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8일 폐막식을 갖고 7일 간의 여정을 마쳤다

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8일 폐막식을 갖고 7일 간의 여정을 마쳤다 ⓒ DMZ docs


 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자들

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자들 ⓒ 성하훈


배우 조재현의 인맥이 빛을 발했다. 더불어 형식적인 홍보대사를 거부한 배수빈, 류현경의 열정에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이하 DMZ 영화제)가 활짝 웃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싸움을 다룬 <잼다큐강정>에 천 만 원의 제작지원비가 전달됐으며, 청소년과 신진 작가가 만드는 작품에도 지원금이 안겨졌다.

가족이야기를 다룬 패밀리다큐 <모래>와 엘살바도르 내전을 겪은 한 마을을 아름다운 열대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그들의 고난을 그려낸 <깊은 산 작은 마을>은 각각 한국 다큐멘터리 최우수작품상과 국제 경쟁 대상을 수상했다. 풍성한 다큐멘터리 잔치에 독립영화인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다. 

극영화 압도한 재밌는 다큐, 12편 매진

지난 22일 도라산 역에서 개막한 3회 DMZ 영화제가 28일 저녁 파주 출판문화단지에 있는 씨너스 이채에서 폐막식을 갖고 7일 간의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다큐멘터리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인식이 많지만, 이번 영화제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작품들을 대거 포진시켜 이런 선입관을 불식시켰다.

극영화를 압도하는 재미는 물론이고 생기발랄한 영상을 통해 다큐의 맛을 제대로 알게 해 줬다. 이런 성과는 관객들의 관심으로 나타났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특성상 다른 영화제도 매진이 쉽게 되지 않는데, 올해는 무려 12편이나 티켓이 동나 영화제 측을 놀라게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심과 관객층이 넓어지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아시아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일본 야마가타 영화제가 격년제로 개최되는 것을 볼 때 몇 년 안에 DMZ 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다큐영화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 같은 기세로만 가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조재현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 성장을 위해 규모와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혀 전망도 밝은 편이다.

3년 밖에 안됐지만 쑥쑥 자라나는 영화제에 대해 조직위 또한 고무된 표정이 역력하다. 조재현 위원장은 "좋은 작품들 덕분에 영화제가 잘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해 영화제의 성공은 조재현 위원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드라마 출연관계로 촬영장과 영화제 행사장을 바삐 오갈 수밖에 없었지만, 영화제를 위해 인맥을 적극 동원한 부분은 눈이 띠었다. 

드라마 <계백> 출연배우들은 홍보 동영상에 출연해 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했고, 배우 이광기씨는 특별 전시회 큐레이터로 나섰으며, 조직위원이기도 한 가수 이승철씨는 개막식 특별공연을 통해 영화제를 지원했다.

<잼다큐강정> <어머니> 첫 공개 의미 더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류현경씨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류현경씨 ⓒ DMZ docs


홍보대사 배수빈씨와 류현경씨의 활약도 뛰어났다. 두 배우는 개막식을 비롯해 일반상영이 시작된 23일 부터 상영관 주변에 머물며 관객들과의 접촉면을 늘렸다. 류현경씨는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관객과의 대화에 진행자로 나서는 등 스태프처럼 성실한 활동으로 주목됐다. 배수빈씨 역시 폐막식까지 자리를 지키며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마지막까지 충실히 했다. 형식적이고 외형적인 홍보대사의 역할을 탈피한 것이다.

한편 수준 높은 작품들은 이번 영화제의 백미였다. 아프칸 전쟁을 생생하게 묘사한 <아르마딜로>는 입소문이 퍼지며 2회 상영이 모두 매진됐고, 아시아의 여성 문제들을 다룬 <레드 마리아>나 개막작이었던 <재앙의 묵시록> 등은 굵직한 주제를 잘 풀어낸 수작으로 평가된다. <잼다큐강정>과 함께 최근 별세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다룬 작품 <어머니>도 DMZ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돼 의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다큐영화에 대한 다양한 제작지원은 제작 여건이 열악한 독립영화 진영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DMZ 영화제는 이번 행사를 통해 8편의 작품에 현금과 현물 등으로 약 7천 만 원을 지원했다. 독립영화진영에게는 단비와 같은 지원금인 셈이다.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28일 폐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28일 폐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성하훈

처음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가 있는 경기도가 주체라는 점에서 의문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제가 지향해야 할 가치에 충실하면서 이런 의문은 수그러졌다. 조재현 위원장은 "네 편 내 편 논리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충분히 적응되면서 이해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3회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함에 따라 조재현 위원장의 입지도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우로도 활동뿐만 아니라 경기영상위원장과 DMZ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비중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DMZ 영화제가 부산, 제천 영화제와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해 삼각동맹을 구축했다. 앞으로 DMZ 영화제가 국내영화제들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아닐 수 없다.

DMZ 영화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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