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상의 별처럼> 포스터

영화 <지상의 별처럼>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2011년 한국에 개봉한 인도 영화 <세 얼간이>. 이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인도와 한국의 교육 현실이 닮아서인지도 모른다. <세 얼간이>의 주 무대는 인도에서도 최고 수재들만 다닐 수 있는 대학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우수한 성적, 취업만이 살 길이라고 되새긴다.

오늘날 중국, 러시아, 브라질과 함께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인도의 힘은 대한민국이 그랬듯이 머리 좋은 인재들 덕분이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에 지쳐버린 세 명의 학생들은 학교에 반기를 들게 된다. 결국 그들은 어른들과 세상이 정해준 획일화된 꿈이 아닌 자신들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이 세 얼간이 중에서 최고의 돌연변이는 단연 란초(아미르 칸 분)이다. 모든 것을 다 이루게 한다는 주문 "알 이즈 웰"을 외치며 경쟁과 획일화를 강조하는 대학에 맞선 란초는 치열한 경쟁을 당연하다고 여긴 인도, 한국 교육에 크나큰 '센세이션'을 안긴다. 그리고 그 란초가 어느 덧 자라 <세 얼간이> 속 ICE와 다를 바 없는 엄격한 초등 기숙학교의 교사로 부임한다.

<세 얼간이>에서 란초를 맡았던 아미르 칸이 감독, 주연을 겸한 영화 <지상의 별처럼>은 상상력은 풍부하지만 난독증 때문에 주눅 들었던 아이가 재능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선생님을 만나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 <지상의 별처럼> 스틸 사진

영화 <지상의 별처럼> 스틸 사진 ⓒ (주)엣나인필름


극 중 이샨(다쉴 사페리 분)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다. 물속의 물고기는 이샨의 눈 속에서 친구가 되고, 숫자와 글자들은 이샨의 눈앞에서 날아다닌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은 이샨의 남다른 상상력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들의 눈에 이샨은 또래 아이들과 달리 정신이 산만하고 학습 능력이 부진한 문제아일 뿐이다.

이샨이 3학년을 2년씩이나 유급당할 처지에 놓이자, 이샨의 아버지는 이샨을 엄격한 기숙학교를 보내 아들의 '해이한 기강'을 바로잡고자 한다. 하지만 이샨은 낯선 타지에서 혼자 생활해야하는 외로움과 예전 학교보다 자신을 바보로 몰아가는 학교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버린다. 부모님도, 학교 선생님도 학교생활에 적응 못하는 이샨을 다그치거나 달래기만 급급할 뿐, 어느 누구도 이샨이 앓고 있는 진짜 문제에 관심 가져주는 이는 없다.

하지만 억압적인 미술 선생님을 대신하여 새로 이샨의 기숙학교에 새로 부임한 니쿰브(아미르 칸)은 여타 어른들과 달랐다. 니쿰브는 난독증에 걸린 이샨의 정확한 문제를 알고 있었고 그에 맞게 이샨을 가르쳐야한다고 부모님과 학교를 설득시킨다.

니쿰브의 지도하에 이샨은 '미운 오리 새끼'에서 천재성이 다분한 장래가 촉망되는 아이로 탈바꿈한다. '질서, 기강, 노력'이란 성공의 3대 요소를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주입시킨 학교도 니쿰브의 끈질긴 설득 하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학교로 거듭나기로 결심한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특별하다."

"넘버원이 아니어도 돼. 넌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Only 1이니까."

<세 얼간이>의 란초가 그랬듯이, <지상의 별처럼>의 니쿰브는 경쟁과 입시 교육을 최우선의 교육 덕목으로 여기는 인도 교육에 경종을 울린다. 영화는 난독증을 앓고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재능이 더 눈부신 이샨을 통해 획일화를 지향하는 인도 교육의 폐해를 지적한다. 모든 아이들은 다 같을 수 없으며 아이들의 꿈과 재능에 맞게 다양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되묻는다.

진정한 교육이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1등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아닐까. 인도 교육뿐만 아니라, 아이들 간의 차이와 각각의 재능을 인정해주지 않고 오직 '입시 성적'으로만 줄 세우기에 급급한 한국의 어른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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