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수사자'가 '무결점 챔피언'을 잠재우고 챔피언에 올랐다.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1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on FOX 1' 대회의 메인이벤트에서 케인 벨라스케스에게 1라운드 1분만에 KO승을 거뒀다.

이에 앞서 열린 라이트급 도전자 결정전에서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김치파워' 벤 헨더슨이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야수' 클레이 구이다를 제압했다.

UFC 입성 후 무패 행진을 달리는 파이터의 맞대결

 케인(왼쪽)과 산토스의 경기는 격투 팬들 사이에서 2005년 표도르와 크로캅의 대결에 비교되곤 했다.

케인(왼쪽)과 산토스의 경기는 격투 팬들 사이에서 2005년 표도르와 크로캅의 대결에 비교되곤 했다. ⓒ UFC


프라이드와 WEC, 스트라이크포스를 모두 흡수하며 격투 스포츠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한 UFC는 지난 8월 미국의 메이저 채널인 FOX와 7년의 중계 계약을 따냈다. 국내로 치면 <슈퍼스타K>나 <화성인 바이러스>가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격이다.

11월 13일 FOX에서의 첫 대회를 앞두고 UFC는 최고의 빅매치를 준비했다. 바로 헤비급의 새 황제 케인 벨라스케즈와 동급 최강의 타격가로 꼽히는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헤비급 타이틀 매치가 그것이다.

케인은 작년 10월 UFC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 브록 레스너를 KO로 제압하고 새 챔피언이 됐다. 케인은 극강의 레슬링과 무서운 타격을 고루 갖춘 웰라운드 파이터로 아직 격투 경력에서 패배가 한 번도 없다.

이에 맞서는 도스 산토스 역시 UFC 입성 후 파죽의 7연승으로 챔피언전에 합류했다. 특히 표도르의 10년 무패 경력을 멈추게 했던 파브리시우 베우둠을 펀치 한 방에 KO시켰던 충격적인 옥타곤 데뷔젼은 아직까지도 많은 격투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도스 산토스는 지루한 그라운드 공방보다는 화끈한 타격전을 선호하는 스타일 덕분에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그런 경기 스타일 때문에 주짓수나 레슬링에서 저평가를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국내 격투팬들 사이에서 헤비급 타이틀전만큼 관심을 끄는 경기는 바로 '김치파워' 벤 헨더슨과 '야수' 클레이 구이다의 라이트급 매치다. 전 WEC 라이트급 챔피언이기도 한 헨더슨은 UFC 입성 후 마크 보첵과 짐 밀러를 연파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맞서는 구이다 역시 UFC 전적만 14전(9승5패)에 이르는 경험 많은 선수로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변칙적인 스타일이지만,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 나간다는 점은 헨더슨과 비슷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뀐 챔피언 벨트의 주인공

 지난 2008년 UFC에 입성한 산토스는 8전만에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UFC에 입성한 산토스는 8전만에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 UFC


헤비급 챔피언전에 앞서 열린 헨더슨과 구이다의 경기에서는 헨더슨의 강철 체력과 서브미션 방어 능력이 돋보였다. 헨더슨은 구이다의 거친 압박에 밀려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스무스(smooth)'라는 별명답게 부드러운 방어 능력을 과시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에는 구이다의 길로틴 초크를 뒤집어 강력한 파운딩을 퍼부으며 심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결과는 헨더슨의 심판전원일치 판정승. 헨더슨은 UFC 진출 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파죽의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구이다는 '원시인', '야수' 등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청난 활동량과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파이터지만, 헨더슨은 구이다를 능가하는 무한 체력을 과시하며 라이트급 타이틀전 진출권을 따냈다.

이어진 메인이벤트는 케인과 산토스의 헤비급 타이틀전. 작년 10월 브록 레스너를 꺾은 이후 어깨 부상을 당한 케인은 13개월 동안 옥타곤을 떠나 있었다. 반면에 산토스는 그 기간 동안 로이 넬슨과 셰인 카윈을 꺾으며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격렬한 혈전이 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경기는 산토스의 무시무시한 한 방으로 간단하게 끝났다. 산토스가 1라운드 1분 원거리에서 날린 강력한 라이트훅이 케인의 안면에 적중했고, 이어진 파운딩으로 케인을 잠재웠다.

지금까지 강력한 맺집과 놀라운 순발력으로 상대의 공세를 뒤집어왔던 케인은 산토스의 강력한 한 방에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헤비급 챔피언의 얼굴이 순식간에 바뀌는 순간이었다.

UFC 진출 3년 만에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산토스는 내년 상반기에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브록 레스너 경기의 승자를 상대로 1차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다.

UFC 주니어 도스 산토스 벤 헨더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