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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 사회적 기업의 간단한 정의다. 누군가에게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할지도 모른다. 필자도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 자체를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었다. 그러나 영리활동과 사회봉사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에 오묘한 매력이 이끌려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오늘 경제동아리 원들과 함께,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대전의 대표 사회적 기업 '파란세상'의 유진석 대표를 찾았다.

'파란세상'은 깨끗하고 쾌적한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유진석 대표님의 봉사정신을 토대로 창업되어, 예비 사회적 기업을 걸쳐서 현재는 대전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아래는 2월 17일 오후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에 있는 기업 본사를 대전고등학교 경제동아리 원들이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동아리원들과 찍은 사진입니다.
▲ 활동사진 동아리원들과 찍은 사진입니다.
ⓒ 윤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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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기업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모든 집단이 목적이나 목표를 두고 운영되는 것처럼 사회적 기업이라는 집단도 특정한 목표를 두고 운영되지요. 그 목표는 영리도 포함되지만, 더 크게는 사회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기업입니다. 사회서비스는 단순히 불우이웃돕기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 대전의 대표 사회적 기업, 파란세상이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기초생활수급자 1명, 50대 미만 2명, 나머지는 55세 이상으로 직원들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업무로는 다른 영리기업들과 경쟁하며 업무를 하는 것입니다.

위생관리사업, 물탱크청소, 방역소독, 건물시설관리업무를 봅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방역입니다. 다만 가격은 조금 저렴하게 하는 동시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가격을 높게 잡기는 어렵습니다.

그 일 이외에는 사회서비스팀을 만들어 사회봉사를 합니다. 경로당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료로 청소와 방역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역시 무료로 식사 대접도 해 드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600군데 경로당에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의미를 두는 것은 독거노인과 같은 분들에게 말벗이 되어 드리는 것입니다. 그분들에게 그 어떤 봉사보다 말벗을 필요로 하시는 것 같습니다.

역시 이러한 사업에는 돈이 필요로 한데요.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 인건비입니다. 현재 국가에서 90% 정도 지원해주고요. 이 지원금은 5년 동안 지속하고 그 이후는 더이상 지원되지 않습니다. 지원금을 통해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그 돈을 사회에 그래도 환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대전의 첫 번째 사회적 기업인 (사)엠마오호스피스회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300여 명의 요양보호사분들과 함께 일하다가, 내가 스스로 의료서비스가 아닌 환경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경서비스를 통해 환경보전을 할 수 있는 업무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경로당 활성화와 환경정화를 해볼 겸, 이러한 사업체를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 구체적인 설립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회사를 차린 후, 사회적 기업 공모에 참여했습니다. 예비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서,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하기 이전에 나라에서 특별히 지켜보는 기간이 있습니다. 사업계획서를 통해 예비 사회적 기업이라는 자격을 얻고 그 이후. 예비라는 단어를 떼기 위해서 많은 노력 해왔습니다.

단지 훌륭한 사회서비스를 한다고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익을 얻는 구조가 갖추어서 이윤추구와 사회서비스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이르기까지는 직원들이 도움이 따라주어야 했습니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이 있기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방역이라는 업무분야에 기존 사업자가 많아서, 기업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사회적 기업이 되면서 사람들이 좋게 봐주는 시선이 많아져서 일거리가 들어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존의 사업자들이 너무 탄탄하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또한, 사단법인 비영리단체는 기업이나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지원받은 그대로 사회에 내놓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같은 사회적 기업 특히, 주식회사는 지원받을 기업이나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없습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도 너무 저조해서 처음에 직원채용을 했을 땐 단 1명만 지원했었습니다.

세금과 관련해서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세금으로 많은 지출이 쓰이는데, 사회적 기업은 세금을 50% 빼준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법안이 일정하지 않고 바뀌는 것이 많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는 너무 힘들었어요. 처음엔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됐구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에 안정이 생겼습니다.

그러한 마음이 생기니까 돈이 부족하면 내가 조금 덜 쓰고 덜 먹고, 내가 더 뛰자는 생각으로 사업했습니다. 경영자라고 편한 의자에 앉아서 명령만 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죽으라고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내가 만들고, 스스로 알아내고, 직접 나서야 합니다. 한때는 매일 침을 맞고 제대로 걷기 어려웠습니다. 인대가 파혈 되고, 손도 부었었지요.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생각이 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경영자의 마음가짐이 회사의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한 노력, 깨끗한 환경을 만들자는 의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파란세상'을 운영하시면서 뿌듯했던 일이 있다면?
"그렇게 고생하고서 가장 뜻깊었던 것은 사회적 기업 선정을 위해 시청에서 실적을 제출했을 때입니다. 그것을 보고 많은 사람이 감탄 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나의 진심 남들에게 전달된 것입니다.

또한, 뿌듯했던 일은 시청에서 사회적 기업을 홍보하는 기회를 주었었는데 그 대상으로 선정되어서 택시에 '파란세상' 광고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국가 지원이 없어지는 5년 이후, 파란세상을 어떻게 지속시키실 건가요?
"새로운 활로를 많이 만들어야죠. 거래처를 늘리고 단가도 올려야겠죠. 솔직히 장애인이나 고령자 같은 사회 취약계층을 고용하여 업무를 보니까, 젊은 친구들을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이후에 우리도 젊은 사람들을 많이 고용할 계획입니다. 우리 회사에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이후에는 청소, 방역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도 진출하고 싶습니다."

-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려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할까요?
"봉사정신이 없으면 안 됩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회 서비스를 위해 자신의 돈을 투자해주면 더 좋겠지요. 효과도 크고요. 그런데 그러한 사람들의 관심과 투자가 적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 현재 사회적 기업의 위치는 어떠한가요?
"예전에는 아예 모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심이 많이 증가한 것 같습니다. 정부의 지원 아래에 사회적 기업 간의 네트워크가 생기면서 모임이 많아졌습니다. 워낙 분야가 다양하여 경쟁보다는 서로 격려해주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게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일반기업들도 사내에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때도 많아졌습니다. 최근에 사회적 기업의 범위가 커지면서, 일반기업도 수익의 1/3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조건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여러분과 같은 어린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두면 사회적 기업의 미래는 밝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 하는 청년들이 많이 생겼는데, 볼 때마다 항상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 활성화되는 사회적 기업을 보면 기쁩니다.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며, 내가 못하는 것은 서로 보완하면서 성장해야 합니다. 내 것으로 생각하고 장막을 둘러싸면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 청소년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넒은 시야를 가지세요! 책상에 공부만 하는 아이들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며 경험을 쌓는 아이들이 더 낳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세요. 아이디어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생각보다 엉뚱한 데서 튀어나옵니다.

길가다가 번뜩번뜩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그러합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잡기 위해서는 메모하는 습관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잊어버리면 끝이니까요.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많은 젊은이가 창업에 뛰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신이 건강하면 몸도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답니다."


태그:#대전고등학교, #사회적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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