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영한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서 팀원과의 하모니가 맞지 않다고 혹평을 받아야했던 가수 리아.

지난 5일 방영한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서 팀원과의 하모니가 맞지 않다고 혹평을 받아야했던 가수 리아. ⓒ KBS


가수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 뒤늦게 오디션 프로그램 물결에 뛰어든 KBS가 선택한 아이템은 '패자부활전'이었다. 한 때 가수로 데뷔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도로 시작된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하 <내마오>)는 한 편의 '신파극'이다.

장애 때문에,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소속사에 사기를 당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가수 활동을 접어야했던 참가자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구구절절하다. 때문에 공중파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 마이크를 잡게 된 참가자들의 각오는 상당히 남다를 터.

대체적으로 이름을 알리지 못한 참가자가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 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사랑받았던 손성훈과 리아의 도전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거기에다가 연축성 발성장애를 앓고 있고 조성모 5촌 조카로 밝혀진 오세준의 등장은 <내마오>의 신파에 더욱 불을 붙인다.

왜 <내마오>는 팀을 짜야 했나

 지난 28일 방영한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첫 회에서 팀을 결성하지 못해 탈락해야했던 이수경

지난 28일 방영한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첫 회에서 팀을 결성하지 못해 탈락해야했던 이수경 ⓒ KBS


그러나 신파와 절박함으로 점철될 것 같은 <내마오>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미션과 진행 룰을 선보인다. 지난 28일 방영한 첫 회에서 <내마오> 참가자에게 주어진  첫 미션은 조편성이다. 한 조당 각각 5명 씩 6팀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중에서 어느 한 팀에도 끼지 못한 참가자는 실력을 막론하고 무조건 탈락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이수경은 본선 무대에 진출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야했다.

운 좋게 팀에 들어가 첫 무대에 올랐다고 해도 팀으로 활동해야하는 <내마오>에서는 개인 기량보다 다른 팀원과의 조화가 돋보여야한다. 개인적 보컬 역량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리아도 <내마오>에서는 다른 팀원의 목소리를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혹독한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반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발휘해야했던 예선에서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았지만, 멤버들의 협력이 두드러진 팀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는다.

지난 5일 방영한 <내마오>는 태양의 '죄인'으로 무대를 꾸몄으나, 심사위원들에게 선곡 미스, 산만하다고 혹평을 받았던 멜로디즈를 본선 첫 무대 최하위 팀으로 선정하였다. 최하위로 선정된 멜로디즈 팀원들은 자기들의 손으로 팀원 한 명을 내보내야 한다. 결국 배우 공현주 동생으로 알려진 공현우가 탈락의 위기를 맞게 되는 순간, 저번 주 팀을 결성하지 못해 탈락한 이수경이 나타난다.

팀을 결성하지 못해 탈락해야하는 첫 번째 미션에도 보았듯이, <내마오>가 지향하는 바는 '팀과의 조화'다. 제 아무리 개인이 가진 능력이 출중해도, 다른 팀원과 하모니가 맞지 않다면 신랄한 혹평을 감수해야 하고, 솔로는 약해도 여럿이 함께 하면 시너지가 배가되는 출연자는 <내마오>의 최종 결전 진출이 유력한 에이스가 된다.

<내마오> 시스템, 오히려 출중한 참가자 발목잡는 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열린 KBS 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기자간담회에서 심사위원인 현진영, 조성모, 이수영, 아이비, 손호영, 박근태 작곡가, 김현철과 MC인 박은영, 김원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KBS 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심사위원인 현진영, 조성모, 이수영, 아이비, 손호영, 박근태 작곡가, 김현철과 MC인 박은영, 김원준 (왼쪽부터) ⓒ 이정민


최종 5인을 선발하여 '슈퍼 아이돌 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내마오>의 기획 의도 상  팀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의 룰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실력을 막론하고 팀을 결성하지 못하면 탈락이고, 팀을 이끌어가는 데 가장 부조화를 이루는 멤버를 팀원들이 스스로 내보내는 시스템은 선의의 경쟁을 넘어 따돌림 조장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

특히나 <내마오>는 향후 솔로로도 데뷔할 수 있는 참가자들도 임시적으로 만들어 놓은 조직의 틀 안에 갇혀놓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아직 2회 방영했을 뿐이지만, 유명 가수 리아 외엔 눈에 띄는 참가자가 보이지 않는 것도 화제성 이슈가 필요한 <내마오>에겐 고민해야할 숙제다.

Mnet <슈퍼스타K> 시리즈처럼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은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는 '화제 인물'이 있기 떄문이었다. 반면 사회성'을 강조한 나머지 참가자들의 역량을 팀워크로 묶어놓는 <내마오>의 시스템은 오히려 실력이 출중한 참가자들의 발목만 잡는 꼴이다.

'팀워크'와 '개인의 개성 존중' 사이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버린 <내마오>. 현재 대중들의 관심이 절실한 <내마오>는 탈락자를 두고 벌이는 '생존 경쟁'이 아니라 스타 탄생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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