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수는 득점 감각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팀내에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 관계로 자신이 주포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슛감을 한번 잡으면 내외곽에서 빠르게 득점을 쏟아내고는 한다.

정민수는 득점 감각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팀내에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 관계로 자신이 주포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슛감을 한번 잡으면 내외곽에서 빠르게 득점을 쏟아내고는 한다. ⓒ 전주 KCC


'KCC 루키파워, 나도 있다!'

프로농구 전주 KCC 루키 정민수(23·192㎝)가 서서히 용트림을 하고 있다. 전혀 존재감이 보이지 않았던 그동안과 달리 최근 출장 시간이 늘어나면서 현격히 달라진 위력을 보이고있는 것. 그 때문일까, 소속팀 KCC는 정민수가 활약한 2경기에서 알토란같은 연승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는 모습이다.

당초 정민수(전체 9순위)에 대한 KCC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한 편이었다. 비록 오세근-김선형-최진수-함누리 등 아마시절부터 스타로 불렸던 거물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팀 전력에 쏠쏠한 도움을 줄 이른바 알짜 픽으로 평가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민수는 명지대 재학 시절 2~4번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만큼 '만능 살림꾼'으로 불렸던 선수다. 특출나게 한가지를 잘하기보다는 공수에 걸쳐 골고루 평균 이상으로 해줄 수 있었던 그는 쓰임새에 따라 팀 전력에 상당한 보탬을 줄 수 있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허감독 역시 시범경기 때부터 그를 중용하며 강병현의 공백을 메우고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정민수는 기대 이하였다. 불과 12분 19초밖에 뛰지 않고도 9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개막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때만 해도 아마 때의 존재감을 그대로 이어가나 싶었지만 그뿐이었다.

이후 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프로의 높은 벽을 톡톡히 실감한 것. 대학시절 올라운드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스타일은 '어정쩡함'으로 바뀐지 오래였다.

더더욱 정민수를 힘들게 한 것은 같은 팀 동기 김태홍(23·193cm)의 상대적 활약이었다. 둘은 나란히 KCC에 입단했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정민수를 한층 더 주눅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라운드에 지명됐던 정민수와 달리 김태홍은 2라운드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홍은 개막 전부터 펄펄 날며 순식간에 허감독에게 눈 도장을 찍어버렸다. 정민수와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잘하는 분야는 없었지만 특유의 전투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신인의 패기를 보여준 것. 무엇보다 자신감을 강조하는 허감독이기에 궁합은 더욱 잘 맞았다 하겠다.

팀 내 핵심 골밑자원인 강은식(29·199cm)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김태홍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찬스가 나도 어물쩡거리기 십상인 다른 루키들과 달리 과감하게 슛을 던지고 탱크처럼 골밑으로 돌진하는 마인드는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탄탄한 웨이트를 바탕으로 수비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하자 어느새 그에게는 '제2의 추승균'이 될 재목이라는 극찬까지 붙어가고 있었다.

반면 정민수는 이러한 김태홍의 그늘에 가려 출장시간 조차 제대로 가져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마음만 급해져갔고 어쩌다 코트에 나서게되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슛을 남발하거나 무리한 플레이를 거듭하며 실책을 거듭하기 일쑤였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정민수는 대학 시절의 자신감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허감독은 정민수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오픈 찬스에서 에어볼을 날리는 것을 비롯 자유투 성공률마저 50%대를 갓 넘기는 상황에서도 틈만 나면 그를 출장시키며 코트 감각을 익히게 했다.

여기에는 김태홍과의 차별화된 스타일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김태홍과 정민수는 언뜻 보면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김태홍은 탄탄한 하드웨어와 좋은 탄력을 바탕으로 골밑에서의 전투적인 움직임은 인상적이지만 슛은 좋지 않은 편이다.

신장이 크지 않은 관계로 빅맨스타일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민수 역시 슛이 아주 빼어난 편은 아니다. 그러나 김태홍과 비교해서는 한결 나은 편이다. 3점슛은 물론 미들라인에서의 점프슛에도 일가견이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아온 수비력 부분에서도 허슬 플레이 등을 통해 메워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LG전에서 하승진이 부진하자 허 감독은 무리해서 높이 싸움을 하지 않고 스몰라인업 위주로 승부수로 던졌다. 이럴 경우 그전에는 김태홍이 중용됐지만 아무래도 슈팅력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는지라 정민수가 코트에 나서게 됐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민수는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해 알토란같은 슛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 수비에서도 서장훈을 적절하게 막아내며 팀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LG전 활약으로 자신감을 찾은 정민수의 활약은 27일 모비스전에서도 이어졌다. 정민수는 이전처럼 무리한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수비에 집중해서 자신의 마크맨을 꽁꽁 묶어나갔고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득점포를 가동시켰다.

정민수는 득점 감각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팀내에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 관계로 자신이 주포역할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슛감을 한번 잡으면 내외곽에서 빠르게 득점을 쏟아내고는 한다.

모비스전에서도 2쿼터에서만 1분 사이에 7득점을 몰아치는 괴력을 뽐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자유투도 경기력의 상승과 함께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정민수는 시즌 초의 부진을 딛고 KCC포워드진의 또 다른 젊은 피가 되어줄 수 있을지, 추승균 후계자를 꿈꾸는 또 다른 후보의 등장에 이지스함이 술렁거리고 있다.

명지대학교 만능살림꾼 프로농구 정민수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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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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