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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영덕의 블루로드(Blue Road)를 다녀왔다. 블루로드는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50여km의 해안선 바닷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에 선정되기도 했던 이 명품 산책길은 길을 걷는 내내 푸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어 좋다.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은 해맞이공원에서 축산항까지의 B코스를 걸으며 블루로드를 만끽했었다. 그게 작년 9월 25일이니 6개월 전이다. 이번에 택한 C코스는 '역사와 함께 사색하는 길'로 축산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의 약 17.5㎞ 거리이다. 이날 회원들은 C코스의 일부 구간인 고래불해수욕장에서 대진해수욕장까지만 산책을 하고 강구항에서 대게를 먹기로 했다.

화서휴게소와 영천휴게소
 화서휴게소와 영천휴게소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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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불해수욕장의 조형물
 고래불해수욕장의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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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인 6시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청원상주고속도로 화서휴게소와 익산포항고속도로 영천휴게소를 지나고 7번 국도를 북쪽으로 달려 고래불해수욕장이 있는 병곡면에 도착했다.  

고래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입구에서 맞이하는 해수욕장의 지명 고래불이 재미있다. 불은 뻘의 옛말이고 고래불이라는 이름은 고려시대의 이색이 병곡 앞바다에서 고래가 하얀 물을 내뿜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은 것이란다.

화서휴게소에 들렀을 때 쌓인 눈을 보며 걱정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바닷가의 날씨가 맑다. 회원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해수욕장의 백사장으로 들어섰다. 먼 산의 눈과 사람이 없는 망루가 해수욕장의 풍경을 쓸쓸하게 한다.  

여가를 누리거나 건강을 지키는데 산책이 최고다. 고래불해수욕장에서 대진해수욕장까지는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길게 이어진다. 고운 모래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바닷가를 천천히 걷다보면 밀려온 바닷물이 등산화를 적시기도 한다. 한참을 걷다가 뒤돌아보니 어느새 병곡 소재지가 저만큼 멀어졌다.

물줄기가 가로막은 백사장을 벗어나 고래불2교를 건넌다. 눈이 쌓인 칠보산 줄기와 멋진 펜션, 고래 조형물과 해안선이 아름답다. 파란 물감을 가득 풀어놓은 듯 고래불해수욕장과 경계를 이루는 병곡소재지 앞 바다가 진한 블루를 만들었다. 고래불해수욕장 주변에 사계절 해양문화를 체험하는 해양복합타운이 조성될 것이라는 뉴스를 떠올린다.

바닷가로 내려서니 앞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발길을 더디게 하지만 바닷바람은 땀을 식혀줄 만큼 시원하다. 고래불해수욕장을 뒤로한 채 신광복 산대장을 선두로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며 백사장을 걷는다. 늘 그렇듯 걷다보면 주변 사람들과 애기도 많이 나누고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도 안다. 그러면서 동료의식도 느낀다. 

해풍으로 물고기를 말리는 어촌 풍경을 구경하며 고래불1교를 건넌다. 다리 아래편으로 하천의 황톳물과 파란 바닷물이 대조를 이루는 풍경도 이채롭다. 다시 바닷가로 내려서 덕천해수욕장의 송림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송림 사이로 조성된 산책길을 걸으며 여러 가지 조형물들을 감상했다.  


고래불대교를 건너면 바로 대진해수욕장이다. 밖에서 서로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덕천해수욕장과 대진해수욕장은 실제로는 하나의 해수욕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대진해수욕장에서 바라보면 활처럼 안으로 굽은 고래불해수욕장까지의 백사장과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이 깨끗하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굵은 모래가 만든 백사장을 송림이 에워싸 가족 피서지로 유명한 이곳이 '동해의 명사 20리'이다.

관광버스에 올라 대진항을 지나면 풍경이 아름다운 바닷가를 만난다. 눈길이 마주치는 곳이 모두 블루다. 육지는 묘지, 바다는 초소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가로막는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초소의 군인들이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했을 이곳에서 마음껏 추억남기기를 했다.

축산항, 대게원조마을, 해맞이공원
 축산항, 대게원조마을, 해맞이공원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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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대게로를 따라 강구로 가며 만나는 바닷가의 풍경들도 볼만하다. 그중 대표적인 볼거리가 죽도산의 전망대가 아름다운 축산항, 대게를 싼값에 먹을 수 있는 경정리 원조대게마을, 풍력발전단지 아래편의 해안선을 따라 해변공원이 조성된 해맞이공원이다. 

강구항 풍경
 강구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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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에서 가장 큰 항구인 강구항은 오십천 어구에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다소 좁고 긴 포구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미항이다. 이곳에서 11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대게 위판장이 운영되고 약 3km의 대게거리는 동해바다 최고의 별미인 박달대게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큰 길 뒤편의 가게에서 5만원에 박달대게 2마리를 사며 홍게 1마리와 소라를 덤으로 얻었다. 대게, 홍게, 소라에 2만원에 산 한치회가 같이하니 금상첨화다. 올 때마다 갈매기가 반기는 강구항은 최불암, 고 최진실, 송승헌, 박상원, 차인표 등이 출연했던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식당에서 나와 그때의 흔적을 돌아보고 청주로 향하는 차에 올라 오후 8시 8분경 청주에 도착했다.


태그:#영덕, #블루로드, #고래불해수욕장, #강구항,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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