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수목미니시리즈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지현의 남편 정성규 역의 배우 전노민, 주간지 편집장이자 칼럼리스트 이태진 역의 배우 최철호, 경찰서 강력1팀장 서영욱 역의 배우 류정한,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배우 이아현, 식당의 계약직 직원 임지현 역의 배우 김지수, 보험세일즈 박서주 역의 배우 윤예희, 국토해양부 도시계획팀장 김우철 역의 배우 김진근, 남서경찰서 형사과장 정재규 역의 배우 유태웅이 하트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지현의 남편 정성규 역의 배우 전노민, 주간지 편집장이자 칼럼리스트 이태진 역의 배우 최철호, 경찰서 강력1팀장 서영욱 역의 배우 류정한,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배우 이아현, 식당의 계약직 직원 임지현 역의 배우 김지수, 보험세일즈 박서주 역의 배우 윤예희, 국토해양부 도시계획팀장 김우철 역의 배우 김진근, 남서경찰서 형사과장 정재규 역의 배우 유태웅이 하트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 이정민


안온한 일상이었다. 그런데 한순간 균열이 왔다. 30년 만에 첫사랑과 재회한 그들의 마음에는 제각기 다른 소리의 파열음이 일었을 것이다.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첫사랑'은 흔하디흔하게 재현된다. 이를 두고 황인뢰 감독은 "대개 실패로 끝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풀이했다.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빛나고, 이루지 못했던 사랑이 더욱 아련한 법이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 이루지 못했던 사랑을 다시 만났을 때, 그리고 다시 사랑에 빠졌을 때. 이미 안정된 삶을 누리던 이들의 일상에는 어떤 파열음이 일까. JTBC 새 수목드라마 <러브 어게인>(극본 김은희, 연출 황인뢰)은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러브 어게인>의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렸다.

첫사랑을 다시 만난 순간, 이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수목미니시리즈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경찰서 강력1팀장 서영욱 역의 배우 류정한과 식당의 계약직 직원 임지현 역의 배우 김지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경찰서 강력1팀장 서영욱 역의 배우 류정한과 식당의 계약직 직원 임지현 역의 배우 김지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수목미니시리즈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남서경찰서 형사과장 정재규 역의 배우 유태웅이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남서경찰서 형사과장 정재규 역의 배우 유태웅이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 이정민


<러브 어게인>은 2010년 방송된 일본 드라마 <동창회 : 러브 어게인 증후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이 총 9부작으로 동창회 후 사라진 남녀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긴박함을 높였다면 <러브 어게인>은 과감히 속도를 포기했다.

황인뢰 감독은 "바삐 가던 걸음을 멈추고 늘 스쳐지나갔던 옆집 담벼락에 붙어 있는 장미꽃 향기를 맡아볼 수 있는 느린 드라마를 표방한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미리 맛본 <러브 어게인>에는 극적 전개 대신 영상미와 디테일을 중시하는 황인뢰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화면으로 가득했다.

'아름다운 사랑' 그 자체를 그리기 위해서였다면 <러브 어게인>은 어느 정도 그 의도를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 갑작스레 내린 비에 지하철역 앞에 멈춰선 지현을 위해 영욱은 급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우산을 건네줄 때에는 다시 만난 첫사랑 앞에서 행여 마음을 들킬세라 호흡을 고른다.

우산을 건네며 그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아직 가지 않아서 다행이야" 뿐이다. 이때 흐르는 김동률의 노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도 정취를 돋운다. 어떤 격정적 단어도 없고, 큰 행동의 변화도 없다. 상표도 채 떼지 못한 우산 하나를 내미는 손길과, 그를 바라보는 조심스러운 눈길이 전부다. 그런데, 아름답다.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은 자신의 빛나던 순간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던데, 이들은 이 순간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불륜'이라 불리는 사랑에 천착하는 만큼 설득력은 필수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수목미니시리즈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보험세일즈 박서주 역의 배우 윤예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배우 이아현, 오른쪽은 국토해양부 도시계획팀장 김우철 역의 배우 김진근.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보험세일즈 박서주 역의 배우 윤예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배우 이아현, 오른쪽은 국토해양부 도시계획팀장 김우철 역의 배우 김진근. ⓒ 이정민


동시에 파사삭, 어딘가에서 파열음이 인다. 그들도 모르게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불륜. 이들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세상은 '불륜'이라 말한다. 하지만 황인뢰 감독은 "불륜이라는 단어에 반발심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40대의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지만 중학교 때 고스란히 가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다른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그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황인뢰 감독과 <러브 어게인>일 듯하다. '윤리적이지 않음'을 뜻하는 불륜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느냐가 작품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전작인 <아내의 자격>이 대치동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 이곳에 적합하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사랑을 보여줌과 동시에 날카롭게 사회의 폐부를 파헤쳤다면 <러브 어게인>은 그저 사랑 하나에 집중한다. 하나의 소재에 집중하는 만큼, 작품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더욱 힘이 있어야만 한다.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수목미니시리즈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주간지 편집장이자 칼럼리스트 이태진 역의 배우 최철호와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배우 이아현이 포토타임을 위해 다정한 모습으로 포토월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JTBC <러브 어게인> 제작발표회에서 주간지 편집장이자 칼럼리스트 이태진 역의 배우 최철호와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배우 이아현이 포토타임을 위해 다정한 모습으로 포토월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 이정민


느린 전개 속도를 시청자들이 감당할 수 있느냐도 숙제로 남는다. 황인뢰 감독은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피로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반대급부로 더욱 빠른 것을 찾는 것도 군중의 심리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가 자극적인 설정과 빠른 전개로 '막장'의 오명은 썼을지언정 흥행에는 성공했다. 반면 호흡이 느린 드라마는 '명품 드라마'로 남았지만, 그 호평이 전부였다.

다행인 것은 '믿고 갈 수 있는 배우'들이 즐비하다는 점이다. 시한부 인생을 숨기고 '쿨하게' 살아가는 잡지사 편집장 이태진 역을 맡은 배우 최철호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 그 남편의 외도로 낳은 딸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강남 사모님 김미희 역의 이아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동창회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가볍고 코믹하게, 그러면서도 태진의 시한부 인생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절망감은 무겁게 표현해 가며 극의 중심 추를 잡아갈 전망이다.

JTBC <러브 어게인>은 오는 25일 오후 8시 45분에 첫 방송 된다. 

러브 어게인 김지수 류정한 최철호 이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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