 20일,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2(GMF 2012)을 찾은 관객들 ⓒ 민트페이퍼


일상에서 벗어나 가을날의 소풍 같은 분위기를 지향한다는 GMF의 전통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양손 가득 재사용 용기에 담긴 먹을 것과 돗자리 등을 들고 올림픽공원을 찾은 이들은 메인 무대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가 마련된 잔디밭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그러나 실내 무대인 '클럽 미드나이트 선셋'과 '홀 오브 페임'에선 좀 더 록 페스티벌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에 들어선 관객은 음악에 몸을 맡기며 몸을 들썩이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뮤지션과 함께 내달렸다.

다양한 레퍼토리에 신곡 공개까지, 아낌없이 주는 뮤지션들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 2012 무대에 선 스윗소로우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 2012 무대에 선 스윗소로우 ⓒ 민트페이퍼


뮤지션들 역시 휴일을 반납하고 무대를 찾은 관객에 대한 보답으로 알찬 무대를 선사했다. 먼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 이들이 눈에 띄었다.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를 첫 곡으로 선택한 피터팬 콤플렉스를 비롯해 KBS 2TV <탑밴드2>에 출연했던 몽니·펠라스 등은 경연에서 선보였던 곡 중 큰 인기를 얻었던 것을 다시 한 번 연주했다. 20일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스윗소로우도 KBS 2TV <불후의 명곡2>에서 불렀던 '사랑하는 우리'(조하문), '유행가'(송대관)로 무대를 꾸몄다.

기존 자신들의 곡을 새롭게 편곡해 선보인 이들도 있었다. <탑밴드2> 우승팀인 피아는 폭발적인 사운드를 버리고 어쿠스틱을 택했다. 이들은 20일 88호수 수변무대에 마련된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 언플러그드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것은 과거 GMF에서 크라잉넛(2008년)과 국카스텐(2010)이 선보인 공연과 궤를 같이했다. 다만 이들은 마지막 곡에선 자신들의 주특기를 살려 관객을 뛰게 만들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곡을 선보인 뮤지션도 있었다. 노리플라이 출신 권순관과 Mnet <슈퍼스타K2> 준우승자 존박, 뜨거운 감자, 조 브룩스(Joe Brooks), 박새별 등 많은 뮤지션이 신곡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GMF를 택했다.

뜨거운 감자의 무대에서는 절친한 사이인 YB 윤도현이 깜짝 등장, 관객을 열광케 했다. 뿐만 아니라 "당분간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칵스, 안녕바다·넬 등 클럽 미드나이트 선셋 무대에 선 이들은 화려한 조명과 더욱 강렬한 사운드로 무장해 무대를 달궜다. 20일 헤드라이너인 장기하와 얼굴들의 순서에서는 3년 만에 선 GMF 무대에 선 이들을 보기 위한 행렬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있었다.

다양한 시도 돋보였지만...관객에 대한 배려는 2% 부족

무엇보다 GMF 2012에서는 대중화 경향이 뚜렷해졌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GMF에서는 존박을 비롯해 윤하·버벌진트의 무대 등이 마련되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이를 두고 GMF 측에서도 개최에 앞서 "2012년을 맞아 또 다른 5년의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며 "과거 5년이 GMF를 알리고 성장시키기 위한 날들이었다면, 이제 도래할 5년은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를 열어놓고 다듬어야 할 5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 2012 무대에 선 가수 윤상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 2012 무대에 선 가수 윤상 ⓒ 민트페이퍼


또 무엇보다 관객의 집중도와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GMF의 미덕으로 꼽힌다. 이틀 동안 무대에 선 대다수의 뮤지션은 관객의 열광에 감동한 듯 엄지를 추어올리는 등 감사의 인사를 건네거나 깜짝 행동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출연 3회 만에 처음으로 GMF 헤드라이너로 우뚝 선 스윗소로우는 들어찬 관객을 보며 "솔직히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지만, 영광스럽다"며 "올라와서 이 광경을 보니까 장관이다"는 말로 심정을 표현했다. 조 브룩스는 "사진을 찍자"며 즉석에서 관객에게 손을 들어 올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수변무대의 경우 수용인원이 적어 일찌감치 입장이 제한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어렵사리 입장한 뒤에도 모니터 하나 없는 무대에서 뮤지션의 노래를 듣는 데 만족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항의하며 진행요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관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GMF가 해를 거듭할수록 성황을 이루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거나 무대 배분을 달리해 좀 더 많은 이들이 다양한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주최 측의 배려가 절실해 보였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 GMF 스윗소로우 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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