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가빈' 몬타뇨 마델레이네의 43점 원맨쇼도 소용 없었다.

어창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제니스는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 농협 2011-201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선두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2(19-25, 25-21, 15-25, 25-18, 15-9)로 제압했다.

5라운드 들어서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도로공사는 승점 37점으로 2위 자리를 굳게 지키게 됐다. 무섭게 질주하는 도로공사 상승세의 일등공신은 단연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

도로공사,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중도교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주장 피네도는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퇴출됐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주장 피네도는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퇴출됐다.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


도로공사는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 선발을 잘하는 팀이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으로 시횅된 2006-2007 시즌 레이첼 반미터가 '사기유닛' 김연경(터키 베네르바체)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고, 2008-2009 시즌에도 밀라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도 196cm의 장신 공격수 쌔라 파반(득점 3위)을 앞세워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등 도로공사는 V리그 여자부에서 '외국인 선수 복'이 가장 많은 팀이었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주장 지오지나 피네도. 피네도는 역대 국내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작은 신장(177cm)을 가졌지만, 특유의 탄력과 노련미를 앞세워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신장의 핸디캡은 번번이 도로공사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도로공사는 V리그의 외국인 선수 도입 후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중도 교체를 단행했다.

도로공사의 선택은 세르비아 출신의 라이트공격수 이바나 네소비치. 190cm의 좋은 신장을 가지고 있는 23세의 젊은 공격수지만,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거물'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만 보면 이바나의 선택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이바나 가세 후 2연패 뒤 4연승, 동료들과 호흡도 척척

 이바나가 적응을 끝낸 5라운드부터 도로공사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바나가 적응을 끝낸 5라운드부터 도로공사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

이바나 역시 출발은 좋지 않았다. 국내 데뷔전이었던 1월 28일 KGC인삼공사전(1-3 패배)에서 18득점(공격성공률 40%)을 기록한 이바나는 31일 현대건설전(0-3 패배)에서도 21득점에 공격 성공률 32.76%에 그쳤다.

두 경기에서 나타난 이바나는 '신장만 큰 어중간한 공격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시즌 내내 꾸준히 2~3위권을 유지하던 도로공사의 순위도 5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국내 적응을 마친 이바나는 5라운드부터 자신의 본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바나는 2월 8일 현대건설과의 리턴매치에서 31득점을 퍼부으며 팀의 3-2 승리를 주도했고, 14일 IBK기업은행전(3-1 승리)에서는 52.63%(23득점)라는 순도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바나의 국내 데뷔전 상대였던 21일 KGC인삼공사와의 5라운드 대결은 이바나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바나는 이 경기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2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0.98%에 그쳤지만, 서브득점 6개로 인삼공사의 수비진을 완전히 흔들었다.

고무적인 사실은 매 경기 40%를 상회하던 이바나의 공격 점유율이 35.88%로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점. 이는 이바나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도로공사 특유의 색깔에 녹아 들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에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몬타뇨가 60%가 넘는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43점을 기록했지만, 국내 선수 중에서는 아무도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인삼공사의 몬타뇨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몬타뇨를 보좌할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이어지지 못하면 포스트시즌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결코 적지 않다.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이바나 네소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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