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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6주년 광복절, 이날 우주 공간에서는 배경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사과를 요구하는 문구가 내걸렸다. 울진의 중학생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지난 8월 15일, 이 학생들은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위안부 문제 사과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기구는 우주 상공 3만 피트로 떠올라 지구와 우주 공간을 촬영하였다. 사진 중앙에는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촉구하는 메시지판으로 "Japan! apologize to our Grandma"(일본정부는 우리 할머니들이게 사과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Japan! apologize to our Grandma" 실험 기구는 우주 상공 3만 피트로 떠올라 지구와 우주 공간을 촬영하였다. 사진 중앙에는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촉구하는 메시지판으로 "Japan! apologize to our Grandma"(일본정부는 우리 할머니들이게 사과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김남경, 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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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부구중학교(교장 박찬규) 학생들인 김남경(16), 김상우(16)군과 지도교사인 강금선 교사는 이날 우주공간으로 메시지를 부착한 기구를 날려보낸 후 우주상공에서 촬영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헬륨풍선 기구를 이용해 우주상공으로 캠코더와 위치추적용 GPS를 함께 띄워보내 우주상공을 촬영하는 것이다. 기구가 성층권 상공에 올라 우주상공을 촬영한 뒤, 기압 차에 따라 풍선이 터지면 낙하산을 통해 지상으로 안착한다는 원리다.

헬륨풍선에 캠코더 달아 날리고 GPS로 추적

헬륨기구에는 'Japan, apologize to our Grandma(일본 정부는 우리 할머니들에게 사과하라)'라는 문구와 일본군 '위안부'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것으로 널리 알려진 그림 <끌려가는 날>이 인쇄된 메시지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실험 참가자인 김상우군은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큰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며, "최근 몇몇 성공 사례를 기사로 접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꽂혔'다"고 말했다.

두 학생과 강 교사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 구만리에서 6시 38분에 헬륨 기구를 하늘로 날려 올렸다. 그러나 예측 방향과는 어긋났다. 자칫하면 기구가 바다에 빠져 회수가 불가능해져 실패로 돌아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실험기구는 출발지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42km를 날아가 바다가 아닌 육지에 안착하였다. 성공이었다.

학생들과 강 교사는 이날 오전 10시 11분에 전북 부안군 상서면 고잔리에서 실험기구를 성공적으로 회수하였다. 캠코더에는 이륙부터 우주공간을 비행하고 착륙에 이르기까지의 순간이 담긴 2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남아 있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 구만리에서 오전 06시 38분에 출발한 남동쪽으로 약 42km를 날아가 오전 10시 11분에 전북 부안군 상서면 고잔리에 안착하였다
▲ 실험 기구 이동 궤적 전북 완주군 봉동읍 구만리에서 오전 06시 38분에 출발한 남동쪽으로 약 42km를 날아가 오전 10시 11분에 전북 부안군 상서면 고잔리에 안착하였다
ⓒ 문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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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지도한 강금선 과학교사는 "(기구의) 낙하지점이 산이나 바다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다"며, "정말 운좋게도 헬륨기구가 논두렁길에 덩그러니 놓여있어 다행이었다"며 실험 성공의 순간을 전했다. 실험 참가자 김남경 학생은 "(캠코더 초점 관계로) 우주상공 사진의 선명도가 뚜렷하게 잡히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쉽지 않은 실험을 이렇게 성공해서 정말 기쁘다"고 성공 소감을 밝혔다.

GPS, 캠코더를 담은 헬륨풍선 기구는 전북 완주군에서 출발하여 지상 3만 피트의 성층권 부근까지 올라간 후 전북 부안군에 안착하였다
▲ 착륙하는 시험기구 GPS, 캠코더를 담은 헬륨풍선 기구는 전북 완주군에서 출발하여 지상 3만 피트의 성층권 부근까지 올라간 후 전북 부안군에 안착하였다
ⓒ 김남경, 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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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 사회적 환기의 계기 되었으면"

최근 이러한 형태의 실험은 몇 차례 이루어져 사회적으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에는 손상우씨를 비롯한 5명의 청년들이 우주상공으로 기구를 날려보내 우주상공과 독도 영유권 문제를 다룬 메시지를 촬영하는 데 성공하였던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울진의 두 중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노력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울진 부구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두 학생들은 실험 설계에서 준비, 시행에 이르기까지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실험을 성공시켰다
▲ 실험자인 김남경(16,오른쪽), 김상우(16,왼쪽) 학생 울진 부구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두 학생들은 실험 설계에서 준비, 시행에 이르기까지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실험을 성공시켰다
ⓒ 강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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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실험 설계에서 장비 구입에 이르기까지 자신들 스스로 실험을 준비하고 진행시켰다. 지도교사였던 강금선 교사 역시 이 실험의 성공을 위해 실험 당일 학생들과 차량을 이용해 헬륨기구를 추적하는 것을 도왔다. 과학기술에 관심 깊은 두 학생들과 지도교사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였다.

또한 이번 실험은 올해 수요집회 1000회를 앞둔 상황에서 '위안부'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김남경군은 "학교에서 여러 수업시간을 통해 걸쳐 위안부 문제를 접하게 되어 관심이 있었는데, 이런 문제가 잊혀져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호시설 <나눔의 집>의 김정숙 사무국장은 "요즘 한참 위안부 문제가 이슈화가 되지 못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홍보를 해준 학생들에게 감사 한다"며, "이를 계기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위안부, #우주과학, #김남경, #강금선, #김상우, #부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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