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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임혁필은 방송 데뷔 후 '세바스찬' 역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나가있어'란 유행어를 히트시키며 순탄히 개그계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방송에서 그를 보기 힘들어졌다. 한참의 공백 기간이 지나고, 그가 다시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건 남자 연예인으로는 최초로 '양악수술'을 한 사실이 알려진 후였다. 그가 방송에 보이지 않는 사이에 개그 프로그램에는 많은 신인들이 빠른 속도로 스타의 자리를 차지했다.

 임혁필이 연출한 <펀타지 쇼> 모습

임혁필이 연출한 <펀타지 쇼> 모습 ⓒ 컬쳐게이트


쏟아지는 박수와 웃음, '펀타지 쇼' 놀라웠다

임혁필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그사이 대학로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다. '펀타지 쇼'라는 무대를 연출하고 매일 무대에 오르는 등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서 사람들에게 돌아왔다.

이 쇼는 관객들 찬사 속에 장기공연에 돌입, 1년째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 공연을 찾아가 보니 구성미가 뛰어난 새로운 스타일의 쇼로 시종일관 유쾌하다. 100여석의 작은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임혁필의 펀타지 쇼'는 순식간에 관객을 판타지 여행 속으로 끌어 들였다.

임혁필이 만든 쇼는 마술, 버블 등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결합시킨 종합선물세트 같은 쇼다. 쇼를 구성하는 음악, 퍼포먼스, 조명 등 여러 요소가 서로 딱딱 맞물려 즐거움을 준다. 마치 뛰어난 요리사가 잘 비벼놓은 맛있는 '비빔밥'을 먹는 것 같은 만족감이 느껴졌다.

쇼가 시작되자 곧 객석은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고 무대에서 잠시도 시선을 떼지 못한다. 이 쇼의 큰 장점은 '불편함이 없는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원더걸스가 옛날의 '원더우먼'을 불러오고 소녀시대가 '아내는 마술사'의 지니를 데려왔다면, 임혁필은 마법의 양탄자를 불러왔다고 할까? 퍼포먼스에 잘 입혀진 그의 인문학적 감성이 깊은 맛을 낸다.

왜 펀타지쇼인가요? 또 그 힘은?

 <펀타지 쇼>를 연출한 임혁필

<펀타지 쇼>를 연출한 임혁필 ⓒ 컬쳐게이트

이 공연은 스토리가 있다. 반면 대사는 거의 없는, 말 그대로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이다. 그래도 스토리는 긴장감 있게 이어진다. 또 없는 것은 물론 욕 그리고 폭력성이다. 정신 없이 웃다 보면 어느새 끝나지만, 돌아설 때 삶의 소중한 가치가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임혁필의 첫 연출 무대는 이렇게 놀라웠다.

공연이 끝나고 저녁 10시 반 대학로 공연장 근처 식당에서 임혁필을 다시 만났다. 첫 공연부터 지금까지 빠짐없이 하루 2회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지친 기색 없이 밝은 모습이었다. 늦은 저녁식사로 함께 꽁치 김치찌개를 먹고 해물파전에 막걸리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관객들이 '끊임없이 웃고 박수치더라'고 했더니 임혁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관객들을 쉬지 못하게 하고,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한다. 'Don't think, Just feel', 이게 우리의 슬로건"이라고 했다. 개그맨이 무대 연출을 하면 흔히 전공인 개그나 원작이 있는 연극, 뮤지컬을 연상한다.

첫 연출이라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쉬운 걸 택하지 않은 이유는? 그 의도가 궁금했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거, 내가 잘할 수 있는 거, 이런 걸 놓고 수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목을 펀타지(Funtasy)로 지은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판타지(Fantasy)란 기분 좋은 상상, 환상의 세계를 뜻하는데, 거기에 펀(Fun)이 있었으면 해요. 웃음과 즐거움 있는 '쇼'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마흔, 임혁필의 '펀타지'는 끝나지 않았다

그의 "펀타지 쇼'를 보면 만만치 않은 준비와 연습량이 느껴진다. 방송을 5, 6년 간 거의 쉬다시피 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창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연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물었다.

"경제적인 문제였어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니까요. 우리 쇼는 보셨다시피 연극과는 다르게 소모품이 많아요. 이렇게도 연습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좋은 연출을 하고 싶은데 돈 남기려고 소품을 아끼기는 싫었거든요. 다행히 관객들이 이렇게 좋아해 주셔서 계속 끌어 올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본 관객들의 박수와 반응에서, 즐거워하는 외국인 관객들의 모습에서, 그의 '펀타지 쇼'기획은 성공했음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 펀타지 쇼'를 검색해보면 많은 관객이 남겨놓은 격찬에 이 작품이 더 크게 비상할 것을 느낄 수 있다.

올 봄 '펀타지 쇼'는 더 큰 무대로의 진출과 전국 순회공연을 앞두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임혁필은 무대가 더 커지면 어떻게 무대를 구성할지 마치 데뷔를 앞둔 신인처럼 열중하고 있었다. 40대에 연 그의 인생 2막이 무척 기대된다.

 임혁필이 연출한 <펀타지 쇼> 모습

임혁필이 연출한 <펀타지 쇼> 모습 ⓒ 컬쳐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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