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소로우

ⓒ 젬컬쳐스


유쾌함 혹은 달콤함. 이들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대중은 대부분 이들의 사랑스러움을 기억하지만, 사실 그룹명 '스윗소로우'(Sweet Sorrow)는 '달콤한 슬픔'이라는, 다소 역설적인 뜻이다. 3번째 정규앨범 <비바!>(VIVA!)로 돌아온 감성 충만한 네 남자, 스윗소로우를 지난 27일 <오마이스타>에서 만났다.

<비바!>는 2008년 2집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이다. 달달한 이미지가 잔뜩 강조됐다. '소로우'는 어디 갔냐는 질문에 김영우는 "원래 긍정쪽에 있는 슬픔이기도 했고 우리 넷이 사실 좀 스윗하다"며 "음악보다는 날것의 에너지에서 오는 스윗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슬픔은 절제된 것이었기에 오히려 달콤함이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틀 깨는 과정에서 '스윗소로우다움' 발전했다"

새 앨범을 내놓기 전까지 고민도 많았을 터. 스윗소로우에게 3집 <비바!>는 향후 10∼20년을 판가름하는 의미였다고. 생각은 많았지만 결론은 "우리끼리 자연스럽게 하자!"였다고 했다. 외부적인 평가에 따라 판가름나는 '변화'와 '스타일 추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3집 녹음 당시 스윗소로우는 각자 따로 방에 들어가 소리를 내고 기계로 음을 쌓는 방법 대신 한 방에 모두 들어가 실제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것처럼 녹음하는 방식을 택했다. 애써 멋부리지 않은 목소리는 자연스럽고, 각 곡의 가사 또한 친구와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라이브 앨범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란 기자의 말에 스윗소로우는 "라이브의 에너지를 앨범에 고스란히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라이브 환경에서는 화음감을 정확히 맞출 수가 없어요. 하지만 그것에서 찾아오는 감동이 있죠. 그 감동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 방에서 녹음하고, 소리를 많이 깎으려 노력하지 않았어요. 틀을 깨는 과정이었죠. 크고 작은 시도를 하면서 '스윗소로우다운 것'에 대한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음악의 본질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인호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어요. 저희의 의도와 가깝게 만든 것 같거든요. 듣는 사람들은 큰 변화라고 느끼지 못할 지라도 저희 내적으로는 확실히 진일보했어요. '앞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죠."(성진환)

"앨범 준비 과정에서 프리 프로덕션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임기응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서로 호흡을 충분히 맞추고 녹음에 들어가는 거죠. 그렇기에 저희 앨범은 '쪽대본 없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네요."(스윗소로우)

 스윗소로우

정규3집 앨범을 발표한 그룹 스윗소로우. 왼쪽부터 인호진 송우진 김영우 성진환 ⓒ 젬컬쳐스


10대 팬 잡담소리에 상처받았던 그들, 이제는 자신감 충만

달라진 스윗소로우의 작업 방식은 아날로그적 감성과 맞닿아 있다. 어느덧 데뷔 8년차. 음악 환경은 변했고, 이제는 하루에 스케줄을 2개만 소화해도 피곤하게 됐지만, 넷이 화음을 만들 때 즐거웠던 그 마음만은 그대로다.

"저희는 꼭 결혼한 것 같아요. 20대 후반에 돈도 안 벌고 단칸방에 모여 열정 하나로 팀을 시작했는데 결실을 맺어서 데뷔까지 했고, 쉬지 않고 달려왔잖아요. 회사에서 만든 틀에 갇혔던 게 아니라 친구로 만난 사이기 때문에 많은 가수분들과는 태동부터 조금 다르죠. 죽을 때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동력도 바로 거기서 나오는 것 같아요."(인호진)

앨범을 내고 가장 많이 받았을 질문을 건넸다. '새 앨범을 내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다른 이들보다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있지만 SBS <텐텐클럽> DJ를 맡으면서 '앨범 준비 모드'로 전환하는 게 오래 걸렸다고 했다. 처음엔 즐거웠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정작 라디오 빼고는 한 것이 없는 것 같아 슬럼프에도 빠졌었다고.

 스윗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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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모든 것을 극복하고 돌아온 스윗소로우는 아이돌 가수 위주인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여유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칼군무는 없지만 천상의 하모니는 있었다.

물론 다음 순서에 인기 많은 후배가 나오면 그들을 보고 소리를 질러대는 10대 팬도 있었고, 때론 잡담하는 소리가 들려 크게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스윗소로우는 어느새 그 모든 것을 즐기게 됐다. 이제는 같이 소리를 질러주기도, 박수를 치기도 하는 10대 팬들의 모습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앨범 작업을 위해 <텐텐클럽> DJ에서 물러났던 스윗소로우는 MBC FM4U 간판 DJ다. 매일 낮 12시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지만 한 번 들으면 빠져나올 수 없는 게 그들의 매력이다. 어디 그뿐인가. <무한도전>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저희가 라디오 DJ를 할 거라고, <무한도전>에 출연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죠. <무한도전>에서는 (유)재석이 형을 부를 때 어떤 톤으로 해야 할 지까지 고민했어요. 적응하기 정말 힘들더라고요."(인호진)

"요즘 음악방송을 하면서 깜짝깜짝 놀라는데 후배 가수들은 아침 9시 반에 사전녹화를 해도 쫙쫙 질러대더라고요. 이른 시간에도 노래를 참 잘하던걸요."(송우진)

 스윗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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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발매 첫 전국투어 콘서트, '이것'이 있다

스윗소로우는 오는 3월 2일, 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정규3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주로 크리스마스에 했던 시즌 공연과 달리, 앨범 발매기념 전국투어의 포문을 여는 공연이라 '우리 편'이 많이 올 것 같다고 했다.

"세트 리스트를 짜는데 가장 오래 걸렸어요. 그동안은 어느 정도 리스트가 짜여 있어서 구성만 다르게 갔다면, 이번엔 전혀 다른 13곡이 추가돼야 하니까요. 즐겁고 솔직하게 만들었습니다."(김영우)

"더 잘하고 싶죠. '크리스마스엔 역시 스윗소로우지!'하는 커플보다는 오랫동안 우리 음악을 좋아하고 앨범을 기다렸던 분들이니까요. 반가운 분들이 오는 거니까 잘하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음악 안에서 3집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나왔는지 보여주고 싶습니다."(성진환)

"조화롭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질감 느끼지 않고 영화처럼 흘러갈 수 있게 하려고 했죠. 이번에도 역시 스스로 해내는 공연이에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콘서트 밴드와 2년 정도 함께 해왔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호흡이 좀 잘 맞아요. 더욱 욕심이 생기죠."(인호진)

장난스럽게 시작했던 인터뷰는 음악 이야기를 하며 진지하게 흘렀다. 하지만 특유의 유쾌함은 숨길 수 없었다. 인터뷰가 모두 끝나고 인사를 나누던 스윗소로우는 인터뷰실 한 켠에 쌓여 있는 책에 관심을 나타냈다. 각자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네 사람은 학구열 높고 호기심 가득한 20대 초반 대학생 인호진, 김영우, 송우진, 인호진 그 자체였다.

흐뭇한 인터뷰, 사족(사적으로 한마디)을 덧붙인다. 바쁜 와중에도 책 잘 읽고 있으신가요? 곧 독후감 받으러 갑니다(^^).

 스윗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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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소로우 비바 정오의 희망곡 무한도전 텐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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