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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뉴욕에서 열렸던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에서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지난 17일 '창비주간논평'에 쓴 글에서 '신뢰할 수 있는 미국측 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협상을 단순화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북미간 최고위급 당국자회담, 즉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북미 고위급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교수는 "방미 기간에 김계관(북 제1부상)은 미국과의 조건 없는 대화 재개와 관계개선을 무엇보다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며, 김일성의 유훈에 따라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있음을 명백히 했다"고 전했다.

 

김계관 제1부상은 이어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식량원조를 재개하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발사의 모라토리엄(활동중단)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다만 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는 북한도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고 그 일환으로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미국이 과거에 약속했던 경수로를 공급해준다면 이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제1부상은 또 '같은 말(same horse)을 두번 사지 않겠다'는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등 미국측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이) 한번도 우리에게서 말을 산 적이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같은 말을 두번 팔수 있나"라고 반문했다고 문 교수는 전했다.

 

문 교수는 이어 재미동포 이산가족의 재상봉 합의와 북한내 미군 유해 발굴사업 재개 등을 예로 들고 "미국이 그간 취해온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화모드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며, "속도조절 문제만 남아있을 뿐 북미대화 재개 자체는 이제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8.15경축사에서 대북 메시지가 원론 수준에 그친 점을 아쉬워하고,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동안 남북관계가 정체상태를 면치 못한다면 한국이 스스로 '통미봉남'을 자초한 형국이 만들어진다"며 "남북관계 활성화를 위해 전향적 조치를 취해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이제 선택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이제 대결의 시대를 뛰어넘어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책임 있는 행동과 진정한 자세로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대북 기조가) 이전보다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북이 6자회담 대화를 지속하려면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 동결, 미사일 발사실험 전면 중단, 핵사찰단 복귀 등 3가지 중 하나도 미비하면 안되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그렇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북미고위급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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