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릴 예정인 프로야구 4경기는 모두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거로 한국을 빛낸 박찬호와 김병현의 선발 맞대결이라는 최고의 흥행카드가 에정되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다승 공동선두인 장원삼과 벤자민 주키치의 맞대결이 예정되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반면 6일 경기에서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최고의 외국인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와 주키치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고, 1위와 2위의 맞대결로 주목되는 삼성과 롯데의 사직 맞대결에서는 장원삼과 송승준의 양팀 국내파 에이스간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성사되지 못한 매치업도 있지만 예정된 매치업도 흥미로운 매치업이 많기에 큰 관심도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2012시즌 프로야구는 팬들의 관심도를 높이는 흥행 요소들이 많이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10구단 창단 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는 등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언행을 보이고 경기장에서 보이는 플레이를 통해 야구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야구 열기에 찬물 끼얹은 프록터-나지완-김현수 언쟁

하지만 최근 들어 빈볼 시비와 벤치 클리어링 등이 큰 파장을 몰고 오며 좋지 않은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특히 3일 두산과 KIA의 광주 경기에서 두산 마무리투수 스캇 프록터와 대타로 나선 KIA의 외야수 나지완 사이에 빈볼 시비가 일어나더니, 후속 타자의 안타로 2루로 진루한 상황에서 나지완과 두산 좌익수 김현수 사이에 욕설 섞인 언쟁이 중계화면을 통해 그대로 방송에 나가면서 큰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여기에 나지완과 김현수의 언쟁을 두고 두산의 불펜투수 고창성의 SNS글까지 파장을 몰고 오며 그 불씨가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경기가 열리기 전 나지완과 프록터는 서로의 오해를 풀고 화해를 했지만 나지완과 김현수는 화해를 하지 못했다. 김현수가 여러 경로를 통해 사과 의사를 표명했지만 나지완이 이를 거부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문제의 불씨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5일 두산의 고창성이 자신의 SNS로 나지완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고, 이것이 빠르게 퍼저나가면서 언론에 기사화되는 등 그 파장이 커지고 말았다.

특히 나지완과 김현수는 고교 동문인데 후배인 김현수가 선배를 상대로 욕설에 가까운 모욕적인 말을 했고 그것을 들은 나지완으로서는 상당히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다. 서로의 감정을 조금만 더 억제해야 했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지완이 경기 도중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것과 김현수가 정면에서 욕설에 가까운 모욕적인 말을 한 것 모두가 잘못이었다.

양 팀이 1승 1패를 주고받았고 5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며 3연전이 끝난 듯했지만 사태에 기름을 부은 고창성의 SNS글은 선수 개인과 동료(특히 김현수), 두산 베어스 모두에게 큰 치명타를 안기고 말았다. 고창성은 SNS의 글을 삭제했지만 이를 퍼간 팬들에 의해 빠르게 전파되었고 언론이 이를 기사화했다. 두산 구단은 고창성에게 엄중하게 주의를 줬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고 말았다.

경기 밖 요인으로 추락 거듭한 두산... 이번에도?

만약 이 사태가 두산 베어스의 2012시즌 성적 추락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면, 두산은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잇따라 무너지는 불상사를 당하는 셈이다. 2010시즌, 2011시즌에 이어 2012시즌에도 이런 외부적 요인으로 두산이 흔들릴 경우 구단 전체적으로 큰 타격이 가해지는 것이 자명하다.

2007시즌과 2008시즌 한국시리즈, 2009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잇따라 SK에 무너지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던 두산의 2010시즌은 의욕적이었다. 그러나 김명제가 2009년 12월 음주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으면서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한 채 2010시즌을 시작했는데,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마무리 이용찬이 음주 뺑소니 파문을 일으키고 말았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이용찬을 엔트리에 올리려 했지만 여론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고, 결국 삼성에 2승3패로 밀리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2011시즌은 더욱 큰 악재가 두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나 우승 후보로 꼽았던 두산이지만 시즌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임태훈이 여성 아나운서의 자살과 관련된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았고, 김경문 감독(현 NC 다이노스 감독)의 사퇴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 추락을 하더니 결국 시즌을 5위로 마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는데, 두산 관계자들은 그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유난히 '악재' 많은 두산, 어떤 교훈 남길까

2012시즌 김진욱 감독 체제로 의욕적인 시즌을 시작했지만 두산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를 상대로 홈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또 다시 악재를 만나며 흔들리게 되었다. 특히 김현수의 경우 김동주가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팀의 리더 역할까지 해냈던 선수였는데 좋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악재에 휘말리며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김현수가 타선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경우 두산의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김현수와 더불어 고창성까지 좋지 않은 사태에 연루되면서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외부적 요인에 의해 흔들리고, 이러한 외부적 요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들이 유독 중요한 시기에 터졌기 때문에 두산 구단으로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이런 문제가 일어날 경우에는 팀이 더욱 크게 흔들리는 것을 경험했는데도 반복이 된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두산 구단은 물론 프로야구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선수의 실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결국 팀도 흔들리면서 구단 이미지가 악화되는데, 이러한 악재가 유달리 중요한 시기에 반복된 두산이었다. 이러한 악재들이 두산 구단에게는 여러 차례 교훈을 줄 것이고, 이러한 교훈이 두산을 과연 변화시킬 수 있을지 추후 행보가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 고창성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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