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22.3%, 2회 28.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전작인 <오작교 형제들>의 첫 방 시청률 17.2%를 단번에 뛰어넘는 수치다. 통상 일요일이 높게 나오는 시청률 추이를 감안해도 2회 만에 30%에 육박한 시청률은 국민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한다. 참고로 <오작교 형제들>의 마지막 회 시청률은 36.3%였다.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지난 21일 열렸던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석 PD가 "우리 드라마는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으로 낚시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매 순간 즐기면서 보는 드라마다. 좋은 대본과 연기자가 필요한데, 잘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고 했던 자신감이 적중한 셈이다. 

김형석 PD는 2005년 주말극 <슬픔이여 안녕>을 공동연출을 거친 뒤, 미니시리리즈 <연애결혼> 등을 만들었다. 최근 드라마스페셜 <조금 야한 우리 연애> <영덕 우먼스 씨름단> <큐피트 팩토리> 등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21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희준, 조윤희, 양정아, 유준상, 김남주, 김형석 PD, 배우 장용, 강부자, 김상호, 심이영, 오연서, 강민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희준, 조윤희, 양정아, 유준상, 김남주, 김형석 PD, 배우 장용, 강부자, 김상호, 심이영, 오연서, 강민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내조의 여왕> 배우 김남주와 박지은 작가의 세 번째 만남

역시 초반 관심은 역시 김남주에게 집중되고 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김승우와의 결혼 뒤 MBC <내조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김남주가 KBS에 출연한 첫 작품이다. 고부갈등과 가족이야기를 다룬 다는 점에서 결혼 전 김남주가 아내이자 며느리 역할을 처음 맡았던 MBC 주말극 <그 여자네 집>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시집살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으로 결혼을 미뤄왔던 드라마 제작사 PD 차윤희를 연기하는 김남주는 '여왕 시리즈'에서 보여준 당차고 밝은 모습을 다시금 연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김남주와 박지은 작가가 '여왕 시리즈'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는 작품.

제작발표회 당시 김남주는 " 박지은 작가의 글을 연기하면서 중독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한없이 심각하지도 않고 한없이 코믹하지도 않아 연기하기 지루하지 않다"며 신뢰를 표현하기도 했다. 

박지은 작가는 전작에서 직장 내 암투, 비정규직의 처우 등을 부부 간의 사랑과 연하남과의 삼각관계를 통해 멜로와 코미디에 사회 현실을 삽입한 바 있다. 일단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차윤희의 남편 방귀남(유준상 분)이 어릴 적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헤프닝과 가족, 고부 간의 갈등 등을 주요 테마로 삼는다.

 <넝쿨때 굴러온 당신>의 주요 등장인물들

<넝쿨때 굴러온 당신>의 주요 등장인물들 ⓒ KBS


주말극다운 보편적 소재와 빠른 전개에 현실성 접목시켜 

심지어 <며느리 전성시대>(2007)라는 제목을 내세웠던 KBS 주말극이 존재했던 것처럼, 고부갈등이란 소재 자체는 전통적인 셈이다. 작년 인기를 모았던 MBC <반짝반짝 빛나는>처럼 어릴적 아이가 바뀌어 부모가 엇갈리는 희긔한 설정까진 아니더라도 어릴 적 잃어버린 아들이라는 소재 또한 신선하지 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허나 1, 2회에서 그려진 윤희의 고부 갈등론, 드라마 제작 현실에 대한 일침 등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전통적인 주말드라마를 답습하지 만은 않으리라는 기대감을 던져준다. "돈 몇 푼 때문에 자유와 평화와 발전을 위한 시간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지론을 가진 윤희가  펼쳐나갈 시댁 살이는 주요 갈등으로 자리 잡을 전망.

또 윤희가 자신이 제작하는 드라마의 여주인공에게 "50만원 비정규직 여자가 피부가 뽀얗다고 시청자들이 항의하고 난리가 났다"고 읍소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더불어 대본을 바꾸려는 PD와 방송을 보고 불 같이 화를 내는 작가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윤희의 상황 등을 통해 주말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일침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성과 더불어 미니시리즈에 버금가는 빠른 전개 또한 장점이다. 이미 2회까지 미국으로 입양 돼 의사로 금의환향하게 된 귀남의 과거를 밝혀 놓았으며, 윤희 부부가 헤어진 아버지 방장수(장용 분)의 빌라에 입주하게 되는 과정을 일사천리로 그렸다. 향후 윤희가 남편의 가족들과 겪게 될 시집살이와 갈등은 코미디를 유발하는 동시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시댁과의 라이프, 이상하고 불편한 가족의 탄생"이라는 주제를 에둘러 가지 않는 전개인 셈이다.

고부관계, 며느리 간의 경쟁, 남편의 불륜 등 향후 대가족인 방장수 일가의 식구들이 보여줄 사건들로 전통적인 홈드라마의 얼개 또한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주를 위시해 윤여정, 강부자, 장용 등 중견배우와 유준상, 김상호, 심이영, 이희준 등 주로 영화에서 활동했던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넝쿨째 굴러온 당신>. 시청률과 함께 기존 주말극의 클리쉐를 답습하지 않는 신선한 드라마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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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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